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면에는 숫자, 오른쪽 면에는 그림이 들어 있는 수그림책입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오른쪽 면 그림에서 독자들은 저마다 즐거운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어요. 이야기의 소재는 꼬부랑 할머니, 염소 모는 할아버지, 이발사, 생선 장수, 연날리기, 윷놀이 등으로 우리의 문화와 정서가 잘 담긴 것들입니다. 전통 놀이에서부터 얼마 전까지 동네마다에서 볼 수 있었던 이발소 풍경까지 우리네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그리고 유머러스하게 펼쳐집니다.
열 개 이야기의 주인공이 모두 만나는 마지막 장면은 떠들썩한 축제 같은 기차 여행으로 끝이 납니다. 이 그림책은 기차의 출발로 끝납니다만, 독자의 입안에서는 새로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책을 보는 동안 반복해서 읽었던 후렴구 ‘잘잘잘’이 책을 덮고 나면 입안을 맴돌며 노래로 흘러나오는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 책은 읽는 책이 아니라 노래 부르는 그림책입니다. 아이와 함께 ‘잘잘잘’ 노래를 부르며 그림책을 보는 즐거움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랍니다. 그러다 보면 하나부터 열까지의 수쯤은 금방 익혀지겠지요.
수그림책이지만, 숫자의 개념을 익히는 기능을 넘어서 재미있는 그림 보기를 통해 사물 인식 능력을 돕고, 전래동요에 글 내용을 담아 어린 독자의 말하기 능력 발달을 돕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