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이 마음이다』에서 가이 클랙스턴은 두 가지 생각의 길을 제시한다. 즉 토끼처럼 빠른 두뇌가 수행하는 또렷하고 분명하고 능률적인 생각과, 거북이처럼 느린 마음의 명상적인 생각이다. 서구 합리주의에 정초한 이 시대는 속도에 열광하면서 토끼 두뇌가 거북이 마음에 맞서 언제나 승리할 거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최근 인지과학 분야의 연구는 이 같은 통념을 뒤집는 새로운 전망을 하나하나 제시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진리를 향한 어설픈 접근과 느린 앎, 서서히 스며드는 배움이야말로 통찰력 있는 지혜를 얻는 효과적인 길이다. 그렇다면 느린 앎, 서서히 스며드는 배움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서구의 이성이 그동안 억압해왔던 심층마음(undermind)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무의식과 의식 사이에 자리한 심층마음은 직관과 통찰, 갑작스러운 깨달음, 번뜩이는 창의성의 토대다. 시인과 과학자, 발명가들이 겹겹의 신화를 만들어냈지만, 실상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마음이다. 비록 훈련하거나 가르치거나 정교하게 가다듬을 수는 없을지언정 모두가 다가갈 수 있는 일반적인 가치다. 처음에는 조금 낯설겠지만 일단 거북이에게 마음의 주도권을 쥐어주는 순간, 당신의 삶과 세계는 극적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가이 클랙스턴은 단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