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로 배우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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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cation Date 2022/06/14
Pages/Weight/Size 135*210*20mm
ISBN 9791190529181
Categories 인문 > 인문/교양
Description
사실 라틴어는 꽤 쓸모가 있다. 꼭 서양 고전학이나 신학, 법학 같은 어려운 학문을 공부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라틴어는 실제적인 효용이 있다는 것이다. 일단 라틴어는 톱니바퀴처럼 복잡하고 정교한 문법체계를 갖고 있다. 이런 내용들을 익히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 지고 나면 정밀하고 체계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이 들여진다. 하나의 크고 정교한 사고의 틀이 머리 안에 탑재되는 느낌이랄까.

서양 역사를 통틀어 가장 탁월한 인물로 알려진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는 스스로 라틴어를 습득한 후 자신의 천재성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었다고 알려진다. 라틴어의 특성을 생각할 때 이 언어를 학습한 것 자체가 다 빈치의 사고에 체계성과 분석력을 더해주었으리라고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은 라틴어가 우리에게 줄 수 있는 실제적인 효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라틴어가 주는 최고의 유희는 자신이 뭔가 멋있는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일 것이다. 아모르 파티amor fati, 카르페 디엠carpe diem,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같이 우리가 흔히 접하는 라틴어 문구나 단어들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그것을 문법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때, 혹은 유럽 여행 가서 성이나 광장, 성당 벽에 새겨진 라틴어 문장을 띄엄띄엄 읽어내게 될 때, 자신이 마치 굉장한 특권을 소유한 사람처럼 느껴진다. 자신의 지적, 정신적 수준이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물론 라틴어는 실제로 우리의 사유가 깊어지게 하는 면도 있다. 라틴어를 배울 때 흔히 접하는 문구들은 마치 고전 문학작품처럼 오랜 세월 살아남아서 그 생명력과 호소력을 증명한 문구들이다. 특히 유명한 라틴어 문장들은 현실 감각에서 남달랐던 고대 로마인들의 예리한 안목으로 가득 차 있다. 이렇게 인류의 오랜 사유와 통찰을 담고 있는 언어와 대화하는 일은 분명 우리의 내공과 매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라틴어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과 함께 이 언어의 매력을 음미해 보는 책이다. 주로 우리가 일상 속에서 흔히 접하는 라틴어 단어나 문구들을 소재로 하여 라틴어의 특징적이고 주요한 문법사항들을 살펴 보며, 이러한 기초적 지식을 바탕으로 유명 라틴어 문구나 문장에 담긴 옛사람들의 혜안을 살펴본다. 시중에서 쓸만한 라틴어 교재를 구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대개 각종 변화표들과 짧은 설명으로 구성된 책들이라 상당히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다. 라틴어에 대한 흥미를 유도하기보다는 이미 라틴어를 배워야만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 문법 사항들만을 설명하는 책들이 대부분인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먼저 라틴어에 관한 흥미로운 내용들을 읽으면서 라틴어 기본 문법까지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됐다.

이 책에서 나누고자 하는 필자의 이야기는 전반적으로 ‘우리가 라틴어라는 언어를 통해서 어떻게 하면 보다 매력적인 인생을 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다. 라틴어라는 매력적인 언어로부터 우리 삶을 좀 더 풍요롭게 만들어줄 수 있는 영감을 발견하고자 한 것이다.

라틴어에는 ‘고상함의 감별사Arbiter elegantiarum’ 라는 말이 있다. 주변에 있는 사람 중 자신의 품위나 취향의 문제에 관해 판단해 주고 조언해 줄 수 있는 사람을 그렇게 지칭한 것이다. 현실적이었던 로마인들에게도 품격과 고상함을 기르는 것이 하나의 관심사이자 즐거움이었던 것 같다. 아마도 이들이 추구했던 고상함은 고답적이거나 속물적인 고상함이 아닌, 당면한 현실을 중시하면서 이를 토대로 꽃피워내는 현실적인 고상함이었을 것 같다. 모쪼록 이 책이 세상을 좀 더 고상하고 매력있게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란다.
Contents
들어가며
내 삶을 조금 더 매력있게 만드는 법

1부 일상에서 만나는 라틴어

Ⅰ 라틴어는 그리움이다 18
Ⅱ 코로나와 라틴어 28
Ⅲ 라틴어는 게임이다 35
Ⅳ 라틴어로 받는 칭찬 44
Ⅴ 라틴어로 배우는 사랑 52
Ⅵ 배우는 일 자체가 진리다 55
Ⅶ 건강한 몸에 건강한 마음이 깃든다 6 1
Ⅷ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64
Ⅸ 나는 공부한다 고로 존재한다 70
Ⅹ 라틴어는 인생이다 765
ⅩⅠ 싸울 때에도 라틴어로 86
ⅩⅡ 겸손이 실력이다 89
ⅩⅢ 어차피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96
ⅩⅣ 쿠오 바디스 도미네 103
ⅩⅤ 커피와 라틴어 105
ⅩⅥ 라틴어의 오전과 오후 109
ⅩⅦ 라틴어는 에일리언이다 112
ⅩⅧ 진정한 친구란? 117
ⅩⅨ 라틴어의 육하원칙 124
ⅩⅩ 이 름이 곧 운명이다 127

2부 라틴어로 배우는 인생

Ⅰ 누구에게 가장 좋은가 136
Ⅱ 기계에서 나온 하나님 139
Ⅲ 오늘을 잡아라, 죽음을 기억하라 143
Ⅳ 누구도 조국에서는 선지자가 아니다 148
Ⅴ 그 아버지에 그 아들 15 1
Ⅵ 반복은 유용하다 153
Ⅶ 어리석은 사람의 입에는 웃음이 넘친다 156
Ⅷ 기도하라 그리고 일하라 158
Ⅸ 강자 앞에서 약자는 설 곳을 잃는다 160
Ⅹ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와 같다 163
ⅩⅠ 말은 사라져도 글은 남는다 165
ⅩⅡ 사랑에 빠진 사람은 창백해야 한다 1687
ⅩⅢ 달걀에서부터 사과까지 170
ⅩⅣ 자연은 무의미하게 행하지 않는다 172
ⅩⅤ 말이 아닌 행동 174
ⅩⅥ 지금 하는 것을 하라 176
ⅩⅦ 영혼은 웃음으로 새로워진다 179
ⅩⅧ 친구는 영혼의 반쪽 18 1
ⅩⅨ 우리는 가르침으로 배운다 183
ⅩⅩ 누구도 냉정하게 춤추지는 않는다 185
ⅩⅩⅠ 진정한 예술은 기술을 감추는 것이다 187
ⅩⅩⅡ 수염이 철학자를 만들지는 않는다 189
ⅩⅩⅢ 잠은 죽음의 모방이다 192
ⅩⅩⅣ 천천히, 서두르라! 194
Author
권혁상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후 무역상사에서 잠시 근 무하다가 보다 의미있는 삶을 찾아 신학대학원에 진 학했습니다. 졸업 후에는 유학길에 올라 서양 근세 기의 기독교 의례에 대한 연구로 영국 더럼대학교 Durham University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종교 의례, 교회사, 고전음악, 고전어에 관심이 많으며, 희 귀한 음식을 즐기는 식도락가 성향을 갖고 있습니 다. 현재 광신대학교에서 조직신학 교수로 재직 중입 니다.
한양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후 무역상사에서 잠시 근 무하다가 보다 의미있는 삶을 찾아 신학대학원에 진 학했습니다. 졸업 후에는 유학길에 올라 서양 근세 기의 기독교 의례에 대한 연구로 영국 더럼대학교 Durham University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종교 의례, 교회사, 고전음악, 고전어에 관심이 많으며, 희 귀한 음식을 즐기는 식도락가 성향을 갖고 있습니 다. 현재 광신대학교에서 조직신학 교수로 재직 중입 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