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 한 해가 잔뜩 지나갔다. 기억에 남는 일도 있고, 아주 잊힌 이야기들도 있을 것이다. 3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많은 일이 모두를 지나갔지만 정작 기억 속에 남은 것들은 몇 되지 않는다. 손에 꼽을 수 있다면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첫 장을 연 당신은 올 한해 어떤 나날을 보냈나? 모두의 모든 나날을 알아챌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올해에 이 책이 남은 사람들이 있다. 다들 회사에 다니고, 학교에 다니면서도 글을 쓰고 싶어 모인 사람들이 있다. 바삐 일상을 보내는 동안에도 지나가는 밤을 붙잡으며 글을 썼다. 각자의 마음으로,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을 담은 밤을 지나왔다. 아마도 여전히 지나가는 중이겠지요. 올해 가을, 찰나의 마음들이 모여 책 한 권이 되었다 아직 지나지 못한 사람도, 지금 지나가는 사람도, 이미 지나가 버린 누군가도 이 책을 만나고 어떤 순간들을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란다. 그렇게 책을 다 넘기고 덮고 나면, 읽는 이에게도 글을 쓰고 싶은 순간이 되기를 바란다. 펜이어도 좋고, 노트북이어도 좋다. 지나가는 순간을 기록해보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