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책을 연애로 읽는다는 독특한 오독을 통해, 시대와 분야를 넘나들며 약 100여종의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차분하게 거리를 걸을 수 있게 도와준 장 그르니에, 연애의 사고 과정을 알려준 플라톤, 연애와 무의식의 관계를 알려준 프로이트 등, 연애라는 일관된 감성으로 책을 바라보면서 기존의 독서법이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들을 포착해 냈다. 저자는 때로는 떨림으로, 때로는 고요함으로, 슬픔으로, 화로, 기쁨으로 연애의 상황에서 책을 찾기도 하고, 책에서 연애를 찾기도 한다.
연애는 흔적을 남긴다. 사랑이 끝나도 내면에는 아픔이나 상처, 혹은 기쁨이 남는다. 책 역시 마찬가지이다. 눈물 콧물을 뽑거나, 인간을 변화시키고, 그 과정이 매우 주관적이라는 것 까지 연애와 책은 비슷한 점이 많다. 그렇기에 이 책에 담긴 독서의 기록들은 연애에 대한 담론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이처럼 저자의 감상이 오롯이 담긴 글은 독자들에게 책 읽기에 대한 자연스러운 욕구를 선사한다. 독서 관련 책들에서 흔히 보이는 책 속 발췌문이 거의 없으면서도, 소개된 책들을 색다른 시각으로 다시 읽고 싶도록 만들어 준다. 저자의 젊은 감성과 직설적인 문장, 발칙한 오독의 즐거움이 곳곳에 묻어난 이 책은, 책 읽기에 대한 새로운 자세를 제시하면서 연애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줄 것이다.
Contents
프롤로그 - 사적인 연애와 사적인 책 읽기의 만남
하나, 연애는
닮고 싶은 마지막 문장들 / 『클림트』 엘리자베스 히키, 『열정』 산도르 마라이
연애와 책 읽기, 이해 대신 오해를 택하다 / 『정념론』 르네 데카르트
연애에 대한 객관적이고도 차가운 감각 / 『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사랑은 없다』 쇼펜 하우어
연애의 철학 / 『사랑에 관하여 : 플라톤의 향연 주해』 마르실리오 피치노, 『독일인의 사랑』 막스 뮐러, 『좁은 문』 앙드레 지드
그때 루소를 조금만 더 자세히 읽었더라면 / 『에밀』 장 자크 루소, 『덧없는 행복-루소론』 츠베탕 토도로프
연애를 하면서 프로이트를 읽는 것에 대하여 / 『예술, 문학, 정신분석』 지그문트 프로이트, 『농담과 무의식의 관계』 지그문트 프로이트
환상과 현실 사이에서 / 『작은 책방』 엘리너 파전
오독과 감정의 이편과 저편 /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슈테판 볼만
연애는 연극일까? /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 『TV 피플』 무라카미 하루키
둘, 감정이었다가
사랑이라는 말에 대한 그리움 / 『사랑으로 나는 : 제14회 소월시 문학상 작품집』 김정란 외 , 『이슬의 눈』 마종기
‘다시는 그 개새끼랑 만나지 말아야지’ 싶을 때 / 『롤리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피아노 치는 여자』엘프리데 옐리네크, 『채털리 부인의 사랑』 D. H. 로렌스
연애를 시작하면서 외로워지는 이유 / 『아주 사적인 긴 만남』 조윤석, 마종기, 『4월의 어느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 무라카미 하루키
곡선과 나쁜 남자의 참을 수 없는 매력 / 『행복한 훈데르트 바서』 바바라 슈티프, 『햄릿』 세익스피어, 『제인 에어』 샬럿 브론테
지금의 내가 너무나 마음에 들지 않아서 / 『섬』 장 그르니에, 『일상적인 삶』 장 그르니에
외로운 사람들의 비상구, 사랑 / 『금오신화』 김시습, 『거미여인의 키스』 마누엘 푸익
조선시대 여자들도 쿨하지 못했는데 /『19세기 서울의 사랑, 절화기담 포의교집』 김경미, 조혜란 역 『파멜라』 새뮤얼 리처드슨
내가 당신 앞에서 우는 이유 / 『사랑예찬』 알랭 바디우, 『이불』 다야마 가타이
셋, 경험이었다가
사랑에 빠진 시선 / 『진주 귀고리 소녀』 트레이시 슈발리에, 『베르메르, 매혹의 비밀을 풀다』 고바야시 요리코, 구치키 유리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연애이고, 섹스였을까? / 『마이 퍼니 발렌타인』 무라카미 류, 『토파즈』 무라카미 류, 『조대리의 트렁크』 백가흠
식욕과 성욕의 관계 / 『에로스와 가스테레아 : 끝없는 두 욕망』 윌리 파시니, 『달콤쌉싸름한 초콜릿』 라우라 에스키벨
취향의 차이는 모든 것의 차이일까?/ 『구별짓기』, 피에르 부르디외, 『오만과 편견』 제인 오스틴, 『위대한 개츠비』 스콧 피츠제럴드, 『폭풍의 언덕』 에밀리 브론테, 『면도날』 서머셋 모옴
이놈의 구질구질한 연애는 / 『인연』 피천득, 『귀천』 천상병
내가 지금 기다려도 될까? / 『낯선 여인의 편지』 스테판 츠바이크
피터 팬은 왜 더 이상 꿈에 나타나지 않을까? / 『피터 팬』 제임스 매튜 배리, 『피상성 예찬』 빌렘 플루서
이미 지나간 연애를 이야기할 때 / 『달려라 아비』 김애란, 『사라짐에 대하여』 장 보드리야르
넷, 일상이었다가
다시 일상을 마주하는 법 / 『알래스카, 바람 같은 이야기』 호시노 미치오, 『나는 알래스카에서 죽었다』 호시노 미치오
밥 같이 먹어요 / 『대지』 펄 벅, 『딸기밭』 신경숙, 『그 남자네 집』 박완서
세계가 이 모양인데 연애가 다 뭡니까? /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칩거, 잠수의 유혹 / 『좀머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깊이에의 강요』 파트리크 쥐스킨트, 『향수』 파트리크 쥐스킨트
사랑하는 것을 공유한다는 것 / 『우수』 안톤 체홉, 『내가 사랑했던 개, 율리시즈』 로제 그르니에
사랑이 변화를 가져올 때 / 『베니스에서의 죽음』 토마스 만, 『파이드로스』 플라톤
연애 때문에 / 『파우스트』 요한 볼프강 폰 괴테, 『달의 궁전』 폴 오스터
연애를 하는 사람들에게, 임신! / 『임신 캘린더』 오가와 요코, 『난 여자들이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이사벨 아옌데 외
짝사랑에도 권태는 있다 / 『이방인』 알베르 카뮈
다섯, 책이었다가
다시 일어서고 싶을 때, 책! / 『새벽예찬』 장석주, 『바베트의 만찬』 이자크 디네센
책에서 시작되는 관계 /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페터 회,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메리 앤 셰퍼
지나가고 잊혀진다는 것에 대하여 / 『토니오 크뢰거』 토마스 만, 『책 읽어주는 남자』 베른하르트 슐링크
백마 탄 왕자님보다 제제 /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J.M. 바스콘셀로스
천천히 빠져들어갈 수만 있다면 / 『샐러드를 좋아하는 사자』 무라카미 하루키, 『붉은 산호』 유디트 헤르만
연애하다 떠오르는 이름, 가족 / 『밤으로의 긴 여로』 유진 오닐,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다나베 세이코
이별을 마주할 때 / 『슬픔만 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 허수경, 『그것은 꿈이었을까』 은희경,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알랭 드 보통의 여행처럼 연애 / 『여행의 기술』 알랭 드 보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