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또 다른, 그러나 타당한 시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끈다. 마페졸리가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인류 역사의 어느 시기, 어느 사회에서도 디오니소스적인 집단적 광란, 성적 방탕, 폭력성, 탐닉, 비도덕주의가 만들어 내는 ‘미쳐 돌아가는’ 부분이 항상 존재했고, 또 새롭게 존재한다는 것이다. 생산성과 효율성, 유일신 숭배가 지배하는 역사적 시대와 비교해서 그는 “시적이며 에로틱한 시대, 사랑하는 육체의 시대, 그리고 그 주위로 사교성이 지속적으로 형성되는, 숨겨져 있고 부수적인 시대가 존재한다”라고 지적하고 이 과정을 은밀한 중심성(centralite souterraine)이라고 불렀다. 그것은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지만 동시에 일상에서 겉으로 순간순간 드러나는 힘이고 움직임이며 함께하는 힘이다.
이 책에서 우리가 또 주목해야 할 부분은 타락해 가는 세계의 결과로서 어떠한 역사적 시기에 지배적이었던 가치가 소멸하고, 또 소멸한 가치가 다시 지배적인 것이 되는 자리바꿈의 끝없는 순환 속에서, 일련의 가치가 지닌 효력이 목까지 차오르고 피로해졌을 시기에 다른 역동적인 법칙에 자리를 내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즉 마페졸리는 이 책에서 역사는 나선적이며, 합리적 추상화가 승리하는 추세에 있을 때 그래서 한 사회가 어떤 이들의 소유물이 됐을 때 우리는 그 사회의 폭발을 감지할 수 있다는 점을 다양한 현상 분석을 통해 보여준다.
Contents
한국어판 출간에 부쳐
서문
제1장 비생산적 삶
제2장 사회적 신성
제3장 우주의 결합
제4장 광란, 사교성의 인자
제5장 결합자 바쿠스
제6장 대수롭지 않은 혼돈
서곡
옮긴이의 말
미셸 마페졸리(Michel Maffesoli, 1944~). 질베르 뒤랑과 줄리앙 프로인트의 제자인 마페졸리는 현재 파리5대학의 사회학과 교수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현대사회에서의 공동체적 사회관계, 상상계, 일상생활 등에 관해 연구해오고 있다. 게오르크 짐멜, 알프레드 쉬츠, 장-마리 기요 등을 자신의 이론적 토대로 삼고 있는 그는 현상학적 사회학, 이해사회학의 발전을 계속해서 자극해왔다. 1982년부터 파리5대학 내의 CEAQ 연구소를 이끌면서 여러 고전적인 학자를 소개하는 한편, 젊은 연구자들이 신선하고 다양한 주제에 관해 연구하도록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최근에는 막스 셸러, 벤야민, 크라카우어, 바타유 등을 중점적으로 재해석하면서, 자연과 문화, 미학적 공동체, 사회적 에로티시즘 등에 대한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전체주의적 폭력』(1979), 『현재의 정복. 일상생활의 사회학을 위하여』(1979), 『디오니소스의 그림자. 축제의 사회학을 위하여』(1982), 『일상적 지식. 이해사회학 개요』(1985), 『부족의 시대. 대중 사회에서의 개인주의의 몰락』(1988), 『외양의 공동(空洞)에서. 미학의 윤리를 위하여』(1990), 『감성적 이성 예찬』(1996), 『노마디즘』(1997), 『영원한 순간. 포스트모던 사회로의 비극의 귀환』(2000), 『삶의 리듬. 포스트모던 감성에 대한 변주』(2004), 『세계의 재신비화. 우리 시대의 윤리』(2007)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