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역사교육과정 3

이 책은 역사와교육학회와 동국대학교 역사교과서연구소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1회씩 공동 주최한 각 교육과정기 국사과 교육과정과 국사교과서에 대한 학술회의에서 발표되고, 역사와교육학회가 발행하고 있는 학회지 『역사와교육』을 비롯한 여러 학회지에 게재된 논문들을 수정·정리하여 3권의 시리즈로 출판한 것 중 제3권이다.

1980년대 후반 민주화와 국제화라는 커다란 시대적 흐름 속에서 1987년과 1988년에 중학교 및 고등학교 제5차 교육과정이 개정·공포되었다. 정보화 사회로의 급속한 변화가 동반된 만큼 제5차 교육과정기에는 역사교육 역시 방향의 전환을 맞이하였다. 국정 교과서 체제라는 연속성 속에서도 민주화 시대로의 이행을 표방하며 시행되었고 다양하게 제기되는 사회적·교육적 요청과 함께 그간의 학문적 연구 성과를 반영하고자 노력한 교육과정이었다. 특히 교육과정 개편에 앞서 ‘준거안’을 작성하고 이를 교육과정 및 교과서 서술에 적용하게 한 점은 이 시기 개편 과정의 가장 큰 특징이다. 이는 80년대 이후 교과서 서술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비판과 함께 국가 교육과정이 의도하고 있는 것들이 교육현장에서 제대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하는 데 필요한 국가 교육과정을 만들고자 한 ‘교육과정의 효율성 제고’라는 개정 전략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제6차 교육과정은 20세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교육개혁의 일환으로 개정된 점에서 특별한 시대적 의미를 갖는다. 새로운 교육과정은 1992년 10월 30일에 제정되었는데, 이전에 교육부가 고시한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을 각 학교에 통보하는 체제에서 교육부가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 기준을 고시하고, 시·도 교육청에서 이것을 근거로 시·도 교육과정 편성·운영지침을 작성해 각 학교에 제시, 지도하는 개념으로 바뀌었다. 제6차 교육과정은 제5차 교육과정과 목표의 측면에서 동일하였기 때문에 두 교육과정의 표면상 차이는 크지 않으나, 학교급별 계열성이 분명해야 한다는 점, 사회변화와 학문적 성과가 충분히 반영되어야 한다는 점, 지역화 정신의 반영으로 향토사가 강조되고 국제 이해 교육의 일환으로 세계사와의 연계성이 심화되어야 한다는 점, 학습내용을 구체화하기 위해 학습요소를 제시해야 한다는 점 등 개정의 중점 사항은 이전 시기에 비해 진일보한 측면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