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적 상상력과 민속학적 상상력에 힘입어 민첩하게 움직이는 경쾌한 언어유희와 민요의 한이 주는 리듬감과 어감 배치를 바탕으로 시의 진국을 보여준 작가 이창식의 『미인폭포』가 [문저시선] 세 번째 시집으로 출간되었다. 소멸과 절망, 생성과 창조, 공감과 무지의 틈을 예리하게 베고 들어가는 『미인폭포』는 지식과 이성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지점에 놓인 시적 궤적이다. 희망, 불행, 사랑, 놀이, 어머니, 예술, 민속, 아리랑, 성, 불교, 자연의 서사성이 서로 휘어져 맞물려 감성체질로 드러나 독자들을 신명 나도록 뛰어놀게 만든다. 그 신명의 근원에는 시인의 다재다능한 말결을 통해 물결처럼 소통으로 다가오는 시어가 살아 숨쉰다. 시어의 무늬결이 춤추며 시품의 강렬한 숨결을 내뿜는다. 시를 놀이라고 생각하는 시인의 이러한 언어놀이로 불러오는 재치와 순발력이 넘치는 유희가 시의 멋을 부추기고 시의 맛깔스러움으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