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것은 아름답다.’ 저자가 어릴 적 트랙을 달리면서 수 천번도 더 되뇌었던 말이다. 강한 것에 대한 무조건적인 추종으로 저자는 그 말(言)을 마음의 근육을 단련시키는 채찍으로 여기고 운동을 할 때나 공부를 할 때, 심지어 대인관계에서도 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 또 완벽한 사람이 되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했던 생각이 난다. 만화, 영화, 소설로도 나왔던 공포의 외인구단은 까치와 엄지의 러브라인을 제쳐두고라도 운동선수였던 저자에게는 극한의 힘듦과 어려움을 이길 수 있는 하나의 등불같은 동기(Motivation)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해 주었던 것 같다. 직업병처럼 극중 손병호 감독이 말한 ‘강함’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만들어지며, 경기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는 지금도 고민하는 연구주제이다.
그리고 지금, 시간이 흘러 강산이 몇 번이나 지난 지금의 저자에게는 강한 것에 대한 무조건적인 추종은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유능제강(柔能制剛), 즉 ‘부드러움이 강함을 지배한다.’는 말에 더 수긍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완벽을 추구하던 어릴 적 내 모습에서 ‘강함’ 만큼 매력적인 것은 없었고, 그러다 부러진다는 주변의 말에 내가 더 강해지면 된다고 스스로에게 가스라이팅(Gaslighting)을 한 듯하다. 저자는 그 가스라이팅 덕분에 어쩌면 다른 사람보다 더 힘들었을 지금까지의 인생을 그냥 그렇게 무던하게 살아오지는 않았을까 스스로 위로를 해 본다.
저자는 스포츠심리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면서 전공논문에 나오는 하나하나의 연구결과 보다는 왜 이런 연구를 하고, 이런 연구가 우리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제일 먼저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저자가 살아왔던 시간 그리고 운동선수로서의 시간 안에 과연 스포츠심리학이 얼마나 많은 비중을 차지해 왔는지 스스로 되물으면서 스포츠심리학을 대하는 관점이 서서히 바뀌어 왔던 것 같다.
저자가 대학원에 진학하던 1년 전 미국에서는 ‘Foundation of Sport and Exercise Psychology’라는 책이 나왔다. 벌써 8번째 에디션이 나온 이 책은 국·내외에서 스포츠심리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봤을 일종의 교과서와 같은 책이다. 솔직히 에디션이 바뀔 때마다 크게 변한 내용은 없었지만 그래도 내용만큼은 우리가 학술지 논문에서만 보던 단편적인 이론에서 벗어나 기본적으로 궁금해 했던 것들을 상세히 기술해 주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아직도 저자는 스포츠심리학에 입문하는 학생이라면 이 책을 전체적으로 한번 읽어보라고 권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책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를 생각하면서...
우리나라 스포츠심리학의 역사는 한국스포츠심리학회 창설일(1989년)을 기준으로 올해로 34년이 되었다. 스포츠심리학회는 그간 많은 은사님들과 선배님들의 노력과 열정으로 스포츠와 관련된 단일 학회 중에 으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학문적으로 조직적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내었다. 학회지는 한국연구재단에서 인정하는 예체능분야 최다인용지수를 가질 만큼 우수하였고, 스포츠심리상담사 자격제도가 안착하면서 대중적으로 스포츠심리학을 많이 알리는 기회가 되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스포츠심리학만큼 스포츠현장과 가깝고 대중들에게 많은 지식과 정보를 줄 수 있는 학문분야는 없다고 확신한다.
이렇게 매력있고 멋진 학문을 하는 현 세대로서 앞을 걸어가신 훌륭한 분들의 자취를 되살리고 미래지향적인 학문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본인부터 더 많은 노력과 열정을 쏟아 부어야 된다고 생각하며, 이를 통해 더 많은 훌륭한 후속세대를 키워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있다.
본 저서는 체육을 전공하는 학부생이나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재미가 없을 수 있다. 저자가 글을 재미없게 쓰는 스타일이 아님에도 이 책을 재미없게 쓸 수밖에 없는 것은 전공서적이 가지는 한계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스포츠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전공 대학원생 정도면 그래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 아마도 이 책의 세 번째 에디션이 나올 때쯤이면, 누구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전공서적으로 탈바꿈해 있지 않을까 싶다. 솔직히, Foundation of Sport and Exercise Psychology 만큼의 정보력을 제공하려고 마음을 먹은 것이 이 책을 출간하는 첫 번째 목표였고, 이 후 개정판이 나올 때마다 전공서적도 재미있다는 것을 조금씩 보여주고 싶다. 그만큼 스포츠심리학은 재미있는 학문이고, 운동선수나 운동을 하는 사람 외에도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많은 정보를 줄 수 있는 학문이라는 것을 만천하에 알리고 싶다. 혹시나 호기심에서 이 책이 그렇게 재미없을까 하고 읽어본다면, ‘아~그래도 현대 물리학의 원리, 데리다의 초현실주의 보다는 재미있네.’(개인적인 견해가 아니라 챗 gpt가 말해준 어렵고 재미없는 서적임)라고 하지 않을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