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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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3/06/13
Pages/Weight/Size 125*200*15mm
ISBN 9791191277685
Categories 소설/시/희곡 > 시/희곡
Description
송만철 시집 『흙에서』
흙에 선 자의 간고한 노래


전남 보성에서 농사를 짓고 살아가는 송만철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이다. 신산스러운 농촌의 삶을 전라도 입말로 생생하게 그려온 시인의 그동안 행보는 여전하지만[“요양원으로 간 원산 할매 집” “문지방에 걸린 방 빗자루야/토방 핸삐짝에 굴러다닌 신발짝아/먼지 들썩거린 물레에 멈춰버린 바람아”(「이 집」)], 이번 시집에서는 흙에 뿌리박고 살아가는 뭇 생명들의 몸짓을 있는 그대로 감각화한 시편들이 새로운 특장으로 다가온다. 시인도 이제 이순을 지난 것이다.

“밭뚝질이 무엇이랴/대밭질이 무엇이랴//지땅에서 해름판을 낚아챈 소가 냅따 튀어가는 집/마당에 할매가 받아놓은 깅물통 바닥까지 핥던 소//부릅뜬 눈으로 어둑한 애양깐으로 가고”(「그 때」 부분).

사람살이 가축살이 온갖 일이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더 근원적인 것은 배부르게 먹고 푹 잘 수 있는 처소일 것이다. 그 근원을 헤칠 때 이 세계는 사달이 난다. [“논둑길 고랑길 제초제로 누렇게 말라버린 길들뿐인디”(「절박」), “들이닥친 순사들에 밥상 뒤엎어지고 끌려간 큰아부지”(「여순항쟁」)]

시인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 혹은 ‘사람만이 희망이다’라는 목청보다는 사람으로 인해 사라져버린 길들을, 뭇 생명들을 소환한다.

햇살이 꿰어찬 산들바람아 인자 어디로 갈래 새들아//숲이 베어지고 칠퍼덕한 나무들/토막쳐진 봄여름가을겨울//산길이 뚫리며/길이 길이 길들이 사라졌구나//사람이 만물의 영장이라고!/사람만이 희망이다, 고!(「길이」)

21세기 농촌의 피폐한 현실을 증언하고 문명과 위정에 대해 비판적 시선을 견지해온 시인은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스스로를 성찰하면서 자연과 우주 앞에 겸허히 서 있다.

눈이 있어 눈만 떠 온 날들이 얼마나 귀가 막히냐/인자, 눈 감고 귀동냥으로 연명하리라//이 들판 저 냇가 햇살도 귀로 만져 보리라/하루내 비안개 깔린 산녘도 귀로 보아 두리라(「이순」)

말이 필요 없습니다/뭐라고 한 줄 끄적대는 것도 큰 죄입니다//눈 내린 산에 그냥 그대로 눈(目)멀랍니다(「눈, 희나 흰」)

송만철 시인은 1957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났다. 1996년 『불교문예』로 등단해 시집 『참나리꽃 하나가』, 『푸른 빗줄기의 시간』, 『엄니』, 『들판에 다시 서다』, 『물결』을 펴냈으며 송수권시문학상(남도시인상)을 수상했다.
Contents
5 시인의 말
11 식칼
12 봄 기척
13 이순耳順
14 생들아
15 그 때
16 기다림
17 연기緣起
18 묵묵默默
19 한 넋
20 그림
21 오딜게
22 열망
23 가리다
24 간절함
25 두 할매
26 순연純然
27 삶
28 사라진
29 가자
30 봐
31 바굿뎅이
32 밤이
33 때가
34 결의決意
35 멀지라
36 이, 뭐꼬
37 어디로
38 여순麗順항쟁
39 부엉이
40 밤근무
41 눈雪
42 우주야
43 비상
44 바람아
45 강진하네가
46 나그네
47 항쟁抗爭
48 죽창
49 역설逆說
50 폿죽이
51 몰랑집
52 항꾸네
53 아부지
54 째보집
55 동네 한 바퀴
56 눈, 희나 흰
57 빨래터
58 절박切迫
59 산바래기
60 시방
61 길이
62 이 집
63 장골
64 새
65 막심莫甚
66 비참悲慘
67 똥
68 그 어디나
69 저 먼
70 비장悲壯
71 풍경風磬이
72 강리江里
73 엄니가
74 신
75 덕산포구
76 구운夢
77 땔감아
78 어쩌리까
79 닥쳤다
80 이변異變
81 지랭이들아
82 확!
83 봄빛

87 발문 다시 흙에서 _ 송한울
Author
송만철
1957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났으며 1996년 『불교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참나리꽃 하나가』, 『푸른 빗줄기의 시간』, 『엄니』, 『들판에 다시 서다』, 『물결』이 있으며 송수권시문학상(남도시인상)을 수상했다. 현재 농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1957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났으며 1996년 『불교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참나리꽃 하나가』, 『푸른 빗줄기의 시간』, 『엄니』, 『들판에 다시 서다』, 『물결』이 있으며 송수권시문학상(남도시인상)을 수상했다. 현재 농민으로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