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 : 한국 정치의 미적 구성을 위한 세론

지금 동학이란 무엇인가

동학. 우리가 상식적인 수준에서 알고 있는 것은 수운 최제우가 만든 민족 종교이고, 유불선 삼교를 흡수하고 사람이 곧 한울이라는 인내천 사상을 기본 교리로 한다는 것. 그리고 조선 후기에 전봉준을 대표로 동학 농민 운동을 주도했고 또 일제강점기에 3·1운동을 주도했다는 것 정도일 것이다. 그런데 최제우가 내세운 사상과 종교가 요샛말로 하면 체제 전복 세력의 선동이었을 것인데, 왜 그 많은 민중들이 그의 사상과 종교를 받아들였을까. 그것도 유교로 무장한 양반계급이 굳건한 지배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조선 사회에서 말이다. 그리고 탐관오리의 수탈과 외세 침략에 저항해 일어난 동학 농민 운동이 왜 들불처럼 번져 나가며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긴 기간 동안 저항의 불길을 태울 수 있었을까. 그리고 관군과 왜군에 진압당한 이후 거의 몰살 수준의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그들은 살아남아 일본에 나라를 빼앗긴 상태에서도 저항의 불길을 이어 갈 수 있었을까. 이를 가능하게 해 준 것이 무엇일까. 『무위』의 지은이 신철하 교수는 그것을 동학의 ‘무위’에서 찾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