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스도쿠 02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스도쿠를 일컬어 ‘게임 규칙이 워낙 단순해서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지만 그만큼 풀기가 만만치 않은 지능형 게임’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게임 전문지도 아닌 세계적인 경제지가 하나의 게임을 두고 이렇듯 호평을 늘어놓는 일은 필경 흔한 일이 아니다. 이는 스도쿠가 단순히 게임 마니아의 전유물이 아니라 지적 욕구를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대중적으로 어필되는 게임임을 시의적절하게 진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체 스도쿠란 무엇인가?

이것은 18세기의 위대한 수학자 레온하르트 오일러가 만든 ‘마술 사각형(Magic Square)’을 일본의 퍼즐회사인 니콜리사가 본격적으로 게임화한 것이다. ‘한 자리 수’라는 뜻의 스도쿠는, 앞서 언급했듯이 풀이 방식이 아주 간단하다. 즉 가로와 세로 모두 9칸씩 총 81칸으로 이루어진 정사각형의 가로·세로줄에 1~9의 숫자를 겹치지 않게 적어 넣는 것이며, 이와 마찬가지로 가로·세로 3칸씩 총 9칸으로 이루어진 아홉 개의 작은 정사각형 안에도 1~9의 숫자를 겹치지 않게 채워 넣으면 끝!

현재 스도쿠는 전 세계적인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 영국의 경우 기업 차원에서 스도쿠홀릭(Sudokuholic: 스도쿠 중독자) 경계 방침을 내렸을 정도이며, 스도쿠팬이 무려 1,200만 명에 달하는 독일은 80종이 넘는 신문잡지에 연일 스도쿠를 싣고 있다. 비단 외국으로 눈을 돌릴 것도 없이 우리나라에서도 스도쿠홀릭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들은 장소 불문하고 어느 곳에서든 스도쿠를 푼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어떤 이유로 스도쿠는 나라와 인종 그리고 나이를 초월하여 전 세계인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것일까? 그것은 스도쿠가 수리력이나 어떠한 지식 없이 전적으로 논리적 사고에 의해 풀 수 있는, 대단히 실리적인 게임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초급에서 중급 그리고 고급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나눠져 있으며, 수준별 풀이 과정에서 논리력은 물론 집중력과 창의력이 동시에 발달된다. 또한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완성된다’는 말이 있듯이, 스도쿠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통해 내 안에 잠재되어 있는 천재성을 깨우는 기회를 경험할 수 있다.

자기 능력을 실제보다 낮게 평가한 나머지 모든 일에 자신감을 잃고 사는 사람들에게 스도쿠는 ‘나도 할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과 자신감을 준다. 이런 점에서 스도쿠는 단순히 IQ를 높여주고 지적 쾌감을 주는 논리게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서적으로 긍정의 힘을 믿게 만드는 감성게임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