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다의 시의적절, 그 열한번째 이야기!
시인 이원이 매일매일 그러모은
11월의, 11월에 의한, 11월을 위한
단 한 권의 읽을거리
난다의 ‘시의적절’ 그 열한번째로 이원 시인의 『물끄러미』를 펴낸다. 인간 존재의 궁극적 지향이 어디에 있는가를 끝없이 탐문해온 시인의 시에 대한, 그리하여 시를 끌어안은 세계에 대한 질문이자 응시로 엮어낸 글들이다. 가을과 겨울 사이, 조금은 서늘하고 그러나 시리지만은 않은 계절, 시인은 그 사이의 말들에서 고요한 기도를, “모르는 아름다움”을 본다. 다른 존재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보는 일. 놓치지 않되 억압하지 않고, 간섭하지 않지만 거두지 않는 시선. 모두 “물끄러미”의 자세로야 가능한 일이다. 책 속에는 시와 단상과 에세이, 시를 함께하는 학생들과 나눈 인터뷰, 계절의 끝에 띄우는 편지까지 다정한 말들과 신중한 침묵이 고루 담겼다. 어쩌면 열두 달 중 가장 ‘깨끗한’ 계절, 함께 만들어가자고, 그리하여 ‘같이 가요’ 말하는 계절의 편지.
투명하게 펼쳐주셨으면. 오로지 투명하게 펼쳐주셨으면 하고 바라요.
읽는 하루하루 따뜻하셨으면. 따뜻해지셨으면. 털실 한 뭉치처럼. 감싼 새 한 마리처럼. 은은한 등불처럼. 문득 페이지를 눌러놓는 돌처럼.
좋아하는 필기구로 써보셨으면. 사각사각 연필로, 색색의 수성펜으로, 살짝 번지는 만년필로 써보셨으면. ‘쓴다’는 생각에 몸 만들어주는 일. 추상이 구상으로 바뀌면 현실이 되니까. 현실은 힘이니까. 추상을 구상으로 바꿀 때까지 그 시간을 산 것이니까. 글은 힘이 세지요. 그러니까 제가 보낸 질문에 대답도 써주셨으면. 제가 쓴 사전을 이어 써주셨으면. 어딘가에 밑줄도 그어진다면. - 본문 중에서
Contents
작가의 말 모르는 아름다움에 닿는다면 7
11월 1일 시 프로필 13
11월 2일 에세이 11월에는 15
11월 3일 질문지 나는 11월을 사랑해 21
11월 4일 에세이 대화에 대하여 27
11월 5일 시 우정의 방식 33
11월 6일 에세이 물끄러미 39
11월 7일 시 백년도 더 된 아주 작은 동그라미 때문에 45
11월 8일 인터뷰 시 창작반 아이들과 1 51
11월 9일 에세이 스노우볼 69
11월 10일 시 조금은 식물처럼 조금은 동물처럼 73
11월 11일 에세이 11일이니까 고백하자면 77
11월 12일 시 ×배송비 포함 85
11월 13일 에세이 제철 외자 사전 89
11월 14일 일기 혼자 여수 여행 갔다 95
11월 15일 시 어떤 밤에 곰이 찾아왔다 99
11월 16일 시 너무 많은 삶들 103
11월 17일 단상 초겨울 울타리 105
11월 18일 에세이 내가 들여다보면 당신들이 나오는 거울 111
11월 19일 인터뷰 시 창작반 아이들과 2 117
11월 20일 에세이 호크니와 할망당 133
11월 21일 질문지 한 사람 141
11월 22일 에세이 목도리와 털장갑 사러 가요 겨울 양말도 사요 149
11월 23일 시 돌 사과 파도 깎기 155
11월 24일 편지 우리에게 159
11월 25일 시 스틸 라이프 165
11월 26일 시 구불구불 엄마 169
11월 27일 일기 우주 수영 배우기 173
11월 28일 에세이 편지 쓰는 마음 175
11월 29일 시 성냥이 불을 일으키면 181
11월 30일 에세이 같이 가요 185
Author
이원
1968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1992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 『야후!의 강물에 천 개의 달이 뜬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 『불가능한 종이의 역사』 『사랑은 탄생하라』 『나는 나의 다정한 얼룩말』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산책 안에 담은 것들』 『최소의 발견』이 있으며 현대시학작품상, 현대시작품상, 시로여는세상작품상, 시작작품상, 형평문학상, 시인동네문학상을 수상했다. 서울예술대학교 문예학부에서 시창작 수업을 하고 있다.
“시 쓰는 생물이라고 적어본다. 시가 제일 어렵고 점점 모르겠고 그런데 사랑을 거둘 수 없다고도 적어본다. 시가 알려준 것들로 상당 부분을 지탱시키며 시간을 통과한다. 인간이 만든 색과 향을 좋아하며, 다름의 동시성이 깃드는 ‘모순’을 자주 뒤척인다. 마음의 등불이 꺼지는 순간이 있어 성냥을 모은다. 파란 머리를 가진 성냥인데 통마다 향이 다르다. 성냥이 곁에 있으면 불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는다. ”
1968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1992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 『야후!의 강물에 천 개의 달이 뜬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오토바이』 『불가능한 종이의 역사』 『사랑은 탄생하라』 『나는 나의 다정한 얼룩말』이 있으며, 산문집으로 『산책 안에 담은 것들』 『최소의 발견』이 있으며 현대시학작품상, 현대시작품상, 시로여는세상작품상, 시작작품상, 형평문학상, 시인동네문학상을 수상했다. 서울예술대학교 문예학부에서 시창작 수업을 하고 있다.
“시 쓰는 생물이라고 적어본다. 시가 제일 어렵고 점점 모르겠고 그런데 사랑을 거둘 수 없다고도 적어본다. 시가 알려준 것들로 상당 부분을 지탱시키며 시간을 통과한다. 인간이 만든 색과 향을 좋아하며, 다름의 동시성이 깃드는 ‘모순’을 자주 뒤척인다. 마음의 등불이 꺼지는 순간이 있어 성냥을 모은다. 파란 머리를 가진 성냥인데 통마다 향이 다르다. 성냥이 곁에 있으면 불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