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독본총서 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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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15/06/26
Pages/Weight/Size 152*224*15mm
ISBN 9788959961351
Categories 인문 > 기호학/언어학
Description
독본이라는 근대의 창(窓)

독본(讀本)은 편찬자가 ‘정수(精髓)’라고 여기거나 ‘모범(模範)’이 될 만하다고 판단하는 글을 뽑거나 지어서 묶어 놓은 책이다. 따라서 편찬자의 의식과 입장에 따라, 겨냥하는 독자에 따라 그 주제와 범위를 달리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편찬될 당시의 일정한 담론과 지향이 독본의 체재와 내용으로 반영된다.

독본(讀本)은 태생적으로 계몽적 성격을 띤다. 근대 담론이 형성되던 일제강점기 조선에서는 그 성격이 더욱 농후하다. 독본은 [國民小學讀本](1895) 이래 제도적 의미와 표준적 의미를 갖는 교과서로서의 역할을 담당하였고, 근대 지(知)를 보급한다는 목적 아래 단일하지 않은 성격의 텍스트가 혼종되어 있었다. 또한, 독본에 실린 글들은 읽기의 전범일 뿐만 아니라 쓰기의 전범이기도 했다. 즉, 독본이라는 형식을 띠고 있는 책들은 우선 그 안에 담긴 지식과 사상을 흡수하게 하려는 의도를 지니지만, 그와 동시에 선별되거나 창작된 글들은 그 자체로 문장 형식의 전범이 된다는 점에서 자연스럽게 쓰기 방식을 습득하게 하는 역할을 담당했던 것이다.

근대 독본은 교육과 연계되는 제도화의 산물임을 부정할 수 없다. 특히 읽기와 쓰기의 규율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문범화의 기초를 제공한다. 이와 같은 제도화 및 문범화란 독본의 편제 그 자체를 통해 독자에게 내용을 전달하는 방식을 만들어 냈다. 그런데 적극적인 의미 부여나 해설을 통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영역임을 할당?배분?강조하는 양상이 1920년대 이후부터 뚜렷해진다. 실제로 1920년대 독본의 양상은 근대적 글쓰기 장(場)에서 하나의 문범(文範) 혹은 정전(正典)을 제시함으로써 넓은 의미의 근대 지(知)를 전달하는 표준적 매체로 기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기갱신을 통해 철자법, 교육령, 성장하는 대중독자와 적극적으로 교직하면서 문학적 회로(回路)를 개척해 나갔다.

한편 독본은 그 자체로 당대 독자들의 욕망을 재구성한 대중적 양식이다. 특히 구성되고 확산되는 방식에 있어 더욱 대중적이다. 이는 독본이라는 텍스트가 갖는 생산성이라 명명할 수 있을 것인바, 텍스트가 궁극적으로 창출하는 문화?상징권력까지도 포함한다. 또한 독본이란 역사적으로 볼 때 새로운 학문이나 분야를 축조하는 문화적 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축조의 과정은 텍스트의 구성 과정과 더불어 독본의 반영성을 드러내 준다. 정전(正典, canon)의 문제가 야기되는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이렇듯 독본(讀本), 나아가 작법(作法) 및 강화(講話)류는, 역사적으로 특수한 여러 문화 지형들을 반영하고 있으며, 일제강점기 근대에 침전된 다양한 정치적?문화적 위계의 흔적들을 보존하고 있다. 문학 생산의 조건, 문학의 사회적 위상, 나아가 문화의 동학(動學)을 텍스트 안팎의 형식으로 우리 앞에 제시한다. 이것이야말로 독본이라는 창(窓)이 갖는 근대문화사적 의미다. 독본이라는 창(窓)을 통해 일제강점기 근대를 살피면 텍스트 자체의 방대함 이면에 숨은 근대의 다종다기한 모습을 만나게 된다. 어떤 점에선 방대하기 이를 데 없으며, 또 어떤 점에서는 지엽적일 뿐인 여러 지점들은 문화론적 지평 안에 호명되는 순간 하나하나의 의미로 재구성된다.

그 사이 ‘근대 독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관련 연구도 늘었다. 문학작품이나 신문 잡지 너머 떠돌아다니던 텍스트들이 근대 출판의 측면에서, 근대적 서간의 측면에서 다뤄지고 있다. 나아가 해방 이후의 독본 자료를 본격적으로 정리하기에 이르렀으며, 문학교육이나 근대의 교과서를 다루는 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Author
구자황,문혜윤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한국현대문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이문구 문학의 전통과 근대』, 『제도로서의 한국근대문학과 탈식민성』(공저), 『1970년대 장편소설의 현장』, 『1950년대 문학의 이해』 등이 있으며 근대 독본과 관련한 총서를 계속해서 발간하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한국현대문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이문구 문학의 전통과 근대』, 『제도로서의 한국근대문학과 탈식민성』(공저), 『1970년대 장편소설의 현장』, 『1950년대 문학의 이해』 등이 있으며 근대 독본과 관련한 총서를 계속해서 발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