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술한 주변 문화의 정체성, 한국 동양학의 학문적 입지 등과 관련하여 동아시아 상상력의 핵심인 신화와 도교의 기원과 본질을 (중국)단원론이 아니라 다원론적으로 인식하고, 주변 문화 특히 고대 한국 문화와의 상관관계 속에서 파악하고자 했다. 그 결과 중국 문화를 읽는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고 동아시아 문화를 호혜적, 생태적으로 이해하는 길을 열어놓고자 한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목표를 위해 중국 문명의 기원인 홍산(紅山) 문화에 대한 단원론적 해석을 비판하고, 도교의 기원을 샤머니즘과 동이계(東夷系) 신화 등 주변 문화와의 관련 속에서 분석했으며, 한국 재야 사서(史書)의 중국 상고사에 대한 관점을 신화학적으로 원용하는 등, 여러 다양한 학문적 시도를 하였다. 특히 종래 정통 학계에서 다루기를 꺼려했던 『환단고기(桓檀古記)』,『부도지(符都誌)』,『규원사화(揆園史話)』등 재야 사서의 진위를 검토하고 한중 비교신화학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고찰하여 그 학술적, 문화적 의의를 평가한 것은 주목을 요하는 작업이다.
이와 같은 ‘탈중심의 동양학’ 곧 ‘제3의 동양학’을 구축하는 일은 저자가 이미 기존의 저작들(『不死의 신화와 사상』, 『동양적인 것의 슬픔』, 『앙띠 오이디푸스의 신화학』, 『제3의 동양학을 위하여』등)에서 지속적으로 추구해왔던 과제로 이 책은 그 결정판이라 할 수 있다.
Contents
머리말
서론
제1부 단원론에서 다원론으로
제1장 중국 문명 기원론의 양상과 현실
1. 외래설
2. 자생설
3. 비판적 검토
4. 중국 문명의 기원과 고대 한국
제2장 원유(苑?), 제국 서사의 공간- 한부(漢賦)에서의 정체성과 다성성(多聲性)
1. 비극의 탄생 그리고 ‘중국적’인 것으로의 길
2. 원유의 제국 표상
3. 제국 서사의 해체와 재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