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출의 두 번째 시집 『다른 오늘』이 출간되었다. 첫 시집 『부끄러운 밑천』에서 “반 발자국도 못 나아가고 있다”고 시인은 고백하지만, 그의 시는 “소백산 자락처럼 품이 넉넉하여 못나고 가난한 이웃들을 모두 식솔로 끌어안는다”고 정지창은 말한다. 이웃에 다정하고 눈썰미가 섬세한 시인은 “세월의 풍상에 씻긴 팔순 넘은 벚나무와 할매는 한 가족이 되고, 할매가 돌아가시자 가족보다 더 애통하게 우는 것은 이웃집 아지매인 것을 알아”챈다(정지창). 정 많고 마음 따뜻한 시인은 세월을 견딘 “오래된 집”에 달린 “늙은 감나무”와 “해바라기하는 집주인의 흰머리”(「세월을 만나다 1」 부분)에 내리는 햇살을 바라보며 세상살이의 애잔하고 정겨운 면을 노래한다. 김상출 시인의 소탈하고 편안한 시는 독자의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진다.
Contents
1부
다른 오늘 / 세월을 만나다 1 / 세월을 만나다 2 / 세월을 만나다 3 / 아지랑이 탓 / 그러니까 내말은 / 난해한 시를 쓰는 시간 / 오래된 집 / 시인 H에게 / 시인 R에게 / 버텨보기 / 사실은 실패론 / 물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