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배 애도 적대

자살과 한국의 죽음정치에 대한 7편의 하드보일드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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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1/12/20
Pages/Weight/Size 140*210*30mm
ISBN 9791192085067
Categories 사회 정치 > 사회학
Description
“이 죽음에서 자유로운 이는 아무도 없다”

한국 사회의 ‘죽음의 스펙터클’
자살이 이 사회의 비참을 증거한다는 점을 당연히, 여전히 생각한다

죽음의 정치학―일곱 편의 긴 애도문 혹은 에세이


종교나 문화뿐 아니라 정치 역시 죽음을 매개물로 한다. 또는 정치란, 공동체 안에서 발생하는 죽음을 처리하고 죽음과 싸우고 다스리는 일에 다름 아니라고도 할 수 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정치는 늘 죽음에 개입하고 사람들의 애도와 죄책감을 사용해왔다. 민주화의 과정에서 희생된 숱한 죽음들은 물론이거니와 지금 이 순간까지도 한국 사회에는 감당하기 어려운, 너무나 아픈, 때로는 무책임한, 죽음(자살)이 끊이지 않았다. 이렇듯 비통하고 때 이른 죽음을 야기한 것은 바로 이 나라의 정치며 사회이고, 한국 사회는 그런 죽음들이 초래한 어둡고 비통한 ‘마음’을 또 에너지로 삼아 전후좌우로 비틀대며 나아간다. 이 책은 그러한 집합적 감정의 에너지, 즉 정치적 ‘정동(情動)’의 발생과 효과를 분석함으로써, 자살이 이 사회의 비참 또는 관계의 한계를 증거한다는 점을 다시금 깊이 성찰케 한다.

1991년 봄 이른바 ‘분신 정국’에서 산화한 꽃다운 젊은 ‘그들’을 비롯해 1980-90년대 ‘열사’들의 죽음, 그리고 2000년대로 이어지는 ‘노동자’들의 죽음과 노무현·노회찬·박원순 등 정치인들의 죽음, 그리고 대한민국 공직자들의 잇단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의 죽음의 정치학 또는 한국 정치의 감정구조의 메커니즘을 살펴본다. 나아가 최진실·설리·샤이니 종현 등 연예인들의 자살 사건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잔혹한 사회’의 면면을 들여다보며, 한국 사회의 자살 현상과 자살 문제의 전망을 고찰해본다.

“자살은 자신이 가해자이면서 동시에 피해자가 되는 죽음의 형식이다. 거의 모든 자살의 밑바탕에는 사회적 타살이라는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으며, 바로 여기에서 죽음의 정치학이 탄생한다. 그것은 인간 존재의 본질에 관한 핵심적 탐구 주제로서, 철학적이고 역사적이며 전체 사회를 비추는 사회학적 거울이기도 하다. 특히 소용돌이로 점철된 한국 현대사에서 그러한 죽음이 미친 사회적 영향력은 말할 수 없이 크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에 관한 진지한 성찰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그 불편한 진실을 정면으로 응시할 용기와 그것을 꿰뚫을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지적 공백을 메우려고 부단히 노력해온 연구자다. 문학적 기반 위에서 사회학적 상상력을 발휘하는 그의 작업들은 한국 사회의 자살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만나 더욱 더 빛나는 통찰력을 보여준다. 그런 그가 우리 사회가 민주화를 거치는 동안 생사의 경계를 넘어간 수많은 희생자들과 정치인들의 죽음을 애도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책을 완성했다. 그의 지적 고투에 따뜻한 격려를 보내며, 이 책이 한국 사회의 죽음의 정치학에 관한 풍부한 이론적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원한다.”
_ 정근식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Contents
머리말

서설: 끝나지 않은 5월, 1991년
어둠이 빛을 이긴다 │ 패배의 기억, 어둠의 심연 │ 젊은 삶/죽음 │ 패배의 효과, 아포리아 │ 열사 그리고 애도 │ 끝나지 않은 5월

1부 - 열사

01. 열사의 정치학, 기원에 대하여

‘민주화’와 열사
‘열사들’과 시대 │ 젊은 죽음, 살아남은 자의 슬픔 │ ‘열사의 시대’ 이후, 추방된 죽음들

죽음의 정치, 열사의 정치학
누가 ‘열사’인가, ‘열사’의 사회언어학 │ 죽음의 형식들, 기억되거나 기억되지 못하거나 │ 노동운동과 열사

노동열사 정치: 전태일에서 1990년대까지
분신: 숭고의 스펙터클, 최후의 ‘도덕적’ 무기 │ ‘민주화’ 이후의 노동자의 죽음: 1990년대의 ‘노동열사’ │ ‘강성 노조’ 혹은 ‘노조의 전투성’에 대하여

02. 오월 혹은 요절: 죄의식의 계승과 젊은 죽음에 관한 두 개의 고찰

5월 광주, ‘1980년대적 죽음’의 사회적ㆍ도덕적 연원
‘1980년대적’인 죽음 │ ‘애도되지 못한 죽음’의 죄의식 │ 1986년 5월, 스물세 살 박혜정

이념과 ‘삶’ 사이에 있는 것: 1991년 5월, 열아홉 살 박승희
‘나’와 ‘너’, 죽음과 상호작용하는 정동 │ 이념의 정치적 맥락 │ 두 개의 결론: 죽음의 개별성과 역사성

03. 고독한 죽음들: 2000년대 이후의 노동열사

신자유주의와 2000년대 이후 노동자의 죽음
세계화의 덫, 또 다른 제단에 바쳐진 목숨들 │ 1991년과 2003년 사이: 이현중·이해남 씨의 죽음 │ 죽음 앞의 고독: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죽음 │ 21세기형 ‘합법적’ 노동탄압: 손해배상소송과 노동억압의 신자유주의화

전태일 유서가 여전히 쓰이는 나라
노동의 분할, 여전히 ‘해고’는 살인이다 │ “열사의 칭호를 던지지 마세요”: ‘열’에서 ‘울’로 │ 결론을 대신하여: 두 개의 불가능함 사이에서

2부 - 애도의 정치, 증오의 정치

04. 노무현 애도사事/史: 한국 정치의 감정구조에 대하여

‘이 죽음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다’
2009년 5월 23일, 새로운 정치사의 시작 │ “정치하지 마라” │ 대통령의 죽음, 그리고 ‘가부장-국가’의 ‘가족-로망스’ │ 7일간의 장례식, ‘미안함’이라는 정동 │ 복수심: 증오와 죽음의 정치 │ “미안해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애도의 정치, 증오의 정치
엘리트 특권동맹의 공포·조롱·혐오 │ 죄의식과 우상화, 그리고 애도를 정치에 이용하기 │ 촛불혁명 이후, 끝나지 않은 원한의 정치 │ ‘노무현 정신’은 무엇인가: 횡령된 애도, 박제된 애도

05. 죽음, 책임, 명예: 대한민국 공직자들의 자살

다양한 사건들의 공통점
세속의 ‘승리자’들의 자살 │ 자살 유발자, 검찰 │ 죽음을 통해 생각하는 한국 사회의 지배구조와 문화정치

노회찬의 죽음, 애도와 반(反)애도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 애도와 반애도 사이의 심연 │ 추모와 과제, 연민과 공동체의 윤리

‘회사원’ 최 씨의 죽음: 어느 경찰공무원의 선택이 말해준 것들
국정원 비위와 직원들의 연쇄 자살 │ ‘정윤회 문건’ 사건이 쏘아올린 공 │ 누가 범인이 될 것인가, ‘몰아가기’의 공포 │ 유서에 담긴 회사(경찰), 언론, 동료 │ 언론은 책임이 없는가 │ ‘진상 규명’이란 결국 화해와 회복적 정의 │ ‘명예자살’은 명예로운가 │ 정치가 야기하는 자살: 정치의 잔혹함과 회피로서의 자살

소결: 극단의 진영정치와 ‘진보’에 대하여
‘진보’의 윤리: 인간은 완벽하지 않기에, 더 깨끗하고 도덕적인 ‘정치’를 원한다

3부 - 잔혹한 사회, 취약한 인간

06. 연예인의 자살과 한국 사회: 2000년대 이후의 ‘잔인성 체제’

‘블랙 카펫’ 위의 연예인들: 최진실, 설리, 샤이니 종현의 죽음을 중심으로
대중의 갈취, 존재론적 불안 │ 최진실, 연예인-여자의 일생 │ 설리, ‘아이돌’과 착취 그리고 죽음 보도 경쟁 │ 연예인-베르테르 효과 │ 샤이니 종현, 내면의 우울과 과로하는 삶

관종의 시대, 연예인화되는 삶과 죽음정치
연예인으로 살아가기, 연예인을 ‘소비’하기 │ 주목경쟁, 만인의 연예인화 │ ‘화려한 인생’이 지불하는 것

07. 보이는 심연, 고착된 구조: 2010년대 이후 한국 사회의 자살과 자살예방정책

자살예방법과 자살예방정책
자살에 대한 사회의 의무, ‘자살예방법’ │ 자살예방정책의 영향 │ 유가족이 자살 사건에 대해 말하기, ‘심리부검’의 의의와 한계 │ 유가족에 대한 위로와 애도

‘극단적 선택’에 이르는 경로들
한국인의 82개 자살 위험요인 │ 생애주기·연령대별 자살 요인 │ 10대 청소년: 따돌림, 학교폭력 │ 20-30대: 청년 여성 자살률의 증가 │ 30대 직장인: 고용문제와 ‘직장 내 갑질’ │ 40-50대 중년 남성: 자살자도 가장 많은 세대 │ 40-60대 중장년 여성: 돌봄, 가족, 갱년기 우울의 문제 │ 최고의 노인 자살률, 고통을 해결하는 수단으로서의 자살

알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것: 자살 문제의 전망
노동과 자살: ‘과로’와 직장인 자살의 경로 │ ‘잔인성의 체계’의 최전선 │ 자살예방사업 업그레이드? ‘사회적 정신건강’을 향한 길 │ ‘자기책임주의’라는 이데올로기의 덫 │ ‘죽음의 스펙터클’

Author
천정환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부산 출생. 한국 현대 문화사와 문학사 연구자. 「‘문화론적 연구’의 현실 인식과 전망」(2007), 『문학사 이후의 문학사』(2013) 『근대의 책 읽기』(2003) 등을 발표하여 한국 현대문학사 연구의 폭을 넓히고, 『대중지성의 시대』(2008), 『조선의 사나이거든 풋뽈을 차라―스포츠민족주의와 식민지 근대』(2010), 『자살론―고통과 해석 사이에서』(2013), 『시대의 말 욕망의 문장―123편 잡지 창간사로 읽는 한국 현대 문화사』(2014) 등을 썼다. 『혁명과 웃음―김승옥의 시사만화 <파고다영감>을 통해 본 4·19 혁명의 가을』(공저, 2005), 『1960년을 묻다―박정희 시대의 문화정치와 지성』(공저, 2012) 등을 통해서도 역사적 문화연구, 또는 문화정치사 연구의 지평을 개척해왔다. [역사비평], [문화/과학] 편집위원. [경향신문], [한겨레] 등에 칼럼이나 기획 연재물을 실어왔고, 인문학협동조합, 민교협, 지식공유연대 등을 통해 학술 운동에도 참여하고 있다.
성균관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부산 출생. 한국 현대 문화사와 문학사 연구자. 「‘문화론적 연구’의 현실 인식과 전망」(2007), 『문학사 이후의 문학사』(2013) 『근대의 책 읽기』(2003) 등을 발표하여 한국 현대문학사 연구의 폭을 넓히고, 『대중지성의 시대』(2008), 『조선의 사나이거든 풋뽈을 차라―스포츠민족주의와 식민지 근대』(2010), 『자살론―고통과 해석 사이에서』(2013), 『시대의 말 욕망의 문장―123편 잡지 창간사로 읽는 한국 현대 문화사』(2014) 등을 썼다. 『혁명과 웃음―김승옥의 시사만화 <파고다영감>을 통해 본 4·19 혁명의 가을』(공저, 2005), 『1960년을 묻다―박정희 시대의 문화정치와 지성』(공저, 2012) 등을 통해서도 역사적 문화연구, 또는 문화정치사 연구의 지평을 개척해왔다. [역사비평], [문화/과학] 편집위원. [경향신문], [한겨레] 등에 칼럼이나 기획 연재물을 실어왔고, 인문학협동조합, 민교협, 지식공유연대 등을 통해 학술 운동에도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