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의 과학 WAY WE BUY

우리나라의 실질 GDP 규모는 2022년 기준 약 1,969조 원이다. 이를 1인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3,814만 원이다. 국내 소매업 매출액 규모는 2022년 기준 494조 원이다. 이는 GDP 규모의 1/4에 해당하는 수치다. 즉, 우리는 소득의 25%를 일상적 소비에 쓰고 있는 셈이다. 이제 소비는 우리의 정체성이자 존재 이유가 되었다. 과소비와 사치를 권하는 사회 분위기 탓에 소비의 질이 곧 삶의 질이 되었다. 더 많이 가지고 더 많이 소비할수록 더 행복해진다는 믿음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과연 더 나은 상품을 더 많이 가질수록, 더 많이 소비할수록 우리는 더 행복할까? 이제는 이점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시작할 때이다. 마케팅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많이 팔기만 하면 된다는 기업들의 생각에는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과소비와 사치의 열풍을 잠재우기 위해서는 합리적 소비를 하려는 소비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나의 이런 작은 생각이었다. 그리고 책을 쓰게 된 직접적인 이유는 현대인의 소비방식이자 현대문명을 지탱하는 힘인 구매와 소비행위를 때로는 기업가의 눈으로 때로는 소비자의 눈으로 한번 들여다보자는 데 있었다. 나는 마케팅 전공자로서 사람들이 왜 구매하고 소비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어떻게 언제 구매하고 소비하는지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이 책은 나의 이런 관심에 맞춰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