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을 꾸밀 때나 주차할 곳을 찾을 때, 산에 오를 때나 버스나 기차의 좌석을 예약할 때, 파티에서 모르는 손님과 대화를 나눌 때나 엘리베이터에 오를 때, 우리는 어디에 자리를 잡고 타인과 사물로부터 얼마만큼 간격을 둘지 늘 심리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공간에 머물거나, 공간을 이동할 때 편안함이나 불편함을 느끼기도 하고, 심지어는 한 영역을 두고 다툼이나 갈등이 싹트기도 한다.
이 책은 특정한 공간에서 사람들이 왜 그런 행동을 취하는지, 행동과학과 진화심리학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그 배경을 설명해준다. 저자는 우리가 어떤 공간을 자기 것으로 만들 때 그곳은 그저 우연히 선택된 것이 아니며, 엄연한 심리학적 원인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게다가 생물학적 원인까지 더해진다. 우리는 아직도 석기시대 사람처럼 행동할 때가 많은데, 그 옛날 동굴을 차지하려는 곰을 피해 언제든지 도망칠 준비가 되어 있는 원시인처럼, 현대인들 역시 침대의 위치를 정할 때 똑같은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공간을 둘러싼 사람들의 심리에는 매우 흥미로운 내용들이 많다. 가령 남자들은 공중화장실에서 좀처럼 다른 사람과 나란히 서서 볼일을 보려고 하지 않는데, 저자는 성장기에 심리적 배뇨장애의 경험을 했거나, 동성을 일단 경쟁자로 보는 남자의 심리가 작용한 게 아닐까 하고 추측한다. 그밖에도 공간심리와 관련된 50가지나 되는 다양한 사례 연구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Contents
프롤로그
공간에서 공간으로 이동하기
Chapter 1_ 우리는 어떻게 자기 영역을 지키는가
사장님 방으로 ‘내려가지’ 않는 이유
윗사람을 만나기가 왜 그토록 힘든 걸까
영역을 표시하는 방법
여성이 직장에서 선을 분명하게 그어야 하는 이유
친밀감이 지나칠 때
앉아 있을 때 더 큰 간격이 필요한 이유
섹스와 키스가 바람기를 잡을 수 있다고?
빈자리도 많은데 왜 꼭 예매좌석에 앉으려 할까
왜 항상 앉던 자리에 앉아야 마음이 편할까
왜 자기 자리를 그토록 고집할까
이웃과 싸움이 일어나는 이유
Chapter 2_ 남자와 여자가 길을 찾아가는 방식
남성이 앞서가는 이유
남성과 여성이 방향을 가늠하는 방법
같은 곳을 뱅글뱅글 도는 이유
길을 헤매고 싶을 때
건물이 우리를 헛갈리게 할 때
동서남북 VS.좌우
교회에서 저절로 소리를 낮추게 되는 이유
Chapter 3_ 위험과 공포에 대응하는 방식
왜 위급상황에서 다수를 따라가는가
탈출 경로는 어떻게 정해지는가
걸인 주변을 빙 돌아서 가는 이유
아픈 사람이 집에서 나오지 않는 이유
침대를 놓기에 가장 안전한 곳
무리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
왜 밤에 걸음이 빨리질까
청소년들은 왜 밤에 시끄럽게 떠들까
도시 곳곳의 불안공간
Chapter 4_ 편리한 도시, 괴로운 도시
엘리베이터를 고집하는 이유
지름길로 질러가는 이유
자동차 때문에 보행자가 괴로워진 도시
편의점 음식, 길거리 음식
왜 다른 사람이 빨간불에 길을 건너면 덩달아 건너게 될까
홈파티 손님들은 왜 부엌으로 모여들까
빨리 걷는 도시인들은 삶의 만족도가 높다?
Chapter 5_ 나에게 안락한 공간을 찾아서
창가 자리가 사랑받는 이유
우리는 왜 공원과 숲을 걸어야 할까
‘끔찍한 산’에서 ‘아름다운 산’으로 거듭난 알프스산맥
우리는 왜 물가에 이끌릴까
남자들은 왜 소변 볼 때 혼자이고 싶을까
벽을 등질 때 안심되는 이유
벤치가 숲 가장자리에 놓이는 이유
산에 무슨 매력이 있기에
Chapter 6_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할까
정체구간 정보를 듣지 말아야 하는 이유
줄 설 때 짜증이 덜 나는 방법이 있다면
자리 선택의 기준은 무엇일까
자기 구역에서 자신감이 샘솟는 이유
공간이 바뀌면 왜 기억이 희미해질까
쇼핑 중인 보행자를 앞질러 가지 않는 것이 좋은 이유
머리를 쓸 때 걸어야 하는 이유
에필로그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 대한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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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발터 슈미트,문항심
1965년생, 자유 기고가이자 작가, 문화유산 안내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독일 자르브뤼켄과 캐나다 밴쿠버에서 지리학을 전공했다. 함부르크에 위치한 헨리 나넨(Henri-Nannen·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테른>의 창간인)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한 후 다양한 경력을 쌓았으며, 독일의 대표적인 환경단체 분트(BUND)의 홍보담당자로도 일했다.
2011년에 출간한 첫 번째 논픽션책 《목은 붓고 발은 차고(Fat Neck and Cold Feet)》로 독일 건강 재단(Stiftung Gesundheit)이 주는 저널리즘 상을 수상했다. 2012년에는 《아침 시간은 금이 아니다(Morgenstund ist ungesund)》가 로볼트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1965년생, 자유 기고가이자 작가, 문화유산 안내전문가로 활동 중이다. 독일 자르브뤼켄과 캐나다 밴쿠버에서 지리학을 전공했다. 함부르크에 위치한 헨리 나넨(Henri-Nannen·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테른>의 창간인)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한 후 다양한 경력을 쌓았으며, 독일의 대표적인 환경단체 분트(BUND)의 홍보담당자로도 일했다.
2011년에 출간한 첫 번째 논픽션책 《목은 붓고 발은 차고(Fat Neck and Cold Feet)》로 독일 건강 재단(Stiftung Gesundheit)이 주는 저널리즘 상을 수상했다. 2012년에는 《아침 시간은 금이 아니다(Morgenstund ist ungesund)》가 로볼트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