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년 동안 하루를 빼지 않고 듣고 입에 오르내리다 보니 코로나에 대해서 다양한 해석 또한 많아졌다. 이 책도 코로나를 등에 업고 시장에 쏟아져 나온 수많은 ‘코로나 상업주의’ 서적 중의 하나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사회가 욕망으로 인해 거꾸로 된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을 지적한 전작 ‘아스퍼거인이 보는 꺼꾸로 가는 대한민국’에 연결된 책이다. 일부 인용한 부분도 있다는 점을 미리 밝혀둔다. 또 결론도 그저 그런 뻔한 결론일지도 모른다. 두 권 모두 우리가 출발했던 지점으로 되돌아가기를 주장하고자 한 책이다.
우리는 팬데믹이 모든 것을 바꾼 충격이었고, 이제 어떤 것도 전과 같지 않다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슬라보예 지젝이 말대로, 그렇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실제로 바뀌지 않았다. 팬데믹은 단지 이미 존재했던 것을 좀 더 선명하게 부각하게 시켰을 뿐이다.
이 책은 좀비와 바이러스가 전해 주는 메시지에 대한 탐색이다. 좀비와 바이러스의 연관성을 찾는 작업을 거치게 될 것이다. 이 양자는 묘하게 유사한 면을 가진다. 좀비가 좀 더 문학적으로 표현된 것이라면 바이러스는 생물학적이거나 과학적 단면을 가진다. 하지만 책의 전개 과정에서 소개되겠지만 여러 측면에서 이 양자는 거의 동일한 현상이다. 둘 다 반쯤은 죽어 있으면 반쯤은 살아 있는 중간적 존재이다. 일종의 산 주검living dead이다. 끊임없이 전염되고 증식한다. 이들의 증식은 번식이나 생식이 아니다. 좀비는 바이러스와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 인간이 바이러스를 매개하거나 전파하는 숙주가 된다는 점에서 좀비현상이 동일하다. 결국 바이러스는 실체를 가진, 실재하는 좀비인 셈이다. 사회는 좀비 사회에서 바이러스 사회로 바뀌고 있다. 희망이란 측면에서 좀비는 희망고문에 가깝고, 바이러스는 희망상실을 가깝다. 희망고문도 희망상실도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우리 삶을 반성해보고 되돌아보고 우리 삶의 본질로 되돌아가려는 노력을 통해서만, 타인을 대상화하여 물화시키고, 악마화시키고, 증오하기를 버리고 그들을 위한 나의 희생의 피가 흐르지 않는 한 좀비나 바이러스는 지구를 창궐하게 될 것이다. 세상은 누구나 구원을 외치지만 누구도 자신을 희생하고자 하지 않는다. 이것이 좀비와 바이러스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이다. 그래서 좀비와 바이러스는 중간적 존재에서 조절자나 중재자가 된다. 빌 게이츠가 말한 올바른 교정자가 된다. 메시지는 읽지 않는 한 소용없다. 읽고 그 속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그토록 하찮게 여기는 것이 우리를 구원할 메시지이다.
Contents
머리말
1. 좀비와 바이러스
1. 어디에서 왔는가?
2. 변신
3. 뱀파이어에서 좀비로
4. 타자화othering와 비인간화dehumanization
5. 좀비의 특성
6. 바이러스 그 미지의 존재
7. 자유와 구속
8. 그림자로서 좀비와 바이러스
9. 쓰고 버려지는 일회성의 세상
10. 대상화 그리고 전염
11. 프랑켄슈타인과 기계인간
12. 의미상실의 좀비와 바이러스
13. 자가면역사회
2. 구원과 희생
1. 시애틀 추장의 메시지
2. 자기 희생이 사라진 사회
3. 좀비와 바이러스의 동질성 - 무한 자기 증식
4. 무한 자기 복제의 시대
5. 집단성과 고유성
6. 너무 뜨거워진 지구
7. 우리 시대 얼굴에 나타난 좀비와 바이러스
8. 중독에 나타난 좀비와 바이러스
9. 삶과 죽음의 이중주
3. 어디로 갈 것인가?
1. 동일성의 바이러스
2. 희망고문 바이러스
3. 희망상실 바이러스
4. 바이러스 창궐 시대에 새로운 오이디푸스 탄생
5. 타임루프(시간의 수레바퀴)에서 탈출
6. 좀비 바이러스 vs 고유성
나가는 말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