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즈 어 서비스 영역에서는 자동차 산업도 자동차를 만들어 파는 산업이 아니다. 인간의 이동성(mobility)을 도와주는 산업이다. 기업은 자동차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성을 생산한다. 즉, 원래의 정체성이 무엇이었든 인간의 문제를 중심으로 산업이 재조직되는 것이다. 뱅킹 애즈 어 서비스(BaaS) 기업에게 이미 만들어진 장르인 금융업은 굴레, 혹은 관행에 불과하다. 돈 문제를 해결해주는 곳이 오늘 물건을 산 쇼핑 사이트인 아마존이어도 좋고, 금융인 하나 없는 테크놀로지 기업이면 또 어떤가? 지금은 문제(problem)만 풀수 있다면 누구든 장르를 넘나들 수 있는 시대다.
- 김경훈, 한국트렌드연구소장
NFT, 메타 버스, 구독경제…. 한때는 생소했던 말들이 이제는 우리에게서 떼려야 떼놓을 수 없는 일상이 되어가고 있다. 블록체인과 가상화폐 기술의 부산물처럼 여겨졌던 NFT는 예술품 시장이라는 장르를 넘어 게임과 출판, 그리고 개인 제작 콘텐츠의 영역으로 확장되어가고 있으며, 메타 버스는 게임 시장이라는 첫 장르를 넘어 공공기관부터 사기업, 교육기관, 심지어는 선거 운동에서까지 검토해야 하는 필수 요소다. 단순히 리스나 할부 판매의 발전형처럼 여겨졌던 구독경제도 이미 창업과 사업 확장의 주요 아이템이 된지 오래다. 그러나 이 모든 변화를 이끌어낸 무언가를 우리는 놓치고 있지 않을까?
1차, 2차, 3차 산업혁명을 넘어 현대는 제4차 산업혁명을 겪어가고 있는 시대다. AI와 기술의 융합으로 대변되는 이 4차 혁명 때문에 생산에서 고용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다고들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그러나 과연 그것이 전부일까? 명확하지 않은 4차 산업혁명의 기준만큼이나, 우리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철 지난 잣대로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저자들은 이 모든 피상적인 변화를 넘어선,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를 우리가 놓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전 혁명인 3차 혁명은 단순히 생산과 고용만이 아니라 소비자조차 포함한 사회 전반을 뒤흔들었다. 4차 혁명 역시 다르지 않다. 4차 혁명은 직원을 고용하여 상품을 만들고 소비자에게 판매한다는 기존 산업의 틀 자체를 뒤흔든다. 좋은 상품, 나쁜 상품의 판단은 이제 생산자나 판매자가 아니라 오로지 사용자의 몫이 되었다. 상품 자체의 스펙보다는 그 상품이 줄 수 있는 경험이 더욱 중요한 판단의 근거로 바뀐다. 상품의 소유라는 개념이 사용자의 뜻에 따라 상품을 갈아치울 수 있는 경험이라는 개념으로 대체된다. 그렇게 하여, 바야흐로 ‘생산한 물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하여 판매한다’는 경제의 기본 사이클은, 사용자마다 각각 다른 수많은 경험의 사이클의 총합이라는 빅데이터로 변화한다. 산업이라는 장르 역시 마찬가지다. 은행이 대출 업무를 하고, 제조 회사는 상품을 제조하고, 쇼핑 회사에서 상품 판매한다는 기존의 산업 분류 역시 사라져가고 있다. 자신의 금융 문제를 해결해줄 기업이 쇼핑 사이트인 아마존이면 어떻고, 포탈을 운영하는 IT기업이면 또 어떤가? 저자들의 말을 빌면 현대는 “문제만 풀 수 있다면 누구든 장르를 넘나들 수 있는 시대다”.
단순히 트렌드의 변화가 아닌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변화가 지금 일어나고 있다. 저자들은 이 모든 변화를 “애즈 어 서비스(XaaS)”라는 단어로 통합하여 설명한다. 정확하게는 이 변화하는 패러다임의 폭풍에서 살아남아야 할 기업과 이를 향유해야 할 사용자 모두에게 유용할 실용적 정의다. 애즈 어 서비스는 소유가 비소유(구독경제)로 바뀌는 현상, 플랫폼(메타버스)이 중심이 되는 사회, 메타서비스(빅데이터)라는 3요소를 주요 특징으로 한다. 비유하자면, 저자들이 제시하는 애즈 어 서비스는 4차 산업혁명 시대라는 건축물의 재료와도 같다고 할 수 있다. 목조로 지은 집은 목조 주택이지 콘크리트 빌딩이 될 수 없다. 디지털 생태계라는 새로운 토대 위에 비즈니스라는 건물을 세운다면 그것은 애즈 어 서비스의 3요소를 재료로 짓게 되는 것이다.
책은 현대 사회의 본질을 바꿀 ‘애즈 어 서비스’를 관련 분야별로 하나씩 분석한다. 각 산업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할지를 가늠해보며, 현재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기업들의 성공과 실패 사례를 꼼꼼하게 분석한다. 동시에 새로운 아이템을 탐색해보며, 기존 아이템의 발전 가능성과 개선 여부 역시 제시해놓았다. 당신이 사업가나 투자자든, 혹은 애즈 어 서비스를 영위해가는 사용자 중의 한 사람이든, 이 책은 흔들리지 않는 분명한 하나의 지표가 되어 줄 것이다.
모두가 경험으로 알고 있는 사실은 그런 환상적인 사회는 없다는 것이다. A사의 환상적인 서비스에는 B사의 환상적인 서비스라는 경쟁자가 있을 것이다. 두 회사에 근무하는 사람들, 협력하는 사람들은 그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 실적 저하, 해고 가능성 등으로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은 삶을 살 것이다. 컨설팅업의 영원한 화두인 ‘첫 번째 문제가 해결되면 두 번째 문제가 첫 번째 문제가 된다’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환상적인 서비스도 지루해질 수 있고, 언제나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
그러나 21세기 내내 농업, 임업, 축산업, 광업, 제조업, 서비스업을 불문하고 모든 산업이 애즈 어 서비스의 환상적인 리스트들 아래 모인 신하들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비즈니스 구조, 비즈니스 모델을 향한 달리기는 결코 10년, 20년 안에 끝날 것 같지 않다.
- 김경훈, ?저자의 말? 중에서 부분발췌
Contents
출발의 장 : ‘거의 모든 비즈니스의 게임체인저 : 애즈 어 서비스 이야기’(김경훈) - 007
1장 어제의 산업은 사라진다 제조, 물류 애즈 어 서비스(황선민) - 049
2장 소유하지 않고 사는 법 라이프 애즈 어 서비스(이정헌) - 101
3장 나만의 가상학교가 온다 러닝 애즈 어 서비스(김돈정) - 157
4장 모든 것이 기록되는 세상 데이터 애즈 어 서비스(안동욱) - 199
5장 누구나 가지는 공유지능의 시대 인공지능 애즈 어 서비스(김영권) - 239
6장 현실 확장의 신세계 XR 애즈 어 서비스(박영충) - 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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