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나를 표현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인간이다. 물론 내적 형식으로만 그렇다. 그래서 아직 글을 쓴다. 나를 표현하지 않는 삶은 내게는 삶이 아니다. 내가 어떤 인간인지. 어떤 감각과 감정을 느끼고 사는지. 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생각은 무엇인지. 나는 계속해서 나를 뒤적거리곤 한다. 그토록 나는 ‘존재’에 목말라 있었다. 그리고 나란 존재는 결국 나 스스로가 아니라 타인으로부터 완성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내가 만난 무수한 타인으로부터 서서히 내가 되었다. 이 책은 그 타인들에 관한 이야기다. 그러한 타인들로 하여금 발견된 ‘나’의 이야기다. 이 책에 나라는 사람을, 그 사람이 다른 사람을 보고 느낀 무언가를, 또 누군가에게 남겼을 흔적에 대해 썼다. 오래 담아둔 넋두리를 쏟아낸 기분이다.
나는 늘 내 속에 숨어 있는 인간이다.
이제는 ‘나’라는 작은 집 안에 있지 않고 문을 열고 나가 누군가를 안아 보려 한다.
오늘도 우리는 서로에게 무엇이 되며 살아간다. 아픔이 되고 슬픔이 되고, 여유가 되고 안정이 된다. 애잔한 연민이 되고, 불편함과 부러움이 되고, 분노나 경멸이 되기도 한다. 가벼운 자유와 편안한 쉼터도 된다. 그토록 누구나 끊임없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그때 우리가 그 영향을 긍정할 수 있다면. 받아들이되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면. 스스로 고유하게 존재하고, 나아가 타인에게 어떤 사람으로 남기를 스스로 결정지을 수 있다면. 조금은 더 살만한 세상이 될지도 모르겠다.
Contents
작가의 말 4
첫 글 10
사실 사람이 좋다
섬 14
형벌 16
안부 18
희생 20
어떤 젊음 22
겨울나기 25
부디 존재하기를 28
연대 34
거울 37
거울2 40
거울3 43
물음과 만남 45
양가감정 48
양가감정2 55
체념하거나 인내하거나 61
체념하거나 인내하거나 66
더러운 나에게 70
경솔한 판단 74
말 77
사람 구경 82
사람 구경2 85
감당과 증오 87
사랑받고 싶다는 오만 92
순간 97
어느 가을날 100
넘어진 진심들
미련 110
주인 113
반항 115
다만 인연을 따를 것 120
이내 126
짝사랑 129
다음 주에 비가 온다 했다 132
소주잔 소리 137
우는 사람을 보며 143
밝은 슬픔 149
등 152
어딘가에서 무사하기를 156
버릇 160
함께 버틴다는 것 164
유연한 굳은살 170
마음의 주인 179
우아한 혼자 184
필름 사진 190
꿈 192
누군가에게 무엇이 되어
존재 200
명멸하는 별들 201
보이지 않는 너를 보고 싶다 203
아름다운 가벼움 206
광안리에서 211
덤덤한 미소 217
악과 아름다움 221
작별 인사 227
오류 233
피곤하다는 권위 238
공감이라는 환상 242
빈 그릇 247
은혜받은 가해자 252
갈등 257
우리는 이토록 서로를 모르고 264
소망들 271
회상 274
우연한 전율 278
썩 괜찮은 태도 286
연초에 294
쓰는 마음 300
마치는 글 302
Author
신대훈
99년 출생
쓰는 사람
아무 할 말이 없거나
너무 할 말이 많아서
글을 쓴다.
모든 생을 세밀히 사려하고 연민하는 인간이 되려 한다.
지은 책으로 에세이 『결국 모든 날이 괜찮지 않았지만』이 있다
인스타그램 @eou_ns
99년 출생
쓰는 사람
아무 할 말이 없거나
너무 할 말이 많아서
글을 쓴다.
모든 생을 세밀히 사려하고 연민하는 인간이 되려 한다.
지은 책으로 에세이 『결국 모든 날이 괜찮지 않았지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