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는 당신 옆에서 일하고 있다』 『노동자, 쓰러지다』 등의 르포집을 통해 노동하는 사람들의 삶과 투쟁을 기록해온 작가 희정의 기록노동 에세이. 지금껏 인터뷰이-노동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담아 글을 쓰고 책을 내왔던 그가 처음으로 그 노동에 대해 듣고 쓰는 ‘자기 자신의 노동’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그가 털어놓는 기록노동이란, 타인의 노동에 관해 듣고, 더듬어보고, 이해해보려 애쓰고, 그러기 위해 자신 역시 말을 건네는 것을 업으로 삼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결코 ‘소수자’로 범주화되는 이들, 즉 보이지 않는 사람의 주목받지 못한 삶을 발굴해내는 작업이 아니다. 누군가를 언어 없는 자, 말할 수 없는 자로 상정하면 아무 이야기도 들을 수 없다. “들었다고 착각하는 자신”만 남을 뿐. 기록자는 일방적으로 ‘묻는’ 사람이 아니다. 기록노동 혹은 인터뷰란 기록자와 인터뷰이가 서로 말을 건네고, 서로의 청중이 되는 일이다. 그렇게 얽혀 애를 쓰는 과정에서 말이 ‘만들어지고’, 그 말들이 글에 담긴다.
그리하여 이 『두 번째 글쓰기』에서 희정은 인터뷰이의 말이 자신에게 전달되고, 해석되고, 그 독해와 해독이 인터뷰이에게 다시금 새로운 말을 낳게 하는 기록 작업의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언어란 무릇 사람 사이에서 작동하는 것이기에. 완결된 글에 미처 담기지 못한, 그러나 어떤 식으로든 담겼을 기록 과정에서의 기쁨과 슬픔, 오해와 이해, 외로움과 두려움, 설렘과 긴장, 공감과 버거움에 관해 써내려갔다.
Contents
프롤로그 사라지는 조각들을 주워 담는 일 ·4
1부 기록, 서로 얽혀 빚어진 15
1. 취재 현장: 삶의 토막 하나를 건져 올려 ·17
2. 인터뷰: ‘물으러’ 온 사람이 아니다 ·32
2부 오늘, 인터뷰를 망치다 51
1. 외국어는 다 영어인 줄 알지 ·53
2. 내 이름은 글에 넣지 마세요 ·66
3. 트랜스젠더 처음 봐요? ·78
4. 그런 말 불쾌합니다 ·86
5. 믿어져요? ·100
3부 싸우는 여/성들 113
1. 싸우는 여자는 어디든 간다:
톨게이트 요금 수납 노동자들의 217일 파업 ·115
2. 우리 또 해고야:
네 번째 해고를 맞은 시그네틱스 여성 노동자들 ·130
3. ‘나 자신’으로 노동하기:
퀴어 세 사람과의 A/S 인터뷰 ·141
4. 다른 몸들, 장르가 바뀐 삶:
연극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를 보고 ·159
4부 그럼에도 기록하기까지 173
1. 오늘이 제일 좋아, 제일 재밌어:
대학 청소 노동자 노조 설립 ·175
2. 몹시도 중요한 이야기: 회사가 사라진 사람들 ·187
3. 타인의 고통 앞에서: 고통을 적는 일의 역설 ·199
4. 노동 대신 죽음을 보다:
일하다 죽는 사람들, 그 후 이야기 ·213
에필로그 혼자 하는 사랑의 면모 ·233
후기 ·241
발표 지면 ·243
Author
희정
기록노동자. 수없이 많아 어느새 보잘 것 없어진 억울함들이 아직도 아프다. 살아가고 싸우고 견뎌내는 일을 기록한다.
쓴 책으로는 직업병에 시달리는 삼성반도체 노동자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 사람이 일하다 죽는 것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기록한 『노동자, 쓰러지다』, 이정미 노동열사 평전 『아름다운 한 생이다』를 썼다. 함께 쓴 책으로는 『밀양을 살다』, 『섬과 섬을 잇다』, 『기록되지 않은 노동』, 『재난을 묻다』가 있다.
기록노동자. 수없이 많아 어느새 보잘 것 없어진 억울함들이 아직도 아프다. 살아가고 싸우고 견뎌내는 일을 기록한다.
쓴 책으로는 직업병에 시달리는 삼성반도체 노동자와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삼성이 버린 또 하나의 가족』, 사람이 일하다 죽는 것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기록한 『노동자, 쓰러지다』, 이정미 노동열사 평전 『아름다운 한 생이다』를 썼다. 함께 쓴 책으로는 『밀양을 살다』, 『섬과 섬을 잇다』, 『기록되지 않은 노동』, 『재난을 묻다』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