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버드’가 여섯 살 때 절벽에서 뛰어내려 죽은 후, 열세 살 소녀 주얼의 삶에는 온통 그의 그림자와 침묵만이 드리워 있다. ‘버드(새)’라는 별명을 지어 주었다는 죄책감으로 말을 잃은 할아버지를 비롯해 어른들은 각자의 상처로 힘겨워할 뿐이다. 주얼은 숨 막히는 집에서 벗어나 어른들이 불길하다고 말리는 절벽에 가서 돌멩이를 모으고 바위에 오르고 태양빛을 받을 때, 오히려 집에 돌아와 ‘나 자신이 되는’ 느낌을 받곤 한다. 어느 날, 버드와 같은 이름인 ‘존’이라는 소년과 만나 친구가 되면서 주얼은 처음으로 마음을 터놓게 되는데…… 대지와 돌을 사랑하는 지질학자 소녀와 목성의 달로 가겠다는 우주 비행사 소년, 그리고 지독한 상실감과 상처 속에 남은 사람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제 삶을 바꾸어 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