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저성장의 늪 속에서 일본의 기업들이 혹독한 침체기를 보내던 시기. 2017년 기준 ‘30년 연속 매출 및 이익 증가’를 달성해 일본의 4,000여 상장사 가운데 1위를 기록한 기업이 있다. 특히 ‘잃어버린 20년’의 마지막 10년인 2001년~2011년 에는 무려 623% 성장(매출액 기준)이라는 믿을 수 없는 성적을 냈다. 일본에서는 저성장 파고를 이겨낸 대표적 불사조 기업으로 꼽는 기업 ‘니토리’다.
일본뿐 아니라 미국, 중국, 대만에 걸쳐 437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고, 2016년 한 해 동안 일본 전체 인구의 절반인 6,500만 명이 니토리 제품을 구매했으니 ‘국민 기업’이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은 회사. 2016년 7월 기준, 니토리의 기업가치는 매출 80조인 일본 유통업계 1위 이온을 1조 3,000억 원 이상 앞섰다. 시장은 이온 매출액의 1/10도 안 되는 가구회사 니토리를 더 높게 평가한 셈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동북아실장은 “저성장 늪에 빠진지 오래인 일본에서, 그것도 저가(低價) 가구·잡화를 주로 판매하는 박리다매형 기업으로서는 괴력이라 할 만한 성과”라고 평가한다. 지난 30년 동안 버블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동일본 대지진, 원전 폭발 등 내·외부의 충격이 경제를 강타하고 그로 인한 기나긴 저성장 구간에 업계 전체가 발목을 잡혔을 때 니토리는 어떻게 거꾸로 성장을 꾀할 수 있었을까? 그 동력은 무엇보다, 니토리의 창업자로서 50년간 회사를 이끈 니토리 아키오에게서 찾을 수 있다. 『거북이 CEO』는 그의 성공 철학과 여정을 충실히 담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