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제임스가 “지적인 만큼이나 위험하고 섬뜩하게 낯설다”라고 평가한 영국 작가 버넌 리의 대표 공포소설 세 편을 담았다. 세 작품 모두 작가의 단행본으로서는 국내에 처음 출간되는 것. 버넌 리의 소설은 인문학적 지식과 파괴적 매력을 두루 갖춘 남다른 캐릭터로 특징지을 수 있는데, 표제작인 단편 「사악한 목소리」 역시 바그너만을 추종하며 인간의 육성이 만들어낸 음악을 음란하고 불순한 것으로 치부했던 한 작곡가의 광기를 다룬 작품이다. 버넌 리의 인물들은 모두 아는 만큼 두려워지고, 두려운 만큼 새로워지는 환각과 환영의 세계를 경험한다. 나아가 “왜 꼭 현재가 옳고 과거가 틀려야 하는가?”라고 의심하며 예술과 역사를 축으로 삼아 어떠한 시공간도 단숨에 뛰어넘어버린다. 이는 오직 한쪽 방향으로밖에 시간을 체험하지 못하는 인간의 한계에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동시에 이율배반의 세계나 세월의 흐름, 고정된 젠더의 구분까지 경계 없이 허물어뜨리는 버넌 리 소설만의 다층적이고 독자적인 매력이라 할 수 있다.
Contents
유령 연인 _007
끈질긴 사랑 ?스피리디온 트렙카의 일기 중에서 _105
사악한 목소리 _175
부록
마법의 숲 _227
해설 | 언캐니, 두려운 낯섦과 중첩된 정체성의 공포 미학 _238
Author
버넌 리,김선형
1856년 프랑스 불로뉴에서 살고 있던 영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바이얼릿 패짓. 스무 살이 되기 전부터 ‘버넌 리’라는 필명을 사용했다. 필명을 쓰는 이유에 대해 “여자가 예술이나 역사, 미학에 대한 글을 쓴다고 하면 노골적인 경멸심을 드러내지 않고는 읽을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버넌 리는 열네 살에 프랑스어로 쓴 소설을 스위스 신문 『라 파미유』에 발표할 정도로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다양한 언어에 능통했지만 주로 영어로 글을 썼다. 런던에도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대부분의 생애를 유럽의 다른 나라, 특히 이탈리아에서 보냈다. 공공연히 페미니스트임을 선언했던 버넌 리는 젊은 남자처럼 차려입고 거침없이 유럽 전역을 여행했으며 제1차 세계대전 중에는 강경한 반전주의자로 나서기도 했다. 영국 작가 에이미 레비를 비롯한 몇 명의 여성과 오랜 세월 내밀한 관계로 지냈지만 레즈비언으로 고정되고 규정되기를 거부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가장 유명한 예술 저서인 『18세기 이탈리아에 대한 연구』(1880), 헨리 제임스에게 헌정한 장편소설 『미스 브라운』(1884), 예술과 역사를 축으로 어떠한 시공간도 단숨에 뛰어넘는 다층적인 매력을 지닌 고딕소설을 모아놓은 『출몰』(1890) 등이 있다. 1935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세상을 떠났다.
1856년 프랑스 불로뉴에서 살고 있던 영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바이얼릿 패짓. 스무 살이 되기 전부터 ‘버넌 리’라는 필명을 사용했다. 필명을 쓰는 이유에 대해 “여자가 예술이나 역사, 미학에 대한 글을 쓴다고 하면 노골적인 경멸심을 드러내지 않고는 읽을 사람이 아무도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버넌 리는 열네 살에 프랑스어로 쓴 소설을 스위스 신문 『라 파미유』에 발표할 정도로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등 다양한 언어에 능통했지만 주로 영어로 글을 썼다. 런던에도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대부분의 생애를 유럽의 다른 나라, 특히 이탈리아에서 보냈다. 공공연히 페미니스트임을 선언했던 버넌 리는 젊은 남자처럼 차려입고 거침없이 유럽 전역을 여행했으며 제1차 세계대전 중에는 강경한 반전주의자로 나서기도 했다. 영국 작가 에이미 레비를 비롯한 몇 명의 여성과 오랜 세월 내밀한 관계로 지냈지만 레즈비언으로 고정되고 규정되기를 거부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가장 유명한 예술 저서인 『18세기 이탈리아에 대한 연구』(1880), 헨리 제임스에게 헌정한 장편소설 『미스 브라운』(1884), 예술과 역사를 축으로 어떠한 시공간도 단숨에 뛰어넘는 다층적인 매력을 지닌 고딕소설을 모아놓은 『출몰』(1890) 등이 있다. 1935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