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인간 언어인 휴먼 랭귀지(Human Language)와 인공지능 언어인 머신 랭귀지(Machine Language)를 합한 일종의 신조어다. 둘째, ‘인간언어(휴랭)는 도대체 뭐래(머랭)?’라는 질문의 언어유희다. 세 번째가 재밌다. 달콤한 머랭 쿠키를 연상시키며, 달걀흰자를 마구 섞어놓으면 달콤한 쿠키로 탈바꿈하는 것처럼 같은 단어도 새롭게 섞어놓으면 유쾌한 신조어로 재창조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언어와 쿠키의 뜻밖의 조우다.
인간은 의사소통을 위해서만 언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언어 파괴를 넘어 언어 창조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언어란, 정체성의 또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머랭’ 하나에 의도적으로 세 가지 의미를 담는 것, 그래서 일부러 혼동을 유발하는 것, 즉 소통에 있어 질서와 정확성만을 추구하지 않는 것, 이런 면이 바로 인간 언어를 기계 언어와 구별 짓는 특징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따라서, ‘휴랭 머랭’은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답을 찾아보고자 하는 우리시대 언어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이기도 하다.
스탠퍼드대 언어학박사 최혜원 교수가 진단하는 현재진행형의 언어유희
언어학자는 언어를 소리와 구조와 의미로 쪼개서 분석하는 사람이다. 세상 돌아가는 속도만큼이나 빨라지는 언어의 변화를 예민하게 관찰하고, 그 안에 숨겨진 질서와 의미를 찾아내는 사람이다. 거의 날마다 새로운 표현을 접하는 일이 낯설어서 재밌다고 말하는 그에게 세상은 커다란 실험실일지도 모른다. 자고나면 탄생하는 신조어와 줄임말, 무분별한 외래어의 혼용과 차용, 뒤죽박죽 높임말, 심지어 외계어와 인공지능 언어의 등장까지.
겉으로 드러난 어지러운 모습 뒤에 존재하는 언어의 본질을 찾아내고 이유를 부과하는 언어학자 본연의 역할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휴랭 머랭』을 읽으며 이 시대의 화자인 우리는 알고도 쓰고 모르고도 사용하던 언어의 민낯을 마주하게 된다. 언어유희가 주는 즐거움이 그 어떤 지적유희보다 크다는 사실도 발견하게 된다. 우리 모두는 유희를 즐기는 인간, 호모 루덴스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Contents
Ⅰ언어, 그 무질서의 질서
인간은 일부러 틀리고 기계는 틀리면 죽는다 _ 인간 언어와 인공지능
손님, 주문하신 커피 나오셨습니다 _ 변화하는 존대법
머선 129? 갸가 갸가? _ 방언과 표준어
한글은 한국어가 아니다 _ K문자 한글
커피와 함께 블랙퍼스트를 드시나요? _ 과잉교정과 외래어 표기 ?
Ⅱ 국경을 넘지 않는 말소리
기싱꿍꼬또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발음[ㅅ] _ 조음방식
생사를 가르는 암호 시볼렛: 가깝고도 먼 [s]와 [?] 사이 _ 조음 위치
김치는 성대를 울리지 않습니다 _ 유성음과 무성음
인싸는 한겨울에도 아아를 마신다 _ 줄임말과 이중모음
아이돌 외계어의 비밀: 바디를 자를까, 라임을 놔둘까? _ 언어유희와 음절 구조
Ⅲ 진화 혹은 퇴화하는 어휘
짜파구리 블렌딩:〈기생충〉의 Ramdon _ 조어 방식
언택트는 왜 콩글리시일까? _ 조어 규칙
‘존버’ 시대의 ‘존맛탱’ 레시피 _ 의미탈색
방탄이 방탄했다! BTS 보라해~♥ _ 품사의 변신
프로N잡러의 하루, 언니쓰와 구구즈로 마무리하다 _ 차용과 유추
말러의 말로가 궁금하다 _ 동의어와 의미 변화
*알아두면 쓸데 있는 신박한 언어상식_ 알쓸신언
세계의 언어
문자
말소리
어휘
어순
Author
최혜원
이화여자대학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학(Stanford U)에서 언어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미국 남가주대학(U Southern California) 방문학자,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 Riverside) 전임강사, 버팔로 뉴욕주립대학(SUNY Buffalo) 조교수를 거쳐, 현재 이화여자대학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인간 언어 이야기(The Story of Human Language)’, ‘디지털시대의 언어와 문화(Language and Culture in the Digital Age)’, ‘영어사’ 과목을 강의하는 교수이자, 어지러운 겉모습 뒤에 가려진 우리시대 언어의 본질을 연구하는 언어학자이기도 하다. 저서로 『Optimizing Structure in Context』『영어전치사 해설』과 영어, 독일어,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에 대해 연구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다양한 언어 현상을 이모저모 뜯어보며 관심 있는 분들과 함께 언어의 신비한 세계를 탐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퍼드대학(Stanford U)에서 언어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미국 남가주대학(U Southern California) 방문학자,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 Riverside) 전임강사, 버팔로 뉴욕주립대학(SUNY Buffalo) 조교수를 거쳐, 현재 이화여자대학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인간 언어 이야기(The Story of Human Language)’, ‘디지털시대의 언어와 문화(Language and Culture in the Digital Age)’, ‘영어사’ 과목을 강의하는 교수이자, 어지러운 겉모습 뒤에 가려진 우리시대 언어의 본질을 연구하는 언어학자이기도 하다. 저서로 『Optimizing Structure in Context』『영어전치사 해설』과 영어, 독일어, 일본어, 중국어, 한국어에 대해 연구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다양한 언어 현상을 이모저모 뜯어보며 관심 있는 분들과 함께 언어의 신비한 세계를 탐험하기를 희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