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과 사회적 고립이 소수자의 몸을 어떻게 아프게 하는지 질병의 원인을 개인이 공동체와 맺는 관계의 맥락 속에서 연구하며 우리 사회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보건학자 김승섭 교수의 신작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가 출판사 난다에서 출간되었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 『우리 몸이 세계라면』에 이은 그의 세번째 단독 저서이기도 하다. 크게 이 책은 ‘트라우마 생존자의 이야기’를 주제로 하고 있다. 천안함 생존장병의 ‘이야기’를 필두로 세월호 생존학생 이야기를 동시에 하고 있는, 아주 어려우면서도 몹시 힘든 책이기도 하다. ‘한국 사회에서 피해자가 된다는 일’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여러 사례의 연구도 함께 들여다볼 수 있는 아픈 책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들려주는 생존장병의 이야기들은 천안함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과 진영논리에 휩싸여 정작 이후의 시간을 살아가야 했던 재난 생존자의 고통에 무관심했던 것은 아닌지, 나와 너는 다른 사람이라고 선을 긋고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았던 것은 아닌지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여기 동료를 잃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과 함께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고민을 나눌 출발점에 우리는 서 있다. 김승섭 교수는 말한다. 천안함 사건은 폭침 당일에 한정된 용어가 아니라, 그 이후 천안함을 대하는 한국 사회의 태도를 모두 포괄하는 단어가 되어야 한다고. 이 이야기를 함께 만나달라고. 천안함 사건에서 출발한 이 요청은 소방공무원, 세월호 생존 학생, 성소수자, 쌍용차 해고노동자 등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부분들과 교차하며 쉽게 답할 수 없지만 “포기하기엔 너무도 절실한 질문”을 만나게 해준다. 아파도 아프다고 말할 수 없고 그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던 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일은 한국 사회가 어떠한 곳이고 우리가 누구인지를 그들의 눈을 빌려 바라보는 일이 될 것이다.
Contents
책머리에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이 있으면 꼭 용기를 내주세요 7
전주 천안함 침몰 후 58명의 장병이 사건 현장에서 구조되었다 21
1부 PTSD, 세상 어디에서나 일상 누구에게나 31
부기 “너희가 원할 때 상담할 수 있어” 67
―단원고 전 스쿨닥터 김은지 선생과의 만남
2부 패잔병은 잘못된 호칭입니다 79
부기 미래의 피해자들은 이겼다 113
─피우진 전 보훈처장과 고(故) 변희수 하사
3부 한국 사회에서 피해자가 된다는 일 133
부기 우리가 인간으로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 181
4부 천안함은 산업재해 사건입니다 193
부기 실은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237
후주 ‘이야기’할 수 있다면, 슬픔은 견뎌질 수 있다 257
Author
김승섭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지워싱턴대학교 보건대학원 강사를 거쳐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보건정책관리학부와 동대학원 보건과학과 부교수를 역임했다. 2022년 3월부터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부교수로 일할 예정이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회적 약자의 건강을 연구하는 보건학자다. 결혼이주여성, 성소수자, 세월호 참사 생존학생, 재소자,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가족, 화장품 판매직 노동자, 천안함 생존장병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지은 책으로 『아픔이 길이 되려면』 『우리 몸이 세계라면』이 있으며, 『장애의 역사』를 우리말로 옮겼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하버드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지워싱턴대학교 보건대학원 강사를 거쳐 고려대학교 보건과학대학 보건정책관리학부와 동대학원 보건과학과 부교수를 역임했다. 2022년 3월부터 서울대 보건대학원 환경보건학과 부교수로 일할 예정이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회적 약자의 건강을 연구하는 보건학자다. 결혼이주여성, 성소수자, 세월호 참사 생존학생, 재소자,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와 가족, 화장품 판매직 노동자, 천안함 생존장병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지은 책으로 『아픔이 길이 되려면』 『우리 몸이 세계라면』이 있으며, 『장애의 역사』를 우리말로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