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상 머리의 품격을 고민했었는가?
멋진 권주사(勸酒辭)를 고민했었는가?
불혹(不惑)의 나이부터 읽어야 하는 권주한시(勸酒漢詩)와 우리말 권주가(勸酒歌)에 담긴 인생 이야기
책의 제목이 ‘술상 머리 인문학(人文學)’ 곧 ‘술상 머리 + 인문학’이다. 술을 즐기는 주당(酒黨)들에게는 ‘술상 머리’라는 말만으로도 순간 귀가 솔깃해진다. 그런데 그다음 ‘인문학’이 문제다. 어쩐지 딱딱한 느낌이다. 이론 서적 같은 느낌이다. 그런 부담을 직감했는지 저자는 부제를 ‘권주한시(勸酒漢詩)와 우리말 권주가(勸酒歌)의 멋과 풍류’라고 붙였다. 이 책을 몇 장 넘기다 보면 딱딱한 이론서가 아님을 바로 직감한다. 이 책에서 다루는 권주한시와 우리말 권주가는 단순히 술을 권하거나 칭송한다기보다는 인생의 무상(無常)과 비애(悲哀)를 떨쳐내는 마중물이며, 적어도 불혹(不惑)의 나이 이상은 되어야 실감하는 인생 이야기다.
특히, 주목할 점은 한시(漢詩) 감상에 대한 저자의 견해다. 한시는 한문을 읽어서 맛을 느껴야 하고, 영시(英詩)는 영어를 읽어서 맛을 느껴야 하며, 우리말 번역문은 원문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한 도구이며 징검다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60~70년대 이후 한글 세대를 위하여 꼼꼼하게 권주한시와 우리말 권주가를 소개하기에 앞서, 전반적인 이해와 감상에 필요한 배경 설명을 먼저 곁들였고, 관련 고사(故事) 등을 자세히 소개했다. 또한 가능한 자전(字典) 없이도 읽고 이해하도록 시의 해석, 한자의 뜻, 문법적 역할까지도 자세히 안내하였다. 이 때문에 간결함이 없어 보이고, 참고서 같다는 주변의 충고에도, 저자는 자신의 소신을 꺾지 않았음을 밝히고 있다.
Contents
서문(序文)
제1부 │ 품격 있는 술자리를 위한 제언
술의 묘미는 취하는 데 있지 않고, 절제하는 데 있다.
술상 머리에서는 권위와 나이를 포기하고, 대화는 테니스 공을 주고받듯이
술상 머리에도 품격이 있는가?
건배(乾杯)하지 말고 함배(銜杯)하자.
시와 술은 연인과 닮은꼴이다.
제2부 │ 권주한시(勸酒漢詩)의 멋과 풍류
권주한시(勸酒漢詩)의 정의 및 의의
영원한 술의 고향, 중국 감숙성(甘肅省) 주천(酒泉)
이유원(李裕元) 분우락(分憂樂):이 생전에 오래 술에 취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다오.
왕유(王維) 위성곡(渭城曲):그대에게 권하노니 다시 한 잔 술을 드시게나.
잠삼(岑參) 촉규화가(蜀葵花歌):술상 머리에서는 술 사는 돈을 아끼지 마시게.
왕한(王翰) 양주사(?州詞):술에 취하여 모래사장에 눕더라도 그대는 웃지 말게나.
이백(李白) 산중대작(山中對酌):한 잔(一杯) 한 잔(一杯) 또(復) 한 잔(一杯)
이백(李白) 월하독작(月下獨酌):내가 노래 부르니 달이 머뭇거리고
이백(李白) 독작(獨酌):세 잔 술에 대도(大道)에 통하고, 한 말 술에 자연(自然)에 합치되네!
이백(李白) 대주부지(待酒不至):봄바람과 함께 취한 손님, 오늘 참으로 서로 어울리시네!
두보(杜甫) 음중팔선가(飮中八仙歌):이백은 술 한 말에 시 백 편을 짓고
두보(杜甫) 곡강(曲江) 2수(二首):인생에서 일흔 살은 예로부터 드물었다오.
두보(杜甫) 견흥(遣興) 제5수(第五首):꽁꽁 동여맨 시신은 결국에는 빈손으로 산등성이에 묻히게 된다오.
최민동(崔敏童) 연성동장(宴城東莊):꽃을 바라보면서 몇 번이나 술에 취할 수 있겠는가?
최혜동(崔惠童) 봉화동전(奉和同前):서로 만나서, 서로 자리를 함께 했으니, 우선 술 한잔하세!
백거이(白居易) 문유십구(問劉十九):술이나 한잔 아니 마시겠는가?
백거이(白居易) 동이십일취억원구(同李十一醉憶元九):취하여 꽃가지를 꺾어 술잔을 셈하는 산 가지로 삼았다네!
백거이(白居易) 권주(勸酒):전당포에서 빌린 돈으로 술이나 사 마셔보세!
나은(羅隱) 자견(自遣):오늘 술이 있으면 오늘 술에 취하자!
우무릉(于武陵) 권주(勸酒):가득 따른 이 술잔 그대는 사양하지 마시게.
유령(劉伶) 주덕송(酒德頌):누룩을 베고 술지게미를 깔고 누우니
이백(李白) 장진주(將進酒):모름지기 한 번 마셨다 하면 삼백 잔이라네!
이하(李賀) 장진주(將進酒):그대에게 권하노니 종일토록 흠뻑 취하시게나!
이규보(李奎報) 속장진주가(續將進酒歌):그대는 술 마심을 사양하지 말게나!
이규보(李奎報) 취가행 주필(醉歌行 走筆):꽃과 버들이 한창인 시절에 어찌 아니 마시겠나?
이색(李穡) 서린의(西隣) 조판사가(趙判事) 아랄길을(阿剌吉) 가지고(以) 왔는데(來), 그 이름은(名) 천길이었다(天吉):술 반 잔을 겨우 마셨는데 훈기가 뼛속까지 도달하고
제3부 │ 우리말 권주가(勸酒歌)의 멋과 풍류
우리말 권주가(勸酒歌)의 정의
조선 후기 십이가사(十二歌詞) 가운데 권주가(勸酒歌)나 권주가류(勸酒歌類)는 언제부터, 어떤 계기로 유행하게 되었나?
정철(鄭澈) 장진주사(將進酒辭):한 잔(盞) 먹세그려, 또 한 잔(盞) 먹세그려!
박인로(朴仁老) 권주가(勸酒歌):이 한 잔(盞) 아니면 이 시름 어이하리!
최남선(崔南善) 소장본 「청구영언(靑丘永言)」 권주가(勸酒歌):잡으시오, 잡으시오, 이 술 한 잔(盞) 잡으시오.
「조선가요집성(朝鮮歌謠集成)」 권주가(勸酒歌):한 잔 술을 어찌 사양하리오?
「가요집성(歌謠集成)」 권주가(勸酒歌):불로초로 술을 빚어 만년배에 가득 부어 비나이다, 남산수를.
정현석(鄭顯奭) 「교방가요(敎坊歌謠)」 권주가(勸酒歌):술이 인간에게는 아름다운 녹봉이 아니겠는가?
「대한매일신보(大韓每日申報)」 아속생(啞俗生) 권주가(勸酒歌):잡으시오, 잡으시오. 이 술 이름은 합환주(合歡酒)라.
우리글 소설 「남원고사」 속 권주가:처박이시오, 처박이시오, 이 술 한 잔 처박이시오.
우리글 소설 「옥단춘전」 속 권주가:전에 한번 못 뵈었으나 내일 보면 구면이라.
우리글 소설 「이춘풍전(李春風傳)」 속 권주가:잡고, 잡고 잡으시오. 권할 때 잡으시오.
판소리 「춘향가」 속 권주가:진실로 이 잔 곧 잡으면, 천만 년이나 그 모양으로
판소리 「흥보가」 속 권주가:내가 남의 초상 마당에서도 권주가 없이는 술 안
먹는 속 잘 알지?
이런 권주(勸酒) 시조(時調)는 어떠한가?
시대에 따라 진화(進化)하는 권주가
부록
Author
조완기
어린 시절 한학(漢學)에 익숙한 분위기 속에서 성장했다. 조부님께서 1983년에 「은월집(隱月集)」이라는 문집(文集)을 출간하셨다(후면 날개 참조). 그런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한시의 향기를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다. 1989년에는 서울 낙원상가 소재 전통문화연구회에서 「고문진보(古文眞寶)」 등을 수강했고, 그 뒤로 한시와 우리말 권주가 관련 도서를 탐독했다. 그런 배경이 계기가 되어 「술상 머리 인문학」이라는 책을 출간하기에 이르렀다.
경기도 중등학교 교사
성남시 수진중학교 교감
성남시 보평중학교 교감
성남시 보평중학교장
성남시 늘푸른중학교장
보평중학교 전현직 교사와
「학교민주주의가 뭐 별건가요?」
(에듀니티, 2020) 출간
어린 시절 한학(漢學)에 익숙한 분위기 속에서 성장했다. 조부님께서 1983년에 「은월집(隱月集)」이라는 문집(文集)을 출간하셨다(후면 날개 참조). 그런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한시의 향기를 어렴풋이 깨닫게 되었다. 1989년에는 서울 낙원상가 소재 전통문화연구회에서 「고문진보(古文眞寶)」 등을 수강했고, 그 뒤로 한시와 우리말 권주가 관련 도서를 탐독했다. 그런 배경이 계기가 되어 「술상 머리 인문학」이라는 책을 출간하기에 이르렀다.
경기도 중등학교 교사
성남시 수진중학교 교감
성남시 보평중학교 교감
성남시 보평중학교장
성남시 늘푸른중학교장
보평중학교 전현직 교사와
「학교민주주의가 뭐 별건가요?」
(에듀니티, 2020)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