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신여자대학교(총장 양보경) 윤리교육과 윤용남 교수가 이끄는 한국연구재단 토대연구(NRF-2010- 322-A00065) 사업단은 2010년 9월부터 5년간 연구번역을 진행하였고, 그 후 약 3년간의 교정과 편집 작업을 마치고 8월 10일 도서출판 학고방에서 『성리대전』을 발간하였다.
성리대전은 중국 명나라 3대 황제인 영락제(永樂帝) 때인 1415년에 편찬되었고, 그 4년 후인 1419년(세종 1년)에 우리나라에 전래되었다. 이 책을 처음 본 세종은 그 가치를 인정하고 조선조 초기 유교 국가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경연에서 공부하고, 중국에서 추가로 더 구해오고, 선비들이 읽을 수 있도록 인쇄하여 보급하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세종의 수많은 업적이 여기에서 힘입은 바 매우 크다. 세종의 백성을 사랑하고 위하는 애민정신은 권65 군도君道에서 배운 것이며, 한글 창제는 권7~13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와 권14~17 역학계몽易學啓蒙에서, 아악雅樂 정리는 권22~23 율려신서律呂新書에서, 오례의五禮儀는 권18~21 가례家禮에서, 천문지리天文地理는 권27 리기理氣 편篇에서, 통치체제는 권66~69 치도治道에서 이론을 가져온 것이다.
이 책의 번역은 철학이나 역사 등 전공자뿐만 아니라 생각하면서 책을 읽는 능력을 가진 교양인이라면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번역하였다고 한다. 가능한 한 현대인이 이해할 수 있는 어휘를 선택하였을 뿐만 아니라, 난해한 곳은 친절한 주석을 붙였다. 특히 이 책은 소설책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를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앞뒤 연결 없이 논어나 맹자처럼 짧은 한두 문단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어디서부터 시작하여도 좋고, 한두 쪽을 읽어도 괜찮다. 다만 읽고 생각하고, 생각하고 읽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은 왜 이렇게 생각하고, 왜 이렇게 말하는가를 생각하며, 그것을 현재 우리시대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면서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