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축축한 땅’을 통해 본 어리석음의 인류사이자 파괴와 침탈의 환경 수난사
역사에서 늘 무시받고 약탈받아 온 존재, ‘습지’에서 찾은 고요한 희망
세계적 지성작가 애니 프루가 포착해 낸 ‘문명화’의 초상
미국에서 가장 영예로운 상으로 여겨지는 퓰리처상과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며 미국 문학계와 지성계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애니 프루. 주로 척박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인간의 본성을 밀도 높은 소설로 그려내며 수많은 독자들에게 반향을 일으켰던 저자는 신간 『습지에서 지구의 안부를 묻다』에서 픽션의 형식에서 벗어나 우리가 처한 자연 환경에 대해 직설을 쏟아낸다. 저자의 통렬한 시선이 맞닿은 곳은, 쓸모없는 땅으로 치부되어 온 ‘습지’이다.
“습지의 역사는 파괴의 역사”라고 불릴 만큼, 습지는 인류가 산업혁명을 통해 본격적으로 자연을 훼손하기 이전부터 벌목, 개척과 개간, 개발이 되어야 할 공간으로 여겨졌다.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이들과 이들의 삶의 방식 또한 무시받아 왔다. 저자는 이 책에서 습지에 대한 우리의 그릇된 선입견을 일깨운다. 습지를 향한 저자의 탐구는 접근이 독특하면서도 분야 또한 광범위하다. 문명화라는 폭력과 약탈로 인해 명맥이 끊겨버린 습지의 매혹적인 역사, 습지의 생태학적 역할과 환경적 가치, 과거 예술작품에 담긴 습지를 통해 문화사적 의미를 살펴본다. 1만 년 전 서시베리아의 바슈간으로 시작해 로마시대 토이토부르크 숲, 14세기 잉글랜드의 보그Bog를 거쳐 21세기 미국의 루이지애나에 이른다. 거시적 관점으로 세기별 배수사업의 과정을 따라가 보기도 하고, 미시적 관점으로 토착민의 소소한 생활방식을 추적해 보기도 한다. 이렇듯 저자는 시공간을 넘나들 뿐 아니라 역사·문화·환경·예술의 온갖 분야를 아우른다.
다양한 관점과 방식을 동원해서 습지를 입체적·심층적으로 살펴보지만, 저자의 메시지는 명쾌하다. 습지를 파괴하는 일이 지구를 얼마나 위협하는 일인지 깨닫고 지금이라도 습지를 보호하고 조용한 희망을 되찾자고 강조한다.
Author
애니 프루,김승욱
애니 프루는 1988년 등단하여 1992년에 발표한 『포스트카드(Postcards)』로 1993년에 펜/포크너 상(PEN/Faulkner Award)을 수상했고, 같은 해에 발표한 『시핑 뉴스(The Shipping News)』로 <시카고트리뷴>의 하트랜드상, <아이리시타임스>의 인터내셔널픽션상, 내셔널북어워드, 퓰리처상 등을 수상했으며, 이후 1996년에 발표한 『아코디언 크라임(Accordion Crimes)』은 전미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최고의 작가로 부상했다. 1997년부터 와이오밍에 대한 단편들을 쓰기 시작한 프루는 그 단편들을 모아 총 세 권의 단편집을 냈는데, 『브로크백 마운틴』은 그 첫 번째 단편집이다. 11편의 단편은 각각 유수의 문학상과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는데, 「가죽 벗긴 소」는 개리슨 케일러가 뽑은 ‘1998년 최고의 미국 단편 소설’이자 존 업다이크가 뽑은 ‘금세기 최고의 단편’으로 평가받았고, <뉴요커>에 연재되고, 영화화되기도 한 「브로크백 마운틴」과 「진흙탕 인생」은 오헨리 단편소설 상을 수상했다. 무자비하고 혹독한 자연을 배경으로 거칠고 폭력적인 인간 본성을 날카롭게 포착해 비틀어 내며 거장의 반열에 오른 애니 프루는 독자와 평론가 양쪽 모두의 사랑을 받는 보기 드문 작가이다.
애니 프루는 1988년 등단하여 1992년에 발표한 『포스트카드(Postcards)』로 1993년에 펜/포크너 상(PEN/Faulkner Award)을 수상했고, 같은 해에 발표한 『시핑 뉴스(The Shipping News)』로 <시카고트리뷴>의 하트랜드상, <아이리시타임스>의 인터내셔널픽션상, 내셔널북어워드, 퓰리처상 등을 수상했으며, 이후 1996년에 발표한 『아코디언 크라임(Accordion Crimes)』은 전미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최고의 작가로 부상했다. 1997년부터 와이오밍에 대한 단편들을 쓰기 시작한 프루는 그 단편들을 모아 총 세 권의 단편집을 냈는데, 『브로크백 마운틴』은 그 첫 번째 단편집이다. 11편의 단편은 각각 유수의 문학상과 평론가들의 호평을 받았는데, 「가죽 벗긴 소」는 개리슨 케일러가 뽑은 ‘1998년 최고의 미국 단편 소설’이자 존 업다이크가 뽑은 ‘금세기 최고의 단편’으로 평가받았고, <뉴요커>에 연재되고, 영화화되기도 한 「브로크백 마운틴」과 「진흙탕 인생」은 오헨리 단편소설 상을 수상했다. 무자비하고 혹독한 자연을 배경으로 거칠고 폭력적인 인간 본성을 날카롭게 포착해 비틀어 내며 거장의 반열에 오른 애니 프루는 독자와 평론가 양쪽 모두의 사랑을 받는 보기 드문 작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