너무 재미있는 생각이 나면 곧바로 행동 개시하는 녀석들 많지요? 이 그림책의 주인공이 바로 그래요. 동생의 머리카락을 스테이플러로 베개에 찍어 놓으면 어떨까 생각했죠. 더 이상 스테이플러를 쓰지 못하게 되었죠. 학교 갈 때 뒷걸음질 쳐서 가면 어떨까 생각했죠. 다시는 학교 갈 때 뒷걸음질 쳐서 가지 못하게 되었죠. 선생님이 내준 숙제는 무시하고 내멋대로 숙제를 바꿔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열심히 공부하고 연구해서 제출했죠. 그랬더니 수업 끝나고 남았죠, 뭐. 맘에 드는 남자친구에게 속옷을 보여주면 어떨까 생각했죠. 다시는 그러지 못하게 되었지요. 그 친구 신발을 돋보기로 태우면 어떨까 생각했죠. 다시는 그럴 수 없게 되었죠.
냉동실 얼음틀에 죽은 파리를 넣어 얼리면 어떨까? 저녁 먹기 전에 개 먹이통에 손을 씻으면 어떤 느낌일까? 엄마한테 식사를 주문하면 어떨까? 엄마 말씀에 갑자기 귀가 안 들리는 척하면 어떨까? 집에서 달아나 친철한 비버 가족들과 행복하게 사는 게 낫지 않을까?
이 모든 생각들은 곧바로 행동에 옮겨지고, 그러면 또 곧바로 답이 와요. 내가 다시는 할 수 없게 되는 거지요. 그러면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것과 정반대의 이야기를 해서 남들을 속여 넘기면 좋지 않을까? 그 뒤로는 언제든 내가 진짜로 하고 싶은 것과 정반대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었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