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계 '소리장도'는 모든 것을 황태극에게 빼앗긴 두얼군이 그것을 되찾고자 절세미인인 장비와 벌이는 스릴감넘치는 아슬아슬한 이야기이다. '겉으로는 웃으면서 속에는 칼을 감추다'라는 뜻처럼, 상대의 욕망에 미소로 순응하여 계(計)를 꾸미는 순간이 모든 음모가 시작되는 기점이었다. 또한 모든 음모의 극치였다. 소위 극치라 함은 음모의 어떤 흔적을 보인 것이 아니라 미소만 보였을 뿐 미소속에 감추어진 섬뜩한 칼은 보이지 않은 것이다.
청 태종 황태극이 죽자, 그의 애처 장비(莊妃)와 아들 복림은 궁지에 몰리고 말았다. 복림의 숙부 두얼군은 황태극이 했던 대로 장비를 교살하고, 복림을 피살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두얼군은 그의 형수 장비에게 애심(愛心)을 품고 있었으며, 조카의 제위를 빼앗는다면 만주인의 분역이 일어날 것을 알고 있었다. 모사인 범문정의 건의를 받아들여 바로 이점을 노린 장비는 웃음을 팔아 두얼군을 보정왕, 섭정왕에 봉하고 아들 복림을 제위에 올리고자 하였다. 자신의 미색에 홀린 두얼군에게 자신과 닮은 동생을 시집보내고, 최후엔 태후인 그녀도 그에게 시집을 갔다. 끊임없이 그의 비위를 맞추고 욕망을 채워주면서 두얼군의 방비를 허물어가다가 마침내 그녀는 치명적인 일격을 가하고 천하를 평정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