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는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고 단언했다. 작가 백우인은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톨스토이가 아름다운 소설로 그 인간이 사는 방식을 설명했다면 이 책의 저자는 그것을 철학가들과 예술가들의 시선으로 풀어낸다. 그녀는 『자크 라캉의 사랑학』을 통해, 『롤랑 바르트의 존재론』의 시각으로, 그리고 때로는 『페르디낭 드 소쉬르의 기호학』과 『알베르 카뮈의 타자성』을 빌어 우리의 존재방식인 사랑과 우정, 타인과의 진정성 있는 관계성을 말한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스푸마토 기법』과 『밀로의 비너스 상에 나타난 콘트라포스토적 기법』을 통해서도 우리의 존재방식인 사랑을 논한다. 이렇듯 이 책에는 17chapter에 등장하는 많은 철학자들과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으며, 그들이 어떻게 우리의 존재방식, 그리고 사랑이라는 인간 본연의 숙명과 연결되는지를 보여준다. 이런 면에서 이 책은 철학 책이면서도 예술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도 이 책은 사랑에 관한 저자의 ‘미학적 에세이’다. 이 책의 정의를 미학적 에세이라 부르는 것은 사랑에 대한 탐미적 사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물들의 본질에 대한 인상주의적 관찰, 그리고 그것을 시라 표현할 수도 있을 만큼의 아름답고 현학적이며 매력적인 글로 표현해 낸 에세이 형식의 글쓰기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이런 글쓰기가 가능한 것은 그녀의 독특한 이력 때문이다.
그녀는 자연과학과 종교철학을 전공했으며, 후에는 신학까지도 두류 섭렵했으며, 『쉼없이 그대가 희망이면 좋겠습니다』 라는 시집을 출간한 시인이리도 하다. 그녀는 마치 인상주의 학파가 빛이 그려내는 순간의 이미지를 포착해내려 했던 것처럼, 주변의 사물들에 나타나는 순간의 느낌과 이미지를 철학적 사고와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수려한 문장으로 비벼내는데 탁월하다. 때문에 이 책은 미학적 에세이라는 타이틀에 맞게 읽는 이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녀가 그려내는 글들은 글이 주는 아름다움은 때로는 환한 달빛이 비치는 호수를 바라보는 고요함과 평온함을 주기도 하며, 때로는 밤하늘 별들의 속삭임을 듣는 듯한 착각에 사로잡히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광할한 우주의 한 가운데를 유영하는 환상에 빠지게도 한다.
Contents
추천사
서문
첫 번째 〈사랑을 말하는 그대와 나는 미끄러진다.〉
21 / 자크 라캉(Jacques Lacan)의 사랑학
두 번째 〈그대와 나는 푼크툼(punctum)이다.〉
39 /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의 존재론
세 번째 〈그대와 나는 기호다./〉
61 / 페르디낭 드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의 기호학
네 번째 〈그대와 나는 순간(Augenblick)이다.〉
77 /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의 시간성
다섯 번째 〈그대와 나는 우리다.〉
95 / 알베르 카뮈(Albert Camus)의 타자성
여섯 번째 〈그대와 나는 모호한 경계에 서 있다.〉
117 /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의 ‘스푸마토’ 경계학
일곱 번째 〈그대와 나는 정오의 유령, 멜랑꼴리를 만난다.〉
131 /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의 멜랑꼴리
여덟 번째 〈그대와 나는 데칼코마니다.〉
145 /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의 사랑학
아홉 번째 〈그대와 나는 시선의 에로티즘에 있다.〉
/ 모리스 메를로퐁티(Maurice Merleau-Ponty)의 현상학 165
열 번째 〈그대와 나는 문지방(threshold)에 있다.〉
/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의 존재론 179
열한 번째 〈그대와 나는 빛 우물에 있다.〉
/ 지그문트 프로이트(Sigmund Freud)의 결핍 199
열 두 번째 〈그대와 나는 고부라져 돌아가는 길을 간다.〉
/ 콘트라포스토(Contraposto)적 존재론 219
열 세 번째 〈그대와 나는 '있음'〈일리야 il y a〉이다.〉
/ 에마뉘엘 레비나스(Emmanuel Levinas)의 일리야 233
열 네 번째 〈그대와 나는 주이상스다.〉
/ 에마뉘엘 레비나스(Emmanuel Levinas)의 주이상스 247
열 다섯 번째 〈그대와 나는 판단중지(epoche)에 있다.〉
/ 후설(Edmund Husserl)의 판단중지 261
열 여섯 번째 〈그대와 나는 마음의 허그를 한다.〉
/ 미하일 바흐친(Mikhail Bakhtin)의 대화 275
열 일곱 번째 〈그대와 나는 편파적이다.〉
/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의 사랑학 291
Author
백우인,전종철
자연과학과 종교철학을 전공했고 한국영성예술협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가스펠 투데이]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다중지성의 광장]의 에디터로서, 유튜브 채널 [백우인의 꿀책] 진행자로서 즐겁게 책을 요리하고 있다. 2021년 가을 [문학저널] 신인문학상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고, 시집 『쉼없이 네가 희망이면 좋겠습니다』를 출간했다. 어린 왕자와 시와 샌드위치를 좋아한다. 어린 왕자 이야기에 여우의 마음으로 쓴 미풍 같은 말풍선을 달고 싶어서 하나하나 그렸다.
자연과학과 종교철학을 전공했고 한국영성예술협회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며 [가스펠 투데이]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다중지성의 광장]의 에디터로서, 유튜브 채널 [백우인의 꿀책] 진행자로서 즐겁게 책을 요리하고 있다. 2021년 가을 [문학저널] 신인문학상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고, 시집 『쉼없이 네가 희망이면 좋겠습니다』를 출간했다. 어린 왕자와 시와 샌드위치를 좋아한다. 어린 왕자 이야기에 여우의 마음으로 쓴 미풍 같은 말풍선을 달고 싶어서 하나하나 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