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어느 장르보다도 삶의 연륜이 필요하다. 가장 함축된 언어로 세상을 이야기하고 사유 깊은 은유로 인생을 말하기 때문이다. 젊은 날에 시가 반짝이는 상상력이나 현란한 기교로 즐기는 단계라면 삶의 질곡을 알고 애증의 참맛을 알게 되는 나이가 되면 억지로 치장하거나 덧칠하지 않고 발가벗음도 부끄럽지 않는 진솔함이 오히려 감동을 가져다준다. 그런 의미로 보면 「벌초」를 비롯한 「허물」, 「도시락」, 「아버지의 추억」, 「어물전」의 시들은 지나온 삶의 뼈대를 가감 없이 보여주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음을 본다.
정 시인의 시는 일반적으로 표출되는 회의나 좌절. 혹은 소외의 정서보다는 긍정적인 사유를 가지고 있는 그대로 숨기지 않는 그 진정성에서 시가 한층 더 돋보이고 있다. 시인은 애증의 집착에서 벗어나 초월자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고 생명에 대한 존엄성과 삶의 순명을 겸손히 받아들일 때 시가 꽃 중의 꽃이 되는 것이다.
- 이훈식(시인, 서정문학 발행인)
Author
정연희
[서정문학] 시 부문으로 등단했고, 운영위원으로 있다. 대구 형상시학 시 창작회의 회원으로 있고, 이달의 시인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서정문학] 대구 경북 지회 부회장으로 있다. 시집 『달빛 조각이 심장을 두드릴 때』를 썼다.
[서정문학] 시 부문으로 등단했고, 운영위원으로 있다. 대구 형상시학 시 창작회의 회원으로 있고, 이달의 시인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하였다. 현재 [서정문학] 대구 경북 지회 부회장으로 있다. 시집 『달빛 조각이 심장을 두드릴 때』를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