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스스로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른 이가 있다. 남들이 말하는 ‘성공’의 길을 따라 공부에 최선을 다했고, 좋은 성적으로 의대를 졸업해 당연한 듯 의사로 살고 있던 김종관 작가는 자신이 고작 세상의 작은 톱니바퀴일 뿐이고, 그마저도 역할에 성실하지 못하고 있음을 판단한 뒤, 용기를 내 스스로 시간을 멈추었다. 1년의 일시 정지는 그의 생에서 이제야 그가 가장 우선하도록 만들었고,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을 위해 『당신에게 일시 정지를 권유합니다』에 그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내었다.
지금은 다시 현실에 발을 디디게 된 그는 지난 시간을 반추하며 ‘결국 나를 제일 잘 아는 방법은 나의 밖에서 나를 보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레 이야기한다. 나의 걸음을 멈추고 거기서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본질적 자아와 마주하는 일은 좋지 않은 기분의 진통 과정을 버텨 내야 가능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당신이 내일과 내 일만을 숨 가쁘게 쫓다가 당신을 잃어버리고 왜, 언제까지, 어디로 움직이는지도 모르는 톱니바퀴에 갇혀 절로 흐르는 시간 앞에 속수무책으로 지지는 말았으면 한다고. 정지한 시간 동안 나를 돌아보는 일에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불확실함은 당연하게 인정하자고. 밀려오는 부정적 감정의 이유를 찾아 안으로, 밑으로 파고들기보단 내가 방패, 또는 화살이 되어 그 이유를 밀치며 바깥으로 나와야 비로소 나 자신의 일상과 일을 진짜 사랑할 수 있다고. 그리고 이 모든 건 스스로 일시 정지 버튼을 누른 이라면 모두가 기껍게 맞는 기회라고.
Contents
들어가며 당신에게 일시 정지를 권유합니다 ◈ 007
1장 일시 정지 전
01. 성실하지 않은 의사 ◈ 013
02. 나 같은 톱니바퀴 따위, ◈ 019
03. 포기할 것, 포기할 수 없는 것 ◈ 022
04. 어려운 말을 어렵다고 하지 못한다면 ◈ 029
05. 미래를 위해 지금을 희생시킨 결과란 ◈ 037
06. 내가 환자를 죽였다 ◈ 044
07. 일시 정지 하다 ◈ 049
2장 일시 정지 중
01. 당장 내가 행복할 일 하나 ◈ 055
02. 내일, 내 일보다 앞세워야 할 것들 ◈ 061
03. 처음 넘어 본 나의 울타리 ◈ 064
04. 비교의 시선을 둘 곳은… - 콜롬비아 ◈ 067
05. 다른 이의 도움에 그저 기대는 법 - 파미르 하이웨이 ◈ 077
06. 계획은 완성의 조건이 아니다 - 이르케슈탐 ◈ 083
07. 지금, 여기에 만족하기 - 훈자 ◈ 092
08. 일상의 가치 - 코카서스 ◈ 099
09. 이뤄지지 않은 것의 고마움 - 북유럽 ◈ 107
10. 내게 여행은, 네게 여행은 - 발칸 ◈ 116
11. 다시 플레이 버튼을 누를 때 - 중미 ◈ 123
3장 일시 정지 후
01. 나는 여전히 나였지만 ◈ 135
02. 한 발자국 옆에서 내 감정과 마주하기 ◈ 141
03. 나만의 부정 조절법 ◈ 145
04. 꿈은 일상이 되고, 일상은 꿈이 되는 ◈ 149
05. 불확실함을 인정해 본다면 ◈ 157
06. 그럼에도 해내야 하는 일 ◈ 163
07. 병보다 먼저 사람을 본다 ◈ 169
08. 성실하고 싶은 의사 ◈ 178
09. 비움으로 채워지는 나의 보통날 ◈ 185
에필로그 ◈ 191
작가의 말 ◈ 195
Author
김종관
당신 곁,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평범한 사람. 병원 가면 볼 수 있는 흔한 의사. 여행을, 해넘이를 좋아한다.
당신 곁,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 평범한 사람. 병원 가면 볼 수 있는 흔한 의사. 여행을, 해넘이를 좋아한다.