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윤의 실학으로 읽는 지금』(사이비 3)은 단 한 줄도 농담이 없다. 필자는 선천적으로 농담을 못하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가 한 없이 무거워 보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그동안 『사이비』 2(경진출판, 2019)와 『사이비』 1(작가와비평, 2016)에 단편적인 글을 갈무리했다. 모두 자신의 삶을 통해 이 사회를 읽은 글 모음집이다. 이 책 『간호윤의 실학으로 읽는 지금』(사이비 3)은 그동안 언론에 연재했던 글들만을 모았다. ‘1부 아! 조선, 실학을 독(讀)하다’는 내 전공인 실학자들의 책을 다시 한 번 읽어본 글들이다. ‘2부 간호윤의 실학으로 읽는, 지금’은 실학으로 보는 오늘날의 모습을 가감 없이 그려 보았다. 1~2부의 연재 기간은 5년이고 주제는 그때그때에 맞추었기에 발표 순서대로 싣되 넣을 것은 넣고 뺄 것은 뺐다.
따라서 이 글들 속에는 세월의 흐름과 사건들이 보인다. 글 쓰는 이로서 이 글들과 독자들이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말은 『간호윤의 실학으로 읽는 지금』(사이비 3)이 흥미로운 가십이거나 단순한 쾌락, 혹은 문학작품으로 쓴 글이 아니라는 점이다. 필자의 전공인 실학(實學)을 이 세상에 구현해보고자 쓴 글들이다. 그러므로 이 책에서는 당연히 실학자들의 목소리가 행간이며 글땀 글땀에 녹아들어 있다. 글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다. 읽은 글이 머리에 들어가 가슴에 머물렀다가, 다시 발끝으로 내려오는, 긴긴 여행을 해야만 진정한 독서가 된다. 그러니 책 읽기란 눈에서 출발하여 발이라는 부표(浮標)를 향한 여정이어야만 한다.
Contents
머리말
제1부 아! 조선, 실학을 독(讀)하다
연암 박지원 1: 01. 개를 키우지 마라
연암 박지원 2: 02. 종로를 메운 게 모조리 황충(蝗蟲)일세
연암 박지원 3: 03. 기와조각과 똥거름, 이거야말로 장관일세!
연암 박지원 4: 04. ??연암집(燕巖集)??, 갑신정변을 일으키다!
다산 정약용 1: 05. 갑산파와 ??목민심서(牧民心書)?? 1
다산 정약용 2: 06. 갑산파와 ??목민심서?? 2
다산 정약용 3: 07. 호를 통해 본 다산 1
다산 정약용 4: 08. 호를 통해 본 다산 2
연암 박지원과 다산 정약용: 09. 우리나라에서 가장 나쁜 버릇을 고쳐라
성호 이익 1: 10. ??곽우록(藿憂錄)??, 촉나라 개가 눈을 보고 짖다!
성호 이익 2: 11. 송곳 꽂을 땅조차 없다
성호 이익 3: 12. 곽식자가 육식자를 근심하다 1
성호 이익 4: 13. 곽식자가 육식자를 근심하다 2
혜강 최한기 1: 14. 혜강, 1,000여 권을 저술한 그는 누구인가?
혜강 최한기 2: 15. ??기측체의(氣測體義)??, 인간 만물의 생성은 모두 기의 조화이다
혜강 최한기 3: 16. ??기학(氣學)??, 온 세상이 하나가 되는 이상세계를 구현하다
혜강 최한기 4: 17. ??인정(人政)??, 사회의 정치적 질서도 인간에 근본하는 것!
고산자 김정호 1: 18. 고산자는 누구인가?
고산자 김정호 2: 19. 식민사관의 희생자가가 된 김정호와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
고산자 김정호 3: 20. ??대동여지도??는 진실로 보배이다
고산자 김정호 4: 21. ??대동여지도??는 참학문이다
동무 이제마 1: 22. 동무는 누구인가?
동무 이제마 2: 23. ??격치고(格致藁)??, 이 책이 천리마가 되지 않겠는가?
동무 이제마 3: 24. ‘나 하나쯤’이 아니라 ‘나 하나’가 중요하다
동무 이제마 4: 25. 누구나 가난, 비천, 곤궁, 궁핍을 원하지 않는다
동무 이제마 5: 26. 사람이 사람을 아는 것!
풍석 서유구 1: 27.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흙 국(土羹)과 종이 떡(紙餠)인 학문은 안 한다
풍석 서유구 2: 28. 나라의 병폐 고칠 경륜 깊이 감추고
풍석 서유구 3: 29.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처세에는 출처(出處)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풍석 서유구 4: 30. 농부들을 위해 이 책을 쓴 것이다
풍석 서유구 5: 31. 산중의 구름을 혼자 즐긴다
문무자 이옥 1: 32. ??봉성문여(鳳城文餘)??, 글쓰기는 근심의 전이 행위다
문무자 이옥 2: 33. ‘비변문체(丕變文體)’란 그물에 걸린 희생물이었다
문무자 이옥 3: 34. ??이언(俚諺)??, 65수는 글을 읽는 재미가 흥성거린다
문무자 이옥 4: 35. 새벽 두 시쯤 일어나 머리 빗고
문무자 이옥 5: 36. 은어 같은 귀밑머리 고이 쓰다듬고
문무자 이옥 6: 37. 생명 세계로 향하던 여성의 낙관적인 소망
야뇌 백동수 1: 38.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 호미나 고무래도 병기가 된다
야뇌 백동수 2: 39. 운명과 시대가 어깃장을 놓다
야뇌 백동수 3: 40. 역사와 사회 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루다
야뇌 백동수 4: 41. 전투에 직접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 전투서
수운 최제우 1: 42. ??동경대전(東經大全)??, 학문으로 말하자면 ‘동학’이라고 해야 한다
수운 최제우 2: 43. 동학을 한다
수운 최제우 3: 44. 한울과 사람이 어울리는 학(學)
수운 최제우 4: 45.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人乃天) 사상
수운 최제우 5: 46. 타고난 운세가 같다는 말
수운 최제우 6: 47. ‘연(然)’은 ‘그렇다’는 의미
담헌 홍대용 1: 48. ??의산문답(醫山問答)??, 우주의 신비를 알고 싶다
담헌 홍대용 2: 49. 주자가 덕(德)과 업(業) 나눈 것을 통박하다
담헌 홍대용 3: 50. 실용에 알맞게 하는 것이 귀하다
담헌 홍대용 4: 51. 유학에서 현자란?
담헌 홍대용 5: 52. 사람과 사물의 근본은 무엇일까?
담헌 홍대용 6: 53. 중국과 오랑캐의 구별이 엄격하지 않은가?
취석실 우하영 1: 54. ??천일록(千一錄)??, 내 일념은 동포를 모두 구제하는 데 있다
취석실 우하영 2: 55. 술 취해 돌 위에 누운 늙은이
취석실 우하영 3: 56. 선비입네
취석실 우하영 4: 57. 오로지 제대로 된 관리
취석실 우하영 5: 58. 3리에서 5리씩 거리를 두고 나무를 심자
취석실 우하영 6: 59. 사유란 국가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네 가지 벼릿줄
취석실 우하영 7: 60. 사람이 가축과 맺는 관계
취석실 우하영 8: 61. 내 일념은 동포를 구제하는 데 있을 뿐
초정 박제가 1: 62. ??북학의(北學議)??, 우리나라 사람은 아교와 옻 같은 속된 꺼풀이 덮여 있다
초정 박제가 2: 63. 꼴같잖게 막돼먹은 놈!
초정 박제가 3: 64. 나라가 나라꼴이 되지 못한다
초정 박제가 4: 65. ‘붉구나!’ 한 자만 가지고
초정 박제가 5: 66. 아교와 옻 같은 속된 꺼풀이 덮여 있어서 뚫지 못한다
초정 박제가 6: 67. 매장 문화의 폐단이 심각
초정 박제가 7: 68. 자기를 속이는 네 가지 행위
초정 박제가 8: 69. 하등 선배는 오곡을 보고도
청담 이중환 1: 70. ??택리지(擇里志)??, 사람이 살 만한 곳을 기록하다
청담 이중환 2: 71. 어깨를 견줄 이가 없었다
청담 이중환 3: 72. 세상에서 텅 빈 명망
청담 이중환 4: 73. 동쪽에도 살 수 없고
청담 이중환 5: 74. 사람 살 만한 곳
청담 이중환 6: 75. 지리가 아무리 좋아도
제2부 간호윤의 실학으로 읽는, 지금
01. 대동일통(大同一統)의 세계를 그리며
02. 언론, ‘광제일세(匡濟一世)’를 지향해야
03. 교육, ‘공(工)’ 자 형(型) 인물을 길러내야
04. 선거(選擧), 대인호변 군자표변할 사람을 뽑아야 한다
05. 사이비(似而非), ‘사람 사는 세상’ ‘향원 없는 세상’을 꿈꾸며
06. 복거(卜居), 관석화균한 정치가 이뤄지면 ‘어디든지 살 만한 곳’
07. 아시타비(我是他非) 대학, 사유(四維)의 하나인 염치교육이 펼쳐져야
08. 검찰(檢察), 사람이 하늘 대신 쥔 권력, 삼가고 또 삼가야
09. 경영지도(經營之道), 상도를 지켜 천하제일 상인이 되길
10. 이런 사람[人], 사람다운 사람이 그리워
11. 용인(用人), 백성이 중요하고 관리는 가벼우며 백성이 먼저이고 관리는 나중이다
12. 언어(言語), 경계하고 경계하라! 망령된 말하는 입이여!
13. 민주(民主), ‘백성의 주인’이 아닌, ‘백성이 주인’이다.
14. 성성자(惺惺子), 양심이여, 늘 깨어 있어라!
15. 오동누습(吾東陋習), 우리나라의 제일 나쁜 더러운 버릇을 고쳐라
16. 희담민막(喜談民?), 분노하라! 그래야 세상은 변한다
17. 책문(策問), 시대의 물음에 답하라!
18. 대책문(對策文), 시대의 물음에 답한다!
19. 선생(先生), 행동이 바르고 그 입이 깨끗하다
20. 욕설(辱說), 그 카타르시스의 미학?
21. 신호민론(新豪民論), 천하에 두려워할 존재는 오직 백성이다
22. 신호질(新虎叱), 이 선비놈아! 구린내가 역하구나!(1)
23. 신호질, 이 선비놈아! 구린내가 역하구나!(2)
24. 신호질, 이 선비놈아! 구린내가 역하구나!(3)
25. 신호질, 이 선비놈아! 구린내가 역하구나!(4)
26. 속어개정(俗語改正), ‘말의 거짓과 실체의 진실’을 찾아서
27. 후생가외(後生可畏), ‘씨알 데 있는 말’을 하는 선생이라야
28. 독재자 감별법, 전제주의 행동을 가리키는 네 가지 주요 신호
29. 3?1절, 우리민족 5000년래 장쾌한 경축일이다
30. 정치 혐오증, 누구를 위한 정치인가?
31. 지옥의 묵시록, 2차원적 좀비들 세상
32. 웃음 속에 칼날 숨었고 성냄 속에 진정 들었다
33. 아메리칸 파이, 미국식 영웅주의
34. 리바이어든, 상식이 ‘이상’인 나라?
35. 저주(咀呪), 약자의 유일한 무기
36. 졸로백성(卒勞百姓), 백성들이 괴롭다
37. 노년(老年), 생물학 현상이 아닌 문화 현상
38. 3.5%, 민주주의를 지키는 법칙!
39. 대한민국 법, 공평합니까?
40. 대한민국, 군중심리가 작동하는 최면에 걸린 황홀한 상태
41. 홍범도 장군을 육사에서 퇴출하지 말아야 할 이유(1)
42. 홍범도 장군을 육사에서 퇴출하지 말아야 할 이유(2)
43. 홍범도 장군을 육사에서 퇴출하지 말아야 할 이유(3)
44.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곡(哭)하며
45. 속담으로 풀어보는 요즈음 정국
46. 오늘도, 실학은 대동일통의 세계를 꿈꾼다
글을 교정하며
Author
간호윤
현 인하대학교 초빙교수, 고전독작가(古典讀作家). 1961년 경기 화성, 물이 많아 이름한 ‘흥천(興泉)’생으로, 순천향대학교(국어국문학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국어교육학과)을 거쳐 인하대학교 대학원(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두메산골 예닐곱 때 명심보감을 끼고 논둑을 걸어 큰할아버지께 한문을 배웠다. 12살에 서울로 올라왔을 때 꿈은 국어선생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고등학교 국어선생을 거쳐 지금은 대학 강단에서 고전을 가르치고 배우며 현대와 고전을 아우르는 글쓰기를 평생 갈 길로 삼는다.
저서들은 특히 고전의 현대화에 잇대고 있다. 『한국 고소설비평 연구』(2002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 이후, 『기인기사』(2008), 『아름다운 우리 고소설』(2010), 『다산처럼 읽고 연암처럼 써라』(2012문화관광부 우수교양도서), 『그림과 소설이 만났을 때』(2014세종학술도서), 『연암 박지원 소설집』(2016), 그리고 『아! 나는 조선인이다-18세기 실학자들의 삶과 사상』(2017), 『욕망의 발견』(2018), 『연암 평전』(2019), 『아! 조선을 독(讀)하다-19세기 실학자들의 삶과 사상』(2020)에서 『조선 읍호가 연구』(2021), 『별난 사람 별난 이야기』(2022), 『조선소설 탐색, 금단을 향한 매혹의 질주』(2022), 『기인기사록』(상)(2023), 『코끼리 코를 찾아서』(2023) 등 50여 권과 이 책까지 모두 직간접으로 고전을 이용하여 현대 글쓰기와 합주를 꾀한 글들이다.
‘연구실이나 논문집에만 갇혀 있는 고전(古典)은 고리삭은 고전(苦典)일 뿐이다. 연구실에 박제된 고전문학은 마땅히 소통의 장으로 나와 현대 독자들과 마주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글을 쓴다. 연암 선생이 그렇게 싫어한 사이비 향원(鄕愿)은 아니 되겠다는 게 소망이다.
현 인하대학교 초빙교수, 고전독작가(古典讀作家). 1961년 경기 화성, 물이 많아 이름한 ‘흥천(興泉)’생으로, 순천향대학교(국어국문학과), 한국외국어대학교 교육대학원(국어교육학과)을 거쳐 인하대학교 대학원(국어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두메산골 예닐곱 때 명심보감을 끼고 논둑을 걸어 큰할아버지께 한문을 배웠다. 12살에 서울로 올라왔을 때 꿈은 국어선생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고등학교 국어선생을 거쳐 지금은 대학 강단에서 고전을 가르치고 배우며 현대와 고전을 아우르는 글쓰기를 평생 갈 길로 삼는다.
저서들은 특히 고전의 현대화에 잇대고 있다. 『한국 고소설비평 연구』(2002문화관광부 우수학술도서) 이후, 『기인기사』(2008), 『아름다운 우리 고소설』(2010), 『다산처럼 읽고 연암처럼 써라』(2012문화관광부 우수교양도서), 『그림과 소설이 만났을 때』(2014세종학술도서), 『연암 박지원 소설집』(2016), 그리고 『아! 나는 조선인이다-18세기 실학자들의 삶과 사상』(2017), 『욕망의 발견』(2018), 『연암 평전』(2019), 『아! 조선을 독(讀)하다-19세기 실학자들의 삶과 사상』(2020)에서 『조선 읍호가 연구』(2021), 『별난 사람 별난 이야기』(2022), 『조선소설 탐색, 금단을 향한 매혹의 질주』(2022), 『기인기사록』(상)(2023), 『코끼리 코를 찾아서』(2023) 등 50여 권과 이 책까지 모두 직간접으로 고전을 이용하여 현대 글쓰기와 합주를 꾀한 글들이다.
‘연구실이나 논문집에만 갇혀 있는 고전(古典)은 고리삭은 고전(苦典)일 뿐이다. 연구실에 박제된 고전문학은 마땅히 소통의 장으로 나와 현대 독자들과 마주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글을 쓴다. 연암 선생이 그렇게 싫어한 사이비 향원(鄕愿)은 아니 되겠다는 게 소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