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의 용이 울 때 (큰글자책)

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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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3/06/02
Pages/Weight/Size 210*290*20mm
ISBN 9791192964355
Categories 인문 > 인문/교양
Description
“회고 속에 묻어두지 마시라. 이어령은 현재진행형이다”
오늘의 시점에서 재창조되는 한국의 흙과 바람의 이야기!


『땅속의 용이 울 때』는 도시적인 허무 사이로 환청처럼 들리는 생명의 울음에 관한 이야기다. 어째서 땅속에 용이 있다는 걸까? 그것에는 무기적 세계를 유기적 생명으로 바꾸는 기적의 마음이 담겨 있다.

현재의 관점에서 기술한 이 책은 기념비적인 고전의 완결편이다. 저자 이어령이 20대 청년 시절 치열한 문제의식으로 기록한 『흙 속에 저 바람 속에』(1963년 출간)가 그 원전. 이 최초의 한국문화론은 1962년 경향신문에 처음 연재되었고, 이듬해 단행본으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오늘까지 한 번도 인쇄기가 멈춘 적이 없는 스테디셀러로서 오랫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이 책은 일본, 미국 등에서도 한국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자료로 여겨져 왔다. 실로 우리 시대의 고전이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은 책.

따라서 출간 이후 60년간 책 내용의 전면적 개정은 불가능할 수밖에 없었다. 저자가 책에 담으려 했던 당대의 고민은 그 자체로 역사적인 것이니까. 하지만 시간이 흘러 한국이 상전벽해의 변화를 겪는 과정을 지켜보며, 새로운 깨달음과 문제의식이 솟아나는 것도 저자에게는 당연한 일이었겠다.

60년 전 청년 이어령이 비판했던 것이 가난한 농업국가였던 한국의 현실이었다면, 지금의 저자가 경계하는 것은 한국의 휘황한 도시 풍경 속에 숨겨진 무력감이다. 기계문명의 선도적인 사회인 한국은 그만큼 땅과 흙이 상징하는 생물학적 삶과는 멀어지고 말았다. 이어령이 지금 여기서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은 때로는 문자 그대로의 흙이기도 하고, 흙에서 기른 채소이기도 하고, 흙에서 사는 지렁이이기도 하며, 또는 흙이라는 이름으로 비유할 수 있는 것들, 이를테면 어머니에게서 배운 우리말이기도 하다. 문필가이자 국어학자답게, 저자는 특히 우리말의 가치에 집중한다. 한국인의 삶 속에서 우리말을 살리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들을 이야기하며, 저자는 초대 문화부 장관 시절의 일화들, 역사적 전환의 과정에서 목격자로서 또는 참여자로서 함께했던 여러 후일담 등, 다른 누구도 할 수 없는 자신만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창조의 무대를 찾아 끊임없이 도전하는 현재성으로 충만한 대화, 『땅속의 용이 울 때』. 한국의 ‘흙과 땅’에 얽힌 이야기를 최종 정리하는 완성의 의미를 가진 책이다. 『별의 지도』(끝나지 않은 한국인 이야기 1권)와 마찬가지로, 저자와 생전 가장 많은 인터뷰를 진행했던 지음(知音), 김태완 작가가 정리했다.
Contents
이야기 속으로 꼬부랑 할머니가 꼬부랑 고개를 넘어가는 이야기 · 004

1부│흙 속에 숨은 작은 영웅

1장 지렁이의 발견
# 다윈이 갈라파고스로 간 까닭은 · 015
# 다윈이 발견한 생명의 비밀 · 017
# 우주에서 생명이 존재할 확률 · 019
# 당신의 바보 같은 실험을 사랑합니다 · 021
# 가장 강한 생명은 가장 약한 생명 · 023
# 지렁이의 윤리학 · 025
#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 028

2장 땅의 울음
# 땅의 울음소리를 듣는 순간 · 032
# 지렁이 울음을 인간의 언어로 쓰다 · 034
# 당신처럼 살아서는 안 돼, 그건 안 돼! · 039
# 그 신음을 육성으로 들어 두지 못한 건 참 분하다 · 042
# “살려줘”라는 그런 소리 · 045
# 잠들어 있는 작은 거인 · 046
# 다시 흙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다 · 048
# 지도에도 없던 시골길 · 049

2부│다시 쓰는 흙과 바람의 이야기

1장 지렁이의 발견
# 이별하는 사람의 마지막 얼굴 · 055
# 아리랑의 유래 · 057
# 쫓겨 가던 할아버지와 할머니 · 059
# 전환기 한국 사회의 자화상으로 남다 · 060

2장 이름 찾기
# 꽤 오랫동안 ‘이어령’이 아니었습니다 · 063
# “선생님! 지금 선생님의 이름을 놓고 싸움이 붙었습니다!” · 065
# 가슴을 울리는 말은 어머니에게서 배운 말 · 067
# 한자에 갇혀 있던 느낌 · 069
# 우리의 언어를 찾다 · 073

3장 다시 만난 한국인의 뒷모습
# 다시 찾은 고갯길 · 075
# 양심적인 일본 지식인, 기무라 에이분 · 078
# 정한의 밤차 · 082
# 왜 떠나는 기차에 비는 올까요 · 085
# 기찻길 옆 주먹감자 · 087
# 갚을 원, 푸는 한 · 088
# 한국인의 마음을 풀었던 노래들 · 090
# 철도에 비친 한국인의 모습 · 093
# 한을 푸는 방식을 배우다 · 095
# 왜구에 쫓기며 노모를 업고 뛰다 · 097
# 가난해도 그것은 아니다 · 101

3부│가장 약하기에 가장 강한 것

1장 부정에서 찾은 우리의 영원
# 기미가요 · 109
# 한국과 일본이 공생하는 길 · 111
# 죽는 것이 먼저, 사는 것은 나중에 · 114
# 그날이 오면 · 117
# 부정에서 희망을 찾다 · 119
# 욕심이 크지 않았던 민족 · 121
# 폐 안 끼치고 이만큼 사는 나라 · 125
# 한국, 한국인의 디아스포라 · 127

2장 세계로 흩뿌려진다는 것
# 붉은 산 · 130
# 디아스포라 · 135
# 민들레 홀씨처럼 · 138
# 로스차일드의 화살 · 140
# 한국인의 파종 · 144
# 디아스포라로 살면서도 · 148

3장 흙을 밟지 못하는 사람들
# 토포필리아 · 151
# 다시 흙과 이별하다 · 154
# 죽고 죽이던 사이더라도 · 156
# 황토와 생명 · 157
# 다들 모여앉아 식혜를 마시며 · 159

4부│땅에서 얻은 말로 세상을 다듬다

1장 채집시대의 기억
# 흙에서 캐낸 음식, 세계의 주목을 받다 · 165
# 나물 캐러 다닌 시절 · 166
# 채집 시대에는 게으른 사람이 좋은 사람입니다 · 168
# 채집인의 삶 · 169
# 인류를 먹여 살린 영웅, 할머니 · 171
# 모성에 대한 오해 · 174
# 80초 메시지 - 어머니의 발 · 175

2장 언어의 마술사, 혹은 창조인
# 인간의 창작 능력과 괴테의 삶 · 179
# 60년 넘게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 비법 · 181
# 마음에 드는 별명 · 184
# 한국인의 생명이 깃든 언어를 찾아서 · 188
# 한글 세대까지 도착한 채집 세대 · 189
# 갓길 장관 이야기 · 193
# 우리 땅, 우리 언어 · 196
# 어울리는 이름, 어울리는 서체 · 199
# “그래도 중앙청이 권위가 있어야죠!” · 203
# 부뚜막 위 부지깽이 · 205
# 우물가 옆 두레박 · 208
# 바위 위 이끼가 되자 · 210
# 작지만 강한 이끼 · 213
# 한국인의 마음이 그려낸 별자리 · 215

3장 흙의 울음처럼 살자
# 국토 대장정의 추억 · 217
# 걷는다는 것은 내가 인간임을 증명하는 일입니다 · 219
# 흙을 버린 로마, 흙을 택한 에티오피아 · 222
# 생명의 세렝게티 법칙 · 225
# 역사는 밟힌 자의 역사 · 228
# 한밤에 눈 뜨거든 귀를 기울여보세요 · 229
Author
이어령,김태완
1933년 충남 아산에서 출생.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 재학 시절 [문리대학보]의 창간을 주도 ‘이상론’으로 문단의 주목을 끌었으며, [한국일보]에 당시 문단의 거장들을 비판하는 「우상의 파괴」를 발표, 새로운 ‘개성의 탄생’을 알렸다. 20대부터 [서울신문], [한국일보], [중앙일보], [조선일보], [경향신문] 등의 논설위원을 두루 맡으면서 우리 시대의 가장 탁월한 논객으로 활약했다. [새벽] 주간으로 최인훈의 『광장』 전작을 게재했고, 월간 [문학사상]의 주간을 맡아 ‘문학의 상상력’과 ‘문화의 신바람’을 역설했다. 1966년 이화여자대학교 강단에 선 후 30여 년간 교수로 재직하여 수많은 제자들을 양성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폐회식 총괄 기획자로 ‘벽을 넘어서’라는 슬로건과 ‘굴렁쇠 소년’ ‘천지인’ 등의 행사로 전 세계에 한국인의 문화적 역량을 각인시켰다. 1990년 초대 문화부장관으로 취임하여 한국예술종합학교 설립과 국립국어원 발족의 굳건한 터를 닦았다. 2021년 금관문화 훈장을 받았다. 에세이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지성의 오솔길』 『젊음의 탄생』 『한국인 이야기』, 문학평론 『저항의 문학』 『전후문학의 새물결』 『통금시대의 문학』, 문명론 『축소지향의 일본인』 『디지로그』 『가위바위보 문명론』 『생명이 자본이다』 등 160권이 넘는 방대한 저작물을 남겼다. 마르지 않는 지적 호기심과 창조적 상상력, 쉼 없는 말과 글의 노동으로 분열과 이분법의 낡은 벽을 넘어 통합의 문화와 소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끝없이 열어 보인 ‘시대의 지성’ 이어령은 2022년 2월 향년 89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
1933년 충남 아산에서 출생.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 재학 시절 [문리대학보]의 창간을 주도 ‘이상론’으로 문단의 주목을 끌었으며, [한국일보]에 당시 문단의 거장들을 비판하는 「우상의 파괴」를 발표, 새로운 ‘개성의 탄생’을 알렸다. 20대부터 [서울신문], [한국일보], [중앙일보], [조선일보], [경향신문] 등의 논설위원을 두루 맡으면서 우리 시대의 가장 탁월한 논객으로 활약했다. [새벽] 주간으로 최인훈의 『광장』 전작을 게재했고, 월간 [문학사상]의 주간을 맡아 ‘문학의 상상력’과 ‘문화의 신바람’을 역설했다. 1966년 이화여자대학교 강단에 선 후 30여 년간 교수로 재직하여 수많은 제자들을 양성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폐회식 총괄 기획자로 ‘벽을 넘어서’라는 슬로건과 ‘굴렁쇠 소년’ ‘천지인’ 등의 행사로 전 세계에 한국인의 문화적 역량을 각인시켰다. 1990년 초대 문화부장관으로 취임하여 한국예술종합학교 설립과 국립국어원 발족의 굳건한 터를 닦았다. 2021년 금관문화 훈장을 받았다. 에세이 『흙 속에 저 바람 속에』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지성의 오솔길』 『젊음의 탄생』 『한국인 이야기』, 문학평론 『저항의 문학』 『전후문학의 새물결』 『통금시대의 문학』, 문명론 『축소지향의 일본인』 『디지로그』 『가위바위보 문명론』 『생명이 자본이다』 등 160권이 넘는 방대한 저작물을 남겼다. 마르지 않는 지적 호기심과 창조적 상상력, 쉼 없는 말과 글의 노동으로 분열과 이분법의 낡은 벽을 넘어 통합의 문화와 소통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끝없이 열어 보인 ‘시대의 지성’ 이어령은 2022년 2월 향년 89세를 일기로 영면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