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더 희망찬 내일을 위한 도전은 계속되고 그것이 우리가, 나아가 사회와 인류가 발전하는 원동력임을 믿어 마지않는다. 우리나라에도 유니콘 기업이 다수 등장했고, 미디어의 발달과 기획력에 힘입어 동네 소상공인이 TV 스타가 되어 대형 프랜차이즈의 지원을 받고 성장하는 방정식이 어색하지 않게 되었다. 마켓 컬리는 어느덧 증권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고, 연돈 돈카츠는 백종원 대표의 픽(pick)에 포함되어 어느덧 2호점 격인 연돈볼카츠가 성황리에 영업하고 있다. 종래에는 정부 주도의 개발계획에 따라 많은 자본과 인력을 투입하여 중후장대 산업을 일으키는 것이 특허법의 목적인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주요한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중공업뿐 아니라 전자상거래나 문화 콘텐츠, 나아가 K-푸드로 대표되는 음식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소자본으로 시작하는 스타트업과 소상공인의 사업도 규모 있는 사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없지 않다. 널리 알려진 덮죽의 사례는 오랫동안 장사를 해온 음식점 주인이 TV 방영일에 이루어진 제3자의 상표 출원으로 인해 번거롭고 불안한 일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전 국민이 인식하게 되었다. 덮죽만큼 알려지지 않았을 뿐, 이곳 제주에서도 상표를 선점당해서 법적으로 불안한 상태에 놓인 식당과 소규모 점포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당연히 전국으로 확대해보면 피해 규모가 훨씬 크리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다양한 곳에서 실시되는 지식재산(IP) 교육의 커리큘럼을 보노라면, 과연 이 교육을 받고 소상공인이든 스타트업이든 IP에 관한 한 초보 사장이 무언가 대책을 세우고 액션 플랜을 마련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은 여전하다.
필자는 글로벌 기업의 특허 출원과 분쟁, 공공 부문에서 기술 이전 업무를 담당하다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제주에서 다양한 초보 사장들을 상대로 상담 창구를 운영하였다. 소위 IP에 있어서는 선수들이라 할 수 있는 대기업이나 기술 이전 전담 조직을 보유한 기관들과는 달리, 초보 사장들에게 적절한 교육이나 상담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을 뿐 아니라 스스로 찾아보려 해도 적절한 가이드가 없어 애로를 겪는 것에 마음이 아팠다. 유명 스타트업의 대표가 선수들 용으로 출판된, 필자가 이전에 펴낸 책을 구입하여 참고하는 모습까지 보면서 쉽고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가이드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소상공인이든 스타트업의 설립자든, 초보 사장을 상대로 하는 IP 교육은 달라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열역학부터 4행정 엔진의 원리와 정비 교본을 탐독하는 것이 자동차를 잘 사용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모든 운전자가 자동차 공학이나 정비를 터득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설사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 시간과 노력을 생각하면 현실성 있는 대안이 아니다. 그보다는 운전면허 시험에 나오는 기본적인 소양은 갖추되, 믿을 수 있고 적절한 자동차 정비사나 정비업소를 찾는 방법, 정비사에게 고장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이 실효적이다. 마찬가지로 특허법이나 발명진흥법의 법률가다운 표현이 가득한 교안으로 특허법 이론을 가르치고, 특허명세서를 작성하는 실습을 시키는 것은 특허제도의 이해에 도움은 될 수 있을지언정 현실성이 부족하다. 차라리 나의 기술에 맞는 변리사나 특허법인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수준 미달이거나 무면허(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로, 자격은 있으나 면허는 없는 변리사가 꽤 있다)인 변리사를 피할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담당 변리사에게 내 요구 사항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처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 IP 교육의 틀을 깨고자 하는 마음에 이번 졸고를 세상에 내보이게 되었다.
변화하는 세상과 어지러운 환경 속에서도 지식재산(IP)의 중요성과 근본 원리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 기본적인 역량과 상식을 장착한다면 초보 사장들이 창업 초기에 중요한 IP를 놓쳐서 낭패를 보는 일을 겪지 않고 글로벌 유니콘으로 나아가는 데 디딤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이 미래의 유니콘이 될 초보 사장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Contents
● 들어가며
PART 1 특허·상표의 첫걸음
CHAPTER 01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면서
1. 가게 이름은? 회사명은 뭘로 짓지?
2. 기술개발하고 연구도 했는데
CHAPTER 02 시제품을 만들면서
1. 디자인이 멋진데?
2. 특허출원 명세서와 설계가 달라졌어요
3. 외부에 나갈 일이 자꾸 생기는데
CHAPTER 03 드디어 출시! 개업!
1. 간판, 그릇, 전단지도 주문했고
2. 거절이유통지서?
3. 저놈들이 베끼려는 것 같아요!
CHAPTER 04 사업이 커 나가고 있어요
1. 아이디어와 제품군이 늘어난다
2. 대표자의 권리와 법인의 권리
3. 접은 제품과 서비스는 어떻게 하나?
4. 관리는 어떻게 하세요?
PART 2 특허·상표로 세상 읽기
● 특허비용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 변리사는 왜 따져보지 않는가
● 일본은 왜 망하지 않나
● 변리사는 어떻게 선택해야 하나
● 가게 이름은 뭘로 지을까
● 상표검색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 특허를 왜 받으시려고요?
● 이미 소멸된 특허입니다
● 공짜도 비용이다
● 제 아이디어가 특허가 될까요?
● 제 작품을 디자인등록 받고 싶은데
● 지원사업 뭐 없나요?
● 내 아이디어는 이게 아닌데
● 사업계획과 지식재산권 스케줄링
● 설계가 바뀔 때
● 좋은 특허는 무엇인가
● 특허 평가 방법의 전환이 필요하다
● 내가 먼저 쓴 이름인데
● 디자인? 브랜드? 상호? 상표?
● 그래도 비용이 부담돼요
● 특허는 미국으로, 상표는 중국으로
● 특허, 이래서 받으려고요
● 누구를 향한 특허인가?
● 영감은 주기 싫고 보호는 받고 싶고
Author
장진규,정성훈
고려대학교에서 전자공학으로 학사 학위를, 정부 유학생으로 조지아텍에서 경영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양대학교 과학기술정책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포스데이타(주)의 이동통신 장비 사업 부문에서 미국, 말레이시아 등 해외 기업 및 정부와의 사업 개발 업무를 담당하였으며, 재직 중에 제43회 변리사 시험에 합격하였다. 변리사 자격을 취득한 후 국내 굴지의 특허법인인 남앤드남에서 퀄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등 글로벌 기업의 특허출원을 대리하였고, 삼성과 세종대에서는 특허 분쟁 대응, 라이선싱 및 기술사업화 업무를 담당하였다. 세종대에 재직하고 있을때에는 표준특허 라이선싱 풀의 실무 담당자로서 해외 기업들로부터 로열티를 받음으로써 기술무역 수지 개선에도 기여했다. 이후 제주지식재산센터에서 소상공인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예비 창업자 지원 프로그램을 수년간 운영함으로써 민간과 공공 부문을 두루 거쳤다. 강연 및 저술 활동으로는 수년간 한국발명진흥회와 대한변리 사회를 비롯하여 다양한 공공기관에 출강하여 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지식재산에 관한 강의를 했으며, 지식재산 제도 발전을 위한 고언들을 다양한 매체에 기고한 바 있다. 지식재산의 핵은 공유와 소통이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특허시스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려대학교에서 전자공학으로 학사 학위를, 정부 유학생으로 조지아텍에서 경영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한양대학교 과학기술정책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포스데이타(주)의 이동통신 장비 사업 부문에서 미국, 말레이시아 등 해외 기업 및 정부와의 사업 개발 업무를 담당하였으며, 재직 중에 제43회 변리사 시험에 합격하였다. 변리사 자격을 취득한 후 국내 굴지의 특허법인인 남앤드남에서 퀄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등 글로벌 기업의 특허출원을 대리하였고, 삼성과 세종대에서는 특허 분쟁 대응, 라이선싱 및 기술사업화 업무를 담당하였다. 세종대에 재직하고 있을때에는 표준특허 라이선싱 풀의 실무 담당자로서 해외 기업들로부터 로열티를 받음으로써 기술무역 수지 개선에도 기여했다. 이후 제주지식재산센터에서 소상공인과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예비 창업자 지원 프로그램을 수년간 운영함으로써 민간과 공공 부문을 두루 거쳤다. 강연 및 저술 활동으로는 수년간 한국발명진흥회와 대한변리 사회를 비롯하여 다양한 공공기관에 출강하여 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지식재산에 관한 강의를 했으며, 지식재산 제도 발전을 위한 고언들을 다양한 매체에 기고한 바 있다. 지식재산의 핵은 공유와 소통이라는 신념을 바탕으로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특허시스템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