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통섭을 말하다.
“종합진료과, General practitioner (GP)”가 개설되기 시작했다.
너무도 지나치게 전문화, 세분화된 현대 의료 시장 속에서 탄생한 종합진료과는 전인적으로 인간을 다루며, 특정 장기나 질환에 국한되지 않고 다각적 다면적 진료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싹트기 시작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환자뿐 아니라 의료인들로서도 환영해야만 할 일이다. 한방의학은 이 종합진료과와 유사한 의료 진단 치료 행위를 가지고 있다. 여러 질환이 병존하여 특정 전문진료과 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때 이 종합진료과가 존재 의의를 가지기 때문이다. 다만 종합진료과는 어디까지나 서양의학적 병태인식 속에서 각각 세분화된 질병의 기본적 아이덴티티(identity)에 따라 진단과 치료를 수행한다.
또한 종합진료과는 ‘불명열’처럼 원인을 잘 모르는 질병 치료에 장점을 보이긴 하지만, 진료 시 근거기반의학(EBM) 개념이 꼭 필요하다. 다만 이러한 측면에만 기초한 서양의학은 원인을 알 수 없는 질병 치료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반면 한방의학은 똑같이 다양한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을 치료할 때,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는 방식으로 대응하지 않는다. 서양의학적 문맥에서는 원인 불명인 신체적, 정신적 불편감이더라도 한방의학적 원인 분석을 통해 병태로 인식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이 책은 전문의들이 한약으로 각자의 의견을 나눈 내용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