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문학상(2006) 수상 작가
이스탄불의 풍경, 소리, 냄새로 가득한 미로 같은 소설
“진정한 내 목소리를 찾은 작품.” ―오르한 파묵
2006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 오르한 파묵의 장편소설 『검은 책(Kara Kitap)』이 민음사 모던 클래식으로 재출간되었다. 1990년 처음 선보인 이 소설은 터키 국내에서만 7만부가 넘게 팔려나가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또한 이 작품을 통해 오르한 파묵은 대중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작가로 터키와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스웨덴 한림원은 2006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오르한 파묵을 선정했다고 발표하면서 “파묵은 고향 이스탄불의 음울한 영혼을 탐색해 가는 과정에서 문화의 충돌과 교차에 관한 새로운 상징을 발견했다.”고 했는데, 이런 평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이 바로 『검은 책』이다. 오르한 파묵 역시 이 책에서 비로소 자신의 목소리를 찾았으며, “이 소설은 나의 정신 상태를 설명하는 내 영혼의 혼합체”라고 밝힌 바 있다.
『검은 책』은 오르한 파묵의 다른 소설들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에 번역, 소개되었지만, 한국어판은 그가 신뢰하는 몇 안 되는 판본이다. 전 세계에서 오르한 파묵을 번역하는 사람들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어 번역가인 이난아 선생만이 오르한 파묵을 공부한 ‘전공자’이기 때문이다. 번역 과정에서 끊임없이 저자와 교감했던 번역가의 노력이 문장마다 오롯이 녹아들어 있는 것이다.
Contents
1권
제1부
제1장 갈립이 뤼야를 처음 보았을 때
제2장 보스포루스의 물이 빠져나갈 때
제3장 뤼야에게 안부를 전해 주렴
제4장 알라딘의 가게
제5장 그건 어린애 같은 행동이다
제6장 장인 베디의 자식들
제7장 카프 산의 글자들
제8장 논객 삼총사
제9장 누군가 나를 추적하고 있다
제10장 눈
제11장 우리는 극장에서 기억을 잃었다
제12장 키스
제13장 여기 누가 왔나 보세요
제14장 우리는 모두 그를 기다린다
제15장 눈 오는 밤의 사랑 이야기
제16장 나는 나 자신이 되어야 해
제17장 나 기억나니?
제18장 어두운 통풍구
제19장 도시의 신호들
2권
제2부
제1장 유령의 집
제2장 잠을 이루지 못하십니까?
제3장 누가 샴스 타브리즈를 죽였나?
제4장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제5장 얼굴에 있는 수수께끼
제6장 사형집행인과 우는 얼굴
제7장 글자의 신비와 신비의 상실
제8장 긴 체스 게임
제9장 신비의 발견
제10장 내가 주인공이었던 것이다
제11장 오, 나의 형제여
제12장 이야기가 거울 속으로 들어갔다
제13장 난 정신병자가 아니라 충직한 독자일 뿐이오
제14장 신비스러운 그림들
제15장 이야기하는 사람이 아니라 이야기
제16장 왕자 이야기
제17장 하지만 글을 쓴 사람은 나다
옮긴이의 말|이난아
현대 터키 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이다. 1952년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태어나, 부유한 대가족 속에서 성장했다. 이스탄불의 명문 고등학교인 로버트 칼리지를 졸업한 후 이스탄불 공과대학에서 3년간 건축학을 공부했으나, 건축가나 화가가 되려는 생각을 접고 자퇴했다. 23세에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1979년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7년 후 1982년 첫 소설 『제브데트 씨의 아들들』을 출간하여 오르한 케말 소설상과 밀리예트 문학상을 받았으며, 다음해에 출간한 『고요한 집』 역시 '마다마르 소설상'과 프랑스에서 주는 '1991년 유럽 발견상'을 받았다. 또한 1985년 출간한 세 번째 소설 『하얀 성』으로 "동양에 새로운 별이 떠올랐다"는 뉴욕타임스 격찬을 받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985년부터 1988년까지 미국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의 방문교수로 지내면서 대부분을 집필한 『검은 책』(1990)은 '프랑스 문화상'을 받았으며, 이 소설을 통해 파묵은 대중적이면서도 실험적인 작가로 터키와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1994년 출간된 『새로운 인생』은 터키 문학사상 가장 많이 팔린 소설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내 이름은 빨강』(1998)은 현재까지 35개국에서 출간되었고, 이 작품으로 프랑스 '최우수 외국 문학상'(2002), 이탈리아 '그란차네 카보우르 상'(2003), '인터내셔널 임팩 더블린 문학상'(2003) 등을 수상하였다. 또한 그가 '처음이자 마지막 정치 소설'이라 밝힌 『눈』(2002)을 통해서는 새로운 형태의 정치 소설을 실험했다. 2003년에는 자전 에세이 『이스탄불-도시 그리고 추억』을 발표했다.
문명 간의 충돌, 이슬람과 세속화된 민족주의 간의 관계 등을 주제로 작품을 써 온 파묵은 2006년에는 "문화들 간의 충돌과 얽힘을 나타내는 새로운 상징들을 발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검은 책』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그 밖에 2005년에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평화상'과 프랑스 '메디치 상'을 수상하였다.
노벨 문학상 수상 이후 처음 발표한 『순수 박물관』(2008)은 파묵 특유의 문체와 서술 방식으로 ‘사랑’이라는 주제에 접근하였다. 그의 지독하고 처절한 사랑 이야기는 전 세계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켜, 출간되는 모든 나라에서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2012년 4월에는 이스탄불에 실제 ‘순수 박물관’을 개관해 문학의 확장성을 증명했다. 2006년부터 컬럼비아 대학에서 비교 문학과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으며, 호르헤 보르헤스, 이탈로 칼비노, 움베르토 에코의 뒤를 이어 하버드 대학 ‘찰스 엘리엇 노턴’ 강의를 맡은 후 강연록 『소설과 소설가』(2010)를 출간했다. 최근 국내 출간 도서로 에세이 『다른 색들』(2006) 소설 『내 마음의 낯섦』(2014) 『빨강 머리 여인』(2016)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