촉망받는 번역가로, 매력적인 낭독자로 활동하며 팬층을 넓혀가고 있는 최리외의 첫 책 『밤이 아닌데도 밤이 되는』이 출간되었다. 최리외의 문장이나 목소리를 한 번이라도 마주한 사람들은 충분히 공감할 터, 그의 글과 그의 음성은 쉬이 잊히지 않아 자꾸 떠올리게 되고, 결국 그의 마음이 닿는 곳을 함께 아끼게 된다. 『밤이 아닌데도 밤이 되는』에는 작가로서 시작하는 ‘최리외의 모든 것’이 담겨 있어 최리외의 첫 책을 손 모아 기다리던 독자들에게 더없이 기꺼운 마중물이 된다. 최리외는 이 책에서 장르를 넘나드는, 혹은 장르를 특정할 수 없는 매혹적인 글쓰기를 통해 농도 짙은 독서의 매력을 선사한다. 책을 읽고 나면 “어느 경우든 유려하고 탄탄한 문장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책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장르 구분이 무용해질 만큼 충분한 아름다움을 이미 느꼈다”는 안희연 시인의 감상에 크게 고개가 끄덕여진다.
최리외는 한국어와 외국어를 오가며 사고하고 감각하면서 자신을, 주변을, 세상을 이해하려고 부던히 애쓴다. 최리외는 “모두가 중심에 놓인 문장에만 시선을 던질 때 각주로 처리된 작은 글씨, 단편적인 이야기 속에 진심과 진짜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고 주목하는 사람”(안희연, 추천의 글)이다. 현실의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구석진 곳에 눈을 돌릴 줄 아는 따뜻하고 섬세한 최리외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거기에는 ‘사랑’이라는 덩어리가 있다. 최리외는 그 사랑을 매만져 ‘곁’에 있는 ‘너’와 ‘곳’을 ‘나’의 깊은 마음으로 품어준다. 편지와 낭독을 좋아하고 목소리가 지닌 가능성에 관심이 많은 사람, 최리외가 닿고자 하는 곳은 오직 당신의 ‘곁’이다. 그리하여 최리외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에 대한 편지’를 쓰고 ‘허공 아닌 허공’을 향해 말을 건다. 최리외가 목소리를 내면 깜깜한 무대가 환해지고, 그의 목소리에 집중하고 있으면 환한 낮도 밤의 기품을 갖게 된다. 그렇게 ‘밤을 만드는 사람’ 최리외와 함께 있다보면 ‘밤이 아닌데도 밤이 되는’ 신비를 경험하게 된다.
Contents
1부 나
언젠가, 공항의 밤에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
편지에 대한 편지,에 대한
처음이 지나면
2부 곳
돌이켜보면 계절은 언제나
여름과 그늘
돌멩이는 이미 모래로 흩어지고
가장 어두운 방
3부 곁
스무 살, 봄, 몽우리
그래서 제대로 보이느냐고 묻는다면
광막한 밤바다의 녹틸루카 신틸란스
뒤늦게 도착하는
4부 너
유년의 거실에서 배운 것
편지는 없고, 꿈에서 만나
편지의 다중창
허공 아닌 허공을 향한
추천의 글∥안희연
작가의 말
Author
최리외
EBS 다큐멘터리 팀과 〈여성신문〉 기자로 일했고, 이화여자대학교 영문학 박사 과정에 있다. 〈자음과모음〉 게스트 에디터로 여성 디아스포라 작가에 관한 특집을 기획하고, 《벌들의 음악》 《당신의 소설 속에 도롱뇽이 없다면》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문학과 관계하는 행위로서 낭독에도 관심이 많아, 낭독자로서 다수의 퍼포먼스에 참여했다.
EBS 다큐멘터리 팀과 〈여성신문〉 기자로 일했고, 이화여자대학교 영문학 박사 과정에 있다. 〈자음과모음〉 게스트 에디터로 여성 디아스포라 작가에 관한 특집을 기획하고, 《벌들의 음악》 《당신의 소설 속에 도롱뇽이 없다면》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문학과 관계하는 행위로서 낭독에도 관심이 많아, 낭독자로서 다수의 퍼포먼스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