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와 자신의 거리를 좁혀야 현재보다 수월한 미래가 존재하는 세상. 이 세상은 이를 재촉하고, 사이에 장애물을 놓기 위해 안달복달이다. 갈수록 바쁘고 치열해지는 현실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과 내면의 거리는 벌어진다. 너무 멀어서 서로가 보이지 않으면 세상에 완벽하게 스며든 것일까. 궁극적인 근원이 어딘지도 모를 끊임없는 요구를 평생 맹목적으로 수행한다면, 어떤 결과가 우리를 기다릴까. 죽음이다. 인간에게 주어진 시간은 한정적이고, 자연은 그 시간 안에 인간을 흙 밑으로 끌어내릴 기회를 호시탐탐 노린다. 이에 더해 사회는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땅에 빨려드는 인간을 붙잡거나, 그대로 쑤셔 박거나. 우리는 구원 받거나, 버림 받는 두 가지 선택지를 향하여 주 100시간 이상 공부하고, 주 50시간 이상 회사에 붙어있는 게 아니다.
각자의 기준에 부합하는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는 것이다. 다만 그 결과물이 돈이라는 물질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의미가 퇴색 된다. 무엇을 하기 위해 돈이 들지 않는다면 서슴없이 할 수 있는 것이 많다. 경비 없이 여행을 가거나, 강의료 없이 음악, 운동, 기술 등을 배울 수 있다면, 당장이라도 시도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지척에 놓인 먹고살 문제부터 해결해야 다음을 누릴 수 있다. 기본적인 한계가 생각보다 높기 때문에 개인과 내면은 영영 결합하지 못하고 끝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사회 또한 인간이 만든 것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자아를 찾으려는 노력을 보았다. 10편의 노력이 묶여 하나의 책이 나왔다. 이런 행위가 점차 사회 전체에 전염병처럼 퍼진다면, 그땐 노력이 아니라 일상이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