쉘 요한손의 소설 『이야기꾼』. 자전적인 색채가 강한 『이야기꾼』에서 저자는 시적 상상력과 함축적인 상징과 비유를 통해 인상적인 장면을 그려냈다. ‘이야기꾼’으로 대변되는 아버지의 이중적인 성격과 그로 인해 가족 사이에 깊어가는 애증의 골, 그 열악한 현실 속에서 한 소년이 상상 속으로 도피하며 살아가는 이야기가 담겼다.
가난한 노동자들이 모여 사는 동네에‘무너져가는 집에 일곱 대양을 건너며 세상을 누비던 아버지가 방랑을 마치고 돌아온다. 아버지는 흥미로우면서도 상상할 거리를 남겨두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들려준다. 그의 이야기는 하루하루를 겨우 연명하는 가난한 식구들에게 활력과 기쁨을 선사한다. 그러나 평화로운 가정의 분위기는 얼마 가지 못하고, 감춰진 아버지의 폭력성이 드러나면서 집 안에 깊은 암운을 드리운다. 불안한 현실에서 ‘나’는 아버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점점 혼자만의 상상 속으로 빠져들게 되고,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아동보호청의 직원들의 손에 이끌려 위탁가정으로 가게 된다.
『이야기꾼』은 죽음, 가난과 모욕, 두려움과 고통, 소멸과 폭력 앞에 놓여 있는 인간에게 구원의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난하고 불우하지만, 이야기가 넘쳐나는 한 가정의 삶을 조명하며 진한 여운과 감동을 선사한다.
Contents
이야기꾼의 귀환
슈카의 종소리가 들려준 이야기
살기 위해 배워야 할 것들
침묵으로 만들어진 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