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는 법가法家의 대표자인 한비자의 사상을 연구하는 데에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 당唐나라 때에 이찬李瓚이 처음 ≪한비자≫를 주석하였으며, 이후로 청淸나라 노문초盧文?, 왕염손王念孫, 유월兪? 등이 정리?교감하였다. 청나라 말기에 이르러 왕선신王先愼이 제가諸家들의 원문을 종합?교감하여 1895년 ≪한비자집해≫를 완성하였다.
왕선신은 당시 학계의 태두泰斗로 인정받던 왕선겸王先謙의 종제從弟로, ≪한비자≫ 판본 가운데 가장 선본善本인 건도본乾道本을 중심으로 여섯 가지 이상의 주요 판본을 비교하여 오류를 바로잡았다. 이 책은 ≪한비자≫ 최초 주석인 이찬의 주를 그대로 싣고, 그간 여러 학자들이 제시하였던 주석이나 교감을 반영한 뒤 왕선신 자신의 종합적인 견해를 제시함으로써 ≪한비자≫ 연구의 결실을 이루었다는 의의가 있다. ≪한비자집해≫는 한비자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기본서가 되어 현재까지도 ≪한비자≫ 연구의 대표적인 종합서로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