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이 도착했습니다

잠들기 전, 라디오로 낯선 이들의 이야기를 즐기곤 한다. 디제이와 게스트의 대화, 일반인들의 고민.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의 사적인 이야기를 듣는 게 어찌나 재미있는지. 눈을 감고 조용히 사연들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편안한 꿈속으로 스르르 빠져든다.

라디오는 참 신묘한 힘이 있다. 청취자들은 사연자의 얼굴이 어떤지,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모르지만, 그 사람의 몇 문장을 귀 기울여 집중한다. 대신 사연자는 다수의 청취자에게 웃음과 공감, 때론 위로까지 전달하니, 이 흥미로운 인간관계는 분명 라디오만이 지닌 특징일 테다.

이 책 속엔 열 명이 있다. 각자 하고픈 말도, 살아온 인생도 모두 다르지만 우린 하나의 라디오 부스로 모였다. 그리고 6주간, 서로의 사연을 이 한 권의 라디오 속에 담았다. 우리의 사적인 이야기로 채워진 이 라디오가 당신에게 휴식과 재미를 줄 수 있기를. 열 명의 사람들, 열 통의 이야기. “사연이 도착했습니다.”
- 공동저자 中 정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