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제주는 한반도 내륙과 떨어진 독특한 지리적 환경으로 인해 문화적으로도 뚜렷한 차별성을 드러냈다. 따라서 중앙에서는 제주를 국가체제 안으로 동화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했다. 조정에서는 지방관을 파견해 행정적 통치 아래에 두는 동시에 유배 간 지식인들은 주자학적 가르침을 전파하면서 문화적 동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제주문화의 특수성은 뿌리 깊게 자리해 쉽게 근절되지 않았다. 18세기 초 제주목사로 부임한 이형상의 경우가 대표적 예이다. 그는 유교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풍속 교화를 시도했지만, 무격들의 파행을 끝내 단절하지 못했다. 이처럼 조선시대 제주는 중앙과 팽팽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며 보편성과 특수성 사이에서 고유한 문화를 발전시켰다. 이 책은 이러한 제주문화의 특수성에 주목하여 지식문화, 지리공간, 경제환경, 생활문화라는 네 가지 관점에서 조선시대 제주문화를 재검토한다. 역사학·지리학·미술사학·민속학·사회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를 종합하여 조선시대 제주문화가 육지와의 교류와 갈등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변화했는지 심층적으로 조명한다.
Contents
제1부 지식문화와 인간
조선시대 제주학풍의 형성과 전개_김학수
Ⅰ. 머리말
Ⅱ. 15~16세기 주자학적 지식문화의 갈래
Ⅲ. 17세기 주자학풍의 강화
Ⅳ. 17세기 이후 기호·영남학풍의 이원적 수용과 전개
Ⅴ. 맺음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