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사상가 리베카 솔닛의 주저 『야만의 꿈들』이 출간되었다. 『야만의 꿈들』은 솔닛 스스로 “내가 쓴 책 대부분이 뿌리를 두고 있는 출발점”이라 일컬은 책으로, 한국에는 처음으로 번역 소개된다. 이후 솔닛이 발표하게 되는 걸출한 대표작들은 모두 이 책에서 뻗어 나온다. 솔닛이 『야만의 꿈들』을 쓰면서 걸은 무수한 길들은 걷기에 관한 성찰을 담은 『걷기의 인문학』을 낳았고, 이 책은 밀도 높은 에세이이자 예술비평서인 『길 잃기 안내서』, 『멀고도 가까운』, 『그림자의 강』의 집필로 이어졌으며, 『야만의 꿈들』이 품고 있는 시민사회와 대항서사에 대한 관심은 『이 폐허를 응시하라』를 탄생시켰다. 이번에 출간되는 한국어판은 새로운 후기가 추가된 20주년 기념판을 저본으로 삼았다.
“네바다 핵실험장은 내게 글 쓰는 법을 가르쳐주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은 희망을 품는 법을 가르쳐주었다.”(18쪽) 『야만의 꿈들』은 우리가 장소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 더 나아가 장소와 어떻게 관계 맺어야 하는지를 숙고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책이다. 책은 젊은 시절 반핵운동에 활발히 참여했던 솔닛의 경험으로부터 출발한다. 솔닛과 동료 활동가들은 수십 년간 벌어져온 핵실험을 저지하고자 네바다 핵실험장으로 걸어 들어가고, 솔닛은 이곳에서 미 서부의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만난다. 이 책은 네바다 핵실험장과 요세미티 국립공원이라는 두 장소를 무대로 하여, 자연과 인간, 원주민과 침략자, 풍경과 문화의 관계를 탐색하는 지적이고도 참여적인 작업이다.
한편 이 책은 리베카 솔닛의 장기이자 이후 다른 많은 작가들의 모델이 된 글쓰기, 즉 개인의 경험, 연구에 기반한 역사와 분석, 시적인 묘사를 하나의 흐름으로 구현하는 글쓰기가 완성된 책이기도 하다. 솔닛은 미 서부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발굴하는 역사가인 동시에, 시민운동의 현장을 기록하는 활동가이자, 풍경과 예술을 다루는 비평가의 목소리로 동시에 말한다. 솔닛을 잘 알고 있는 독자들에게는 깊이 있는 인문 에세이스트로서 솔닛의 글쓰기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를 되짚어주는 기쁨을 주는 책이, 솔닛을 처음 만나는 독자들에게는 이 혼합물적 성격의 글쓰기가 선사하는 독서의 즐거움을 여실히 맛볼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Contents
20주년 기념판에 부치는 서문 | 풍경이 가르쳐준 것
감사의 말
1부 먼지, 미래를 지우다: 네바다 핵실험장
사방팔방으로
양초로 달려드는 나방처럼
만우절
나무들
리제 마이트너의 보행 신발
골든아워와 아이언 카운티
루비 밸리와 목장
전쟁
거북과 나란한 속도로
2부 물, 과거를 망각하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무지개
구경꾼들
풍경에 액자 씌우기
사라지는 (잔존하는)
정원에 피어오른 불
뱀의 이름
자비의 강으로
새비지의 무덤
원점으로
1999년판에 부치는 후기
참고 문헌
주
Author
리베가 솔닛,양미래
예술평론과 문화비평을 비롯한 다양한 저술로 주목받는 작가이자 역사가이며, 1980년대부터 환경·반핵·인권운동에 열렬히 동참한 활동가이기도 하다. 국내에 소개된 작품으로 『멀고도 가까운』, 『걷기의 인문학』, 『길 잃기 안내서』, 『마음의 발걸음』, 『야만의 꿈들』, 『어둠 속의 희망』, 『이 폐허를 응시하라』,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이것은 이름들의 전쟁이다』, 『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 등이 있으며, 『그림자의 강』으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래넌문학상, 마크린턴역사상 등을 받았다. 『멀고도 가까운』으로 2013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2010년 미국의 대안잡지 《유튼 리더》가 꼽은 ‘당신의 세계를 바꿀 25인의 사상가’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예술평론과 문화비평을 비롯한 다양한 저술로 주목받는 작가이자 역사가이며, 1980년대부터 환경·반핵·인권운동에 열렬히 동참한 활동가이기도 하다. 국내에 소개된 작품으로 『멀고도 가까운』, 『걷기의 인문학』, 『길 잃기 안내서』, 『마음의 발걸음』, 『야만의 꿈들』, 『어둠 속의 희망』, 『이 폐허를 응시하라』,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이것은 이름들의 전쟁이다』, 『세상에 없는 나의 기억들』 등이 있으며, 『그림자의 강』으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래넌문학상, 마크린턴역사상 등을 받았다. 『멀고도 가까운』으로 2013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2010년 미국의 대안잡지 《유튼 리더》가 꼽은 ‘당신의 세계를 바꿀 25인의 사상가’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