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자pooja에는 산 자를 위한 삶의 철학이 깃들어 있다. 소멸은 탄생을 기다린다. 그리하여 삶은 죽음 이전과 이후로 이어지면서 죽음을 온전히 떠나지 못하는 것이 된다. 푸자pooja에서 비평의 순간이 다시 깨어나는 체험을 했다. 언어란 삶을 찍어가며 죽음에 얹는 것이라고, 문학이란 이렇게 생생한 과거로 채워진 현재의 그리움을 언어로 새기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왜소해지는 나 자신을 인정하며 삶과 죽음이라는 오래된 명제에 젖었던 시간이여. ‘푸자의 언어’는 그렇게 탄생했다.
재난災難을 살아내며 국가적, 사회적, 개인적 ‘죽음’을 자주 목도한 때문인지 슬픔과 텅 빈 고요가 오간다. 강가의 모래처럼 젖은 문장을 건너고 있는 나의 비평에게 위로를 건네고 싶다. 재滓가 되어야 다시 생명으로 태어날 것을 아는 '푸자' 앞에 한 줄 부질없는 언어를 바친다.
- 「책머리에」 중에서
Contents
책머리에 _ 004
1부 ■ 기억
한이 쌓일 시간, 마음이 깊어질 시간 _ 012
‘루淚’의 감정과 슬픔의 표식들 _ 017
시인 앞의 생 _ 025
기억들 _ 043
‘푸른 편지’와 소환된 ‘그리움’ _ 050
피에타, 피에타 - 박서원의 시 _ 058
원죄의식과 환부患部의 시 _ 069
나의 위태로운 정글 혹은 고독한 영혼의 시 _ 081
‘우리’는 없지만 _ 087
고독한 자아를 품는 방식 - 김언의 시 _ 093
‘기억’의 발성과 비가悲歌 _ 100
눈물의 정량과 ‘슬픔’의 칼날 하나 _ 107
내면을 향하는 시선과 목소리 _ 114
슬픔이 부르는 이름 혹은 울음 _ 125
기억의 깊이 _ 131
미지未知의 시간이 된 과거 _ 140
조건 없는 그림자처럼 내밀한 세계와 내상內傷의 언어들 _ 145
‘울음’의 계보 _ 152
저기 ‘나무 한 그루’의 (슬픈)마음 - 안희연의 시 _ 059
2부 ■ 바깥
질문들 _ 164
사랑의 바깥 혹은 혼자의 세계를 위하여 _ 169
결핍의 방향 ‘오른쪽’ _ 177
스타일style을 찾아서 _ 189
‘음박치’의 노래 혹은 ‘작은 우주’로서의 시詩 _ 196
항심恒心과 문세問世의 시학 _ 208
천 개의 색色 혹은 색色의 상상력 _ 219
시적 대상과 관찰의 시 _ 226
균열龜裂을 바라보는 시선 _ 231
‘서성이다’와 ‘웅얼거리다’의 사이 _ 238
‘장마’의 자세 - 박준의 시 _ 242
불가능성의 모험 혹은 가능성의 아르케를 찾아서 _ 244
‘빠루’의 시학: ‘파놉티콘’에서 ‘빠루’까지 _ 252
풀들의 언어 혹은 ‘잡놈’의 서사 _ 259
독獨, 유머 그리고 일상의 형이상形而上 _ 268
탱자나무, 징, 십대훈령이 전하는 말 _ 284
삶, 노동, 시 - 사라지는 것과 살아가는 것들에 대한 기록 _ 290
‘5·18’과 ‘오월’의 시 _ 301
‘이곳’이 아닌 ‘저곳’ 혹은 모순矛盾으로 되돌아오는 삶 _ 319
3부 ■ 풍경
환경의 변화와 재난시詩 _ 330
언택트와 콘택트 혹은 보이는 것과 보는 것 _ 345
두 세계의 풍경과 스윙바이swing-by _ 350
친밀한 혹은 불친절한 - j와 ‘나’의 세계 _ 356
오해와 거짓말의 모멘트 _ 364
침묵이라는 말과 사라지려는 말 _ 378
무거운 영토, 본향本鄕의 시 _ 382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과 풍경風景의 시학 _ 388
시의 화자와 독자 _ 401
‘현상’들 _ 408
색色과 빛을 위한 연사戀辭 _ 418
붉음血의 자리 혹은 혈맹血盟의 흔적 _ 430
시는 삶 그 자체로 존재한다 _ 437
어떤 밤의 수신호手信號 _ 444
이름을 잃고, 이름을 잊고 _ 450
‘말라가는 사랑’의 재구성 - 정선의 시 _ 455
실천으로서의 사랑과 시 _ 457
‘트룰로’의 세상 속으로 _ 466
X의 시대 _ 474
4부 ■ 너머
시간과 상상의 플랫폼 - 『상상인』과 문예지의 역할 _ 484
바람이 짚고 가는 푸자pooja의 언어 _ 489
한 사람의 기원起源 _ 499
‘은영’과 ‘김현정’의 (불)확실한 미래: 예술 사이에 있을 때 ‘나’는 시인이다 _ 510
You and I : 관계의 시학 _ 518
왜 아직도 ‘아이’인가 _ 525
내가 아직 없으므로, 풍요로운 _ 531
은일한 서정과 자유로운 영혼의 잠행潛行 _ 538
연민의 시학 - ‘나’와 ‘당신’에게 _ 545
밤이 향하는 곳 _ 556
숲의 ‘침묵’과 ‘소리’의 기척들 _ 563
춤의 언어, 노래의 언어 - 정끝별의 시 _ 571
바람의 경전 - 지상에서 영원까지 _ 573
밤과 벽, 그리고 나의 유일한 진정성을 찾아서 _ 582
‘서쪽’과 ‘적막’과 ‘위반’ - 조정인의 시 _ 590
허무의 시간 속으로 _ 592
에세이비평, 교감交感과 공감共感의 시 비평 _ 599
경계의 시, 그 가능성의 너머 _ 604
길 위의 언어 _ 610
Author
전해수
문학평론가. 문학박사. 본명은 전영주이다. 수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동국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5년 [문학선]에서 평론가로 등단하였다. 비평집으로 『목어와 낙타』(2013), 『비평의 시그널』(2018), 『푸자의 언어』(2021)가 있으며, 연구서로 『1950년대 시와 전통주의』(2006), 『메타모포시스 시학』(2019), 『근대전환기 문학예술의 메타모포시스』(2019, 공저), 『인물로 보는 근대 한국』(2020, 공저) 등이 있다. 현재 상명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로 있다.
문학평론가. 문학박사. 본명은 전영주이다. 수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동국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5년 [문학선]에서 평론가로 등단하였다. 비평집으로 『목어와 낙타』(2013), 『비평의 시그널』(2018), 『푸자의 언어』(2021)가 있으며, 연구서로 『1950년대 시와 전통주의』(2006), 『메타모포시스 시학』(2019), 『근대전환기 문학예술의 메타모포시스』(2019, 공저), 『인물로 보는 근대 한국』(2020, 공저) 등이 있다. 현재 상명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