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을 외면하고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던 분야를 최초로 집대성한 걸작이자
과학적 성과!” - 미셀 푸코
『광기와 성(Psychopathia Sexualis)』은 리하르트 폰크라프트에빙(Richard Freiherr von Krafft-Ebing)이 오스트리아 빈 대학에서 신경정신과 교수로 재직하던 1886년에 집필한 이래 오늘날까지 수많은 언어와 수많은 이본으로 출간되고 있는 정신의학과 심리학의 고전으로 국내 최초로 번역되었다. 폰크라프트에빙은 성병리학에 관한 최초의 문헌 중 하나인 이 책에서 헤테로섹스, 사디즘, 마조히즘, 호모섹슈얼, 헤테로 섹슈얼, 페티시즘이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창안해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은 20세기 초 유럽 대륙의 법의학과 정신의학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정신병리학의 ‘성서’로 간주된다. 그런데 전문적인 학술서적임에도 전문가뿐만 아니라 환자와 환우 가족, 동성애자, 이상성애자를 비롯해 일반 독자 모두가 오랜 세월 탐독해온 베스트셀러였다. 이는 단순히 사례를 나열하며 인간의 본능이 초래하는 갖가지 이상 심리와 행동을 파헤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겪고 있으며 그것 때문에 고통받던 사람들의 생생한 체험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 그동안 사회로부터 불온하게 여겨졌던 환자 또는 환자로서 의심받던 사람들의 폭로와 항변을 대변한 책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성적 일탈’이 정신질환과 관련된 문제를 밝히는데 평생을 바친 저자는 이 책에서 “성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넘어 “성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솔직하고 단호하게 밝힌다. 『광기와 성』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빠져들고 만 도착적 성 심리와 스스로 제어할 수 없었던 잔혹한 성범죄까지 198개의 사례를 살피며, 불운하게 유전으로 타고난 운명과 육신의 강압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기도 하다.
환자의 편지와 수기는 내밀한 기록문학의 독특한 기념비가 되었다. 수기를 남긴 사람들 모두 우리의 잠재 질환과 고통을 먼저 겪었을 뿐이다. 수많은 재해 사고가 빈번한 사회에서 그에 따르는 파괴적인 상처와 거의 백전백패일 수밖에 없는 싸움으로 그들은 만신창이가 되고 감옥보다 어두운 지옥의 이웃으로 절망하면서 사투했다. 이 책은 그런 사람들의 외침이자 비명이며, 용서받거나 사랑받기 어려운 이들의 독백이다. 죄를 자인하면서도 절대로 벗어나지 못하리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의 절규다.
- 본문 「저자와 저작 소개」 중에
저자 리하르트 폰크라프에빙과 이 책의 주요 이슈
· 성 이상 심리를 최초로 연구한 성 정신병리, 법의학의 선구적 저작으로 성과 관련된 역사에서 가장 뚜렷한 성과를 남겼다.
· 동성애, 헤테로섹스, 사디즘, 마조히즘, 페티시즘 등 성과 관련된 현대 의학 용어들이 모두 이 책에서 시작되었다.
· 빈 대학 수련의 시절, 프로이트는 폰크라프트에빙의 책이 나올 때마다 친필 서명을 받아 탐독했으며, 교수였던 그로부터 지지와 도움을 받았다.
· 칼 융은 바젤 대학에서 고고학 학위를 끝낼 무렵, 이 책을 읽고 전공을 ‘정신의학’으로 바꾸었을 만큼 결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 현대 프랑스 심리학과 정신의학을 대표하는 피에르 자네는 성행위의 사회성과 법의학적 중요성을 강조한 폰크라프트에빙을 프로이트보다 더 높이 평가했다.
· 살페트리에르 학파와 함께 신경정신과 연구의 또 다른 축이던 낭시 학파도 폰크라프트에빙을 정신적 지주로 삼았다.
· 철학자 미셸 푸코는 이 책을 “진실을 외면하고 슬그머니 꽁무니를 빼던 분야를 집대성한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 노골적인 표현을 피하기 어려운 부분을 라틴어로 집필했으나, 이 책은 전문가와 대중이 모 두 오랜 세월 탐독한 베스트셀러로서 출판의 역사에 진기록을 세웠다.
Contents
시작하며
Part 1 성생활의 심리
Part 2 일반 정신병리
뇌신경을 비롯한 몇 가지 성신경증
척추신경증
뇌신경증
Part 3 사디즘 만행과 폭행 그리고 쾌감의 상호관계
쾌감에 의한 살인 - 인육 먹기에 이른 사랑
시간증
여성에 대한 가학증
여자를 더럽히는 기벽
상징적 가학대음란증 - 여성에 대한 폭력의 또 다른 사례
물건에 대한 사디즘과 소년에게 가하는 채찍질
동물에 대한 가학 행위
여성이 벌이는 가학대음란증
Part 4 마조히즘 폭력과 복종의 상호관계
성욕을 충족하려고 학대와 치욕을 받으려는 성향
문인과 사상가의 정신이상
발과 신발에 대한 애착 - 페티시즘
잠재적 피학대음란증 - 치욕의 쾌감을 원하는 부적절한 행위
여성의 마조히즘
피학대음란증이란 무엇인가
피학대음란증과 가학대음란증
Part 5 페티시즘 여성의 신체와 복장에 얽힌 성욕
여성의 신체 일부에 대한 애착
여성 의류에 대한 애착
옷감에 대한 애착
Part 6 동성애 이성에 대한 성감 부재와 동성애 취향
후천적 동성애
선천적 질환으로서 동성애
정신적 쌍성
동성애자 또는 남성동성애자
여장남자와 남장여자
쌍성
Part 7 성도착의 진단과 예방 과학적 경험에 따른 선천성과 후천성 구별
Part 8 특수 정신병리 성장 과정의 심리적 억압
후천성 정신미약
간질
주기적 광증
조광증
색광증
우울증
히스테리
편집증(피해망상증)
Part 9 성범죄와 법의학 법정에서 다루는 성생활
노출증에 의한 풍속 침해
쾌감을 위한 강간과 살인
가학대음란증의 공격에 인한 충격과 상처,동물 학대
마조히즘과 성의 예속
애착증으로 인한 강간, 절도와 상해
풍기 문란 - 미성년자 추행
자연에 반하는 부도덕 행위
동성끼리의 음란 행위
페데라스티 - 청소년 상대의 성적 취향
여성동성애
근친상간
시간
피보호자에게 저지른 부도덕 행위
Part 10 성욕과 성생활 성생활의 기초가 되는 생리적 현상
저자와 작품 소개
사례 목록
참고 문헌
Author
리하르트 폰크라프트에빙,홍문우
리하르트 폰크라프트에빙 박사는 1840년 독일 만하임에서 태어나 1902년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작고했다. 박사는 1886년 『광기와 성(Psychopathia Sexualis)』을 발표하면서 억압받던 성의 과학적 이해를 위한 연구와 성 문제로 고통받던 환자의 치료에 평생을 바쳤다.
이 책은 나오자마자 정신의학계는 물론이고 성 문제에 관심이 깊은 수많은 사람의 필독서로 주목받았다. 박사는 스트라스부르 대학과 빈 대학에서 교수로 일했고 그라츠에 정신병원을 세워 작고할 때까지 이끌었다. 박사는 당시 열악한 정신병원의 환경을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최면요법을 개발하고 보급한 선구자였다.
『남녀의 사디즘』 등 박사의 저서들은 성의학과 범죄인류학의 토대로서 이후 후배 학자들과 동성애 인권운동가들의 고전이 되었다. 박사는 법의학에서 체사레 롬브로소 박사와 함께 양대산맥을 일구었다. 또 이른바 과학수사로 알려진 ‘포렌식’ 기법에서 성의 병리적 배경을 감안하도록 법정을 계몽했다. 박사는 자신이 직접 지어낸 ‘동성애자’ 등의 용어로서 설명한 애정 문제에 있어서 사회가 소수자로서 배척하는 사람들을 ‘인권’의 관점으로 볼 것을 주장했다. 박사는 완고하고 때로 무지막지한 사회의 편견을 경고하고 정신의학을 인간해방의 방향으로 드높였다는 점에서 위대한 인본주의 사상가로 칭송받고 있다.
리하르트 폰크라프트에빙 박사는 1840년 독일 만하임에서 태어나 1902년 오스트리아 그라츠에서 작고했다. 박사는 1886년 『광기와 성(Psychopathia Sexualis)』을 발표하면서 억압받던 성의 과학적 이해를 위한 연구와 성 문제로 고통받던 환자의 치료에 평생을 바쳤다.
이 책은 나오자마자 정신의학계는 물론이고 성 문제에 관심이 깊은 수많은 사람의 필독서로 주목받았다. 박사는 스트라스부르 대학과 빈 대학에서 교수로 일했고 그라츠에 정신병원을 세워 작고할 때까지 이끌었다. 박사는 당시 열악한 정신병원의 환경을 개선했을 뿐만 아니라, 최면요법을 개발하고 보급한 선구자였다.
『남녀의 사디즘』 등 박사의 저서들은 성의학과 범죄인류학의 토대로서 이후 후배 학자들과 동성애 인권운동가들의 고전이 되었다. 박사는 법의학에서 체사레 롬브로소 박사와 함께 양대산맥을 일구었다. 또 이른바 과학수사로 알려진 ‘포렌식’ 기법에서 성의 병리적 배경을 감안하도록 법정을 계몽했다. 박사는 자신이 직접 지어낸 ‘동성애자’ 등의 용어로서 설명한 애정 문제에 있어서 사회가 소수자로서 배척하는 사람들을 ‘인권’의 관점으로 볼 것을 주장했다. 박사는 완고하고 때로 무지막지한 사회의 편견을 경고하고 정신의학을 인간해방의 방향으로 드높였다는 점에서 위대한 인본주의 사상가로 칭송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